[월요기획] '안팔리는 시대' 중단 브랜드 속출...티피코시~이앤씨 등 철수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4.06.17 ∙ 조회수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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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적자를 낼 바에야 중단해라! 이 판단이 옳은 것인지 성급한 것인지 오너의 결정에 달려 있다. 요즘 패션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당장의 매출과 성과에 급급해 하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비상체제로 가고 있는 상황 속 안타까운 브랜드 중단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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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중단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중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올 하반기 실적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시한부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온라인만 운영하겠다는 브랜드, 사업부를 해체하고 소수인원으로만 가겠다는 브랜드 등 생존을 위한 방법이 다양하게 나온다.

 

패션시장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점차 '안팔리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안팔리는 시대에 어떤 먹거리를 준비해야할 지 패션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패션마켓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시장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었다. 

 

당시 보복소비, 비대면 쇼핑 등이 시장을 움직이면서 골프웨어, 온라인 브랜드가 대세로 떠올라 론칭 러시를 이뤘지만, 이제 반대로 그 시류에 이끌려 론칭했던 브랜드들이 인기가 식어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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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피코시


엘에프, '랜덤골프클럽' 등 3개 정리

 

엘에프(대표 오규식, 김상균)의 경우, 그런 브랜드가 제법 많은 편이다. 알려진 것만 캐주얼 '티피코시', 여성복 '스탠다이얼', 그리고 골프웨어 '랜덤골프클럽'이 있다. 이들 브랜드 모두 론칭(리론칭 포함)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해 Y2K 트렌드를 겨냥해 부활한 티피코시는 1년 만에 중단을 알렸다. 티피코시는 LF의 전신인 반도패션에서 1991년 선보인 브랜드로 당대 최고의 스타인 서태지와아이들이 모델로 활동하며 크게 유행했다. 티피코시는 IMF 시절을 규모가 축소됐다가 2008년 최종적으로 철수된 케이스다.

 

LF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옛 브랜드가 다시 시장서 인기를 끄는 점을 반영해 1020세대를 타깃으로 티피코시를 다시 내놨지만 새롭게 리브랜딩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F몰의 첫 PB로 2022년 론칭한 스탠다이얼은 2835 여성들이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베이직 아이템을 내세웠다. '컴포터블 & 컨템퍼러리'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해 실용적인 아이템에 집중했지만 여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디자인이 많아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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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이얼


메종키츠네골프 등 막차 탑승 실패

 

골프웨어 '랜덤골프클럽'은 지난해 미국 랜덤골프클럽과 제품 수입 및 영업 계약을 맺고 시작한 브랜드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 '더블플래그'에 이은 네 번째 골프 브랜드이자, LF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수입 골프웨어라는 점에서 초반에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골프웨어 시장이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으며 브랜드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라 랜덤골프클럽이 새로 자리잡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부상에 너도나도 뛰어들었는데, 시장 파이 자체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 막차를 탄 후발주자들은 시장 안착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에서 2023년 봄 시즌 론칭한 '메종키츠네골프'도 지난 S/S 시즌을 끝으로 중단했다. 메종키츠네 골프라인 종료와 관련해 삼성물산패션부문 측은 "메종키츠네 골프라인 테스트가 만료됨에 따라 프랑스 본사와 협의를 통해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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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키츠네골프


1세대 영캐주얼 '이앤씨' 역사 속으로

 

에스앤에이(대표 조준행)의 골프웨어 '톨비스트'는 올 상반기 로고부터 싹 바뀐 모습을 공개하며, 리빌딩에 주력했지만 결국 이번 F/W시즌을 끝으로 정리 수순에 들어간다. 2018년 론칭한 톨비스트는 기존에 가두 대리점 중심의 브랜드를 백화점 유통으로 전환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혀 새롭게 나가고자 했다. 그러나 골프웨어 시장이 기운 가운데서 새롭게 전환하기엔 파워가 부족했다.

 

이외에도 여성복 이앤씨(EnC)를 운영하던 이앤씨월드가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아울렛 유통에서 고별전을 펼치며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 이앤씨는 이랜드그룹에서 인수한 브랜드로, 이랜드그룹에서는 2020년 이앤씨월드를 매각하려 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이후 다시 육성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지만 실적이 따르지 못했다.

 

이외에도 아직 브랜드 네임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단설이 나오는 곳들이 여럿 있어 올 하반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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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앤씨 고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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