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글로벌~숲 등 K-패션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4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4.05.08 ∙ 조회수 3,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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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이랜드월드, 신세계백화점, 한진 등 빅 컴퍼니들이 K-패션 수출 플랫폼을 잇따라 론칭하며 패션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이 기업들은 유망한 K-패션 브랜드들의 동반자로서 해외 진출을 돕고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아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K-패션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지만, 신생 브랜드나 중소 브랜드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일은 여전히 힘든 일이다. 이들은 주로 B2C(Business To Consumer) 마켓, 즉 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에 의존하고 있으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소수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유통업체 및 패션 대기업들이 K-패션 글로벌화를 위해 플랫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해 주목된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글로벌’, 이랜드월드의 ‘EIV’, 신세계백화점의 ‘K패션 82’, 한진의 ‘숲(SWOOP)’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한류의 붐을 활용해 자신들의 세를 국내를 넘어 해외로 넓히고 있다. 또한 국내 중소 ·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함께 상생하며 커갈 수 있는 동반성장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이 전개하는 플랫폼 특징을 알아보고 비교해 봤다. 이들이 내놓은 K-패션 수출 플랫폼이 K-패션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확장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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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르코 MOU체결


더현대글로벌, 이미스 ~ 마뗑킴 등 해외진출 브랜드 직접발굴


현대백화점(대표 정지영)은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신개념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글로벌’을 지난 3월 론칭했다. 더현대서울에서 선보인 차별화된 K-콘텐츠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신들의 바잉파워가 통할 것으로 판단해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시장에서 선보일 국내 브랜드와 콘텐츠를 직접 발굴하고, 통관을 포함해 내륙 운송과 창고 운영, 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 및 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을 모두 총괄한다. 매장 위치와 운영 방식 등은 해외 유명 리테일과 직접 협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해외 리테일 매장에 들어가는 브랜드는 경쟁력 있는 국내 토종 중소 · 중견 브랜드로 채울 예정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잠재력이 있지만 비용과 리스크 때문에 주저하는 브랜드를 위해 현대백화점이 해외 진출을원스톱 지원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본 파르코 시부야점 시작으로 확장

 

이를 통해 국내 브랜드는 공간 대여, 인테리어, 별도 판매 수수료 계약 체결 등의 부담을 덜게 되면서 직접 해외 리테일에 입점하는 것보다 3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리테일 입장에서도 현대백화점의 검증을 거친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MD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더현대글로벌의 첫 사업 국가는 일본이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대형 유통 그룹 파르코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일본 도쿄 최고의 ‘MZ 쇼핑몰’로 꼽히는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할 계획이다.

 

5월 10일부터 두 달간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노이스, 이미스, 마뗑킴, 미 스치프 등 11개 브랜드에 대한 단독 팝업스토어를 총 660㎡(약 200평) 규모로 차례차례 운영한다. 패션뿐만 아니라 K-팝 아이돌 관련 IP 상품과 K-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K-콘텐츠 전문관 형태로 선보인다.

 

지난 2월에는 태국 대표 리테일그룹 시암 피왓과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콘 시암 등 피왓 그룹의 주요 쇼핑 몰에도 더현대글로벌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현재 중국 · 베 트남 · 홍콩 · 유럽 등의 유수 쇼핑몰들이 더현대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다양한 해외 쇼핑 랜드마크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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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스트(Dunst)


이랜드 상하이 EIV, 중국 B2B 파트너...던스트 1호로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는 상하이 E-이노베이션밸리(EIV) 한중비즈니스센터를 통해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는다. LF 자회사 씨티닷츠 ‘던스트(Dunst)’가 그 첫 브랜드다. 이랜드는 던스트를 시작으로 유통 · 소비재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랜드의 EIV는 상하이 민항구에 위치한 축구장 60여 개, 35만9001㎡(약 10만8598평) 규모의 최첨단 산업단지다. 이곳에는 이랜드차이나 본사, 스마트 자동화 물류센터, 연구개발(R&D) 센터, 스피드 팩토리, 촬영스튜디오 및 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 한중 비즈니스 센터 등이 들어와 있다.

 

이 중 한중 비즈니스 센터에서는 한국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상하이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와 상하이 민항구 기업 서비스 센터 오피스,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편의를 위한 공유 오피스 시설 등을 마련해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공략 및 비즈니스를 돕는 플랫폼 기능을 한다.

 

대규모 패션 클러스터 조성,中 가교 역할

 

이랜드는 이러한 대규모 패션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중국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브랜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법인 설립에 필요한 등록 및 허가 절차를 지원하고 중국 내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전개해 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인프라 구축에도 힘쓴다.

 

금융, 행정(법무, 회계), HR, PR 등 초기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부문에서도 이랜드차이나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통해 원스톱으로 브랜드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각 분야의 역량 있는 전문가와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해 브랜드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 이랜드의 목표다.

 

이랜드가 이처럼 국내 기업을 중국으로 불러들이는 이유는 ‘K-협력 인프라’ 조성을 통해 국내 기업들과 현지 정부 간 협상력을 높이고 중국에서의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한중 기업 간의 인프라 및 콘텐츠 교류를 통해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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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시암 디스커버리 쇼핑몰 팝업스토어


신세계百 'K패션82', K-브랜드 인큐베이터로


신세계백화점(대표 박주형)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및 중소 브랜드의 안전하고 편리한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해 5월, 온라인 B2B 수출플랫폼 ‘케이패션82(Kfashion82)’를 선보였다. 현재 플랫폼 내 200여 업체가 입점해 있으며, 작년 하반기 53억원의 현지 수주 상담 및 업무협약을 성사해 K-패션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소 ·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해외 판로를 스스로 개척하기가 무척 어렵다. 수출 이력이 없어 해외 바이어와 접촉이 힘들 뿐더러 수주를 진행한다 해도 결제, 배송, 통관 등의 과정이 복잡해 실제 바잉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패션82는 신세계백화점의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의 다양한 고충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플랫폼 내 언어를 영어 · 중국어 · 일본어 등 다국어로 제공해 해외 바이어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기반의 결제 서비스를 지원해 결제의 편의성도 갖추면서 바이어들이 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입점 브랜드 400개 확대, 동남아 넘어 유럽 시장 확대

 

여기에 중소 ·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컨트롤하기 어려운 복잡한 해외배송도 책임지면서 브랜드들은 오직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패션관련 박람회에 케이패션82 전용부스를 만들거나 하이서울쇼룸, 펙스코 등 국내 지원 플랫폼과 협업해 해외 쇼핑몰 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해외 판로 개척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한 해 인도네시아 프리미엄 소비재전, 프랑스 트라노이, 일본 패션월드도쿄(FaW), 태국 방콕 K-엑스포 등 각종 박람회에 참가해 부스를 설치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K-패션을 알리기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11월에는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인 시암 디스커버리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그레이스유 · 티니타이거 · 지민리 등 9개 브랜드를 동남아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에는 입점 브랜드를 400개까지 확대하고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패션 수주회에 참가할 생각이다. 유럽에서는 해롯, 라파예트, 셀프리지 등 고급 백화점 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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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지원서비스 '숲(SWOOP)'


한진 숲(SWOOP), 30년 물류 노하우 ‘브리지’

 

한진(대표 노삼석)은 30년의 B2B 패션물류 업력을 바탕으로 한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서비스 ‘숲(SWOOP)’을 2022년 론칭해 현재까지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숲은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패션기업과 중소 브랜드를 대상으로 해외 유수의 판매처를 연결하는 브리지 역할과 맞춤 물류 서비스 설계 및 제공을 통해 브랜드의 해외 안착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론칭 직후,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B2B 패션 플랫폼 ‘패션고(FashionGO)’에 브랜드관을 개설하고, 의류도매업과 소매상을 연결하는 온라인 쇼핑몰 ‘엘에이 쇼룸(LA Showroom)’에 입점했다. 지난 3월에는 미 동부 프리미엄 홀세일 플랫폼 ‘누오더(NuORDER)’에도 진출하면서 한국 중소 브랜드가 해외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누오더는 미국의 대형 백화점 ‘메이시스’ ‘블루밍데일스’ 등 빅 바이어들의 대표적인 상품 소싱처로 알려져 있다. 숲은 이곳에서 브랜드의 콘셉트와 특장점을 부각한 개별 브랜드관을 선보였으며, 더 나아가 국내 패션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적인 큐레이팅과 온 · 오프라인 세일즈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 성격에 맞는 바이어 풀발굴(3월 기준, 7000여 개 업체) 및 피칭 활동도 꾸준히 전개해 나가고 있다.

 

국내 집하 ~ 화물 리턴 핸들링, 물류 부담↓

 

숲과 더불어 해외 e-커머스 판매와 박람회 참가 등 패션업계의 해외 진출에 수반되는 부문별 맞춤 물류 서비스 ‘숩핑(SWOOPPING)’도 지난 1월 선보였다. 숩핑은 물류 전문가가 국내 집하를 비롯해 면세를 위한 카르네(carnet) 발급, 수출 및 현지 핸들링, 전시 종료 후 재수입과 화물 리턴까지 책임짐으로써 물류에 관련된 복잡한 절차를 크게 덜 수 있다.

 

한진의 국내 e-커머스 셀러들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국제 특송 서비스인 ‘원클릭 글로벌’과의 연계를 통해 별도 계약 절차 없이 적은 수량의 화물도 빠르고 저렴하게 발송할 수 있어 중소 패션 브랜드의 호응이 높다. 또한 현재 한진은 김포에 있는 국제특송 물류 거점을 활용해 숲에 입점한 브랜드의 물류, 판매, 마케팅 등을 통한 해외 진출 지원 범위를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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