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디스트 등 ‘워크웨어’ 전성 시대 단체복 ~ 디자이너브랜드 가세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04.18 ∙ 조회수 6,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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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도 브랜딩이 필요한 시대 ▵젊은 작업자들의 증가 ▵산업재해 관련 국가 정책 강화로 국내에도 리얼 작업복 ‘워크웨어’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아직 유럽이나 호주, 북미에 비하면 작지만 약 1조원대 성장 가치가 있는 패션 복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시장을 이끌 리딩 브랜드 ‘볼디스크’ ‘아이더세이프티’ ‘윌비’ 등 대표 브랜드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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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코어’ 인기로 잠시 트렌드로 넘어갈 것 같았던 ‘워크웨어’ 시장이 유니폼과 작업복 등 찐 워크웨어 시장으로 도약하려는 브랜드들의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볼디스트’ ‘아이더세이프티’ ‘윌비’ 등 작업복 시장을 타깃으로 등장한 브랜드는 물론 ‘노이스’ ‘브롬톤런던’ 등 워크웨어 콘셉트를 제안하는 브랜드, ‘유니버스오브유니폼’ 등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유니폼 브랜드까지 영역도 다양해졌다.


기존 동대문 시장에서 단체주문으로 이뤄지던 작업복 시장에 브랜드들이 유입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 두 번째는 작업복도 스타일리시하게 입고 싶어 하는 젊은 작업자들이 많아진 것, 세 번째는 산업재해 관련 국가 정책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형 산업 공단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형 업체, 작게는 개인 카페 운영자, 자동차 정비업, 목공업 등의 분야까지 유니폼 혹은 작업복을 맞춰 입는 추세다. 업무를 할 때 활동성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은 기본이며 안전까지 책임지는 기능과 일의 아이덴티티와 전문성을 잘 드러내는 디자인은 필수다.


안전성 · 편의성 · 전문성 강조한 작업복 선호


점차 끓어오르는 워크웨어 시장에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 이하 코오롱FnC)의 볼디스트다. 이 브랜드는 국내에서 특수복 개념의 워크웨어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하던 지난 2019년 TF 개념으로 론칭했다.


코오롱FnC는 35년간 다양한 업종의 유니폼을 수주하던 B2B 사업 부문의 노하우를 살려 ‘실제 워커와 함께 만드는 리얼 워크웨어’라는 콘셉트로 볼디스트를 기획했다. 작업복의 본질인 내구성을 위해 ‘코듀라’ ‘다이니마’ ‘퍼텍스’ ‘워크데님’ 등은 물론 난연 소재인 ‘아라미드’까지 차별화된 특수 소재를 활용해 옷과 신발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은 온라인 자사몰에서 시작했다. 첫 번째 대리점을 충북 음성군 공업단지에 열며 노동을 하는, 워커들이 사용하고 인정하는 상품력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브랜딩을 강화했다. 대형 유통에서는 다양한 소비층을 만날 수 있는 스타필드 하남점과 수원점 등을 중심으로 입점해 현재까지 오프라인 매장 총 9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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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디스트’ 워크웨어 브랜딩 시대 개막


소비자 비중은 매장이 위치한 곳에 따라 많이 다르다. 가장 반응이 좋은 스타필드 하남은 실제 워커 비중이 85%에 달하고 더현대서울점은 일반 소비자가 60%를 차지한다. 1호점인 충북 음성군 공업단지 내 매장은 B2B 단체복 구매로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B2B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B2C 대상으로 고객 접점 확대 및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브랜딩에 중점을 뒀다면, 2024년부터는 B2C와 B2B 병행을 통한 비즈니스 외형 확대를 노린다. 이를 위해 B2B 비즈니스를 위한 TF팀을 신설하고 유니폼 노하우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 B2B팀과 협업한다.


작업복을 넘어 전문성 있는 특수복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R&D 구축도 모색 중이며, 원부자재 글로벌 소싱과 산학 및 산업계 협업 등을 통해 새로운 B2B 비즈니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작업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워크웨어 브랜드로서 B2C는 물론 B2B까지 사업을 본격화해 워크웨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획이다.


하이엔드 워크웨어 ‘아이더세이프티’로 세분화


케이투코리아그룹(대표 정영훈)은 지난 2022년 5월에 산업안전화 전문 법인인 케이투세이프티를 통해 워크웨어 브랜드 아이더세이프티를 론칭했다. 산업 안전화 중심인 ‘케이투세이프티’와 차별화해 새로운 트렌드인 워크웨어와 젊은 감성의 안전화를 제안하는 하이엔드 & 맞춤형 브랜드로 콘셉트를 구축하고,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워크 에이프런’ ‘오버롤’ ‘점프슈트’ 등 트렌디한 스타일의 워크웨어를 차례로 선보여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였고, 올해는 다양한 산업군에 속한 작업자들이 입을 수 있는 ‘워크셋업’을 확대해 선보인다. 신축성, 통기성, 방수는 기본이며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을 위해 경량성을 특히 강조했다. 다양한 형태의 멀티 포켓을 적용해 공구나 소지품 수납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워크웨어의 쓰임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출시하는 아이템마다 다양한 분야에 있는 노동자들이 사용한 모습을 공식몰에서 보여주고 있다. 워크 에이프런의 경우 메카닉, 플로리스트, 도자 공예가, 건축 디자이너 등이 각각의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등을 전달하는 콘텐츠를 마련해 상품 주목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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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 평택 등 산업단지 현장 작업자 타깃 매장 인기


론칭 당시부터 안전화도 선보이고 있는데, 형님 브랜드인 케이투세이프티보다는 접근성이 넓은 디자인에 영 & 트렌디 디자인으로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지도가 쌓이지 않았던 론칭 첫 달에만 안전화 1000족을 판매했고, 6개월 만에 월평균 6000족 규모로 성장했다. 기존 안전화와 차별화된 스니커즈나 보드화 콘셉트에 밝은 컬러 상품으로 젊은 작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더세이프티는 이미 국내외 산업 현장 깊숙이 스며든 케이투세이프티와 구분해 좀 더 세련된 작업복과 안전화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다. 일상 속 작업복이 필요한 순간 혹은 세련된 패션으로 워크웨어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어필할 계획이다. 아이더세이프티의 슬로건도 ‘발레코어’ ‘블록코어’ 같은 ‘워크코어’로 자리잡았다.


유통은 자사몰인 더케이커넥트 온라인과 함께 주로 도매대리점을 통하고 있고, 지난해 10월 케이투세이프티와 함께 경기도 평택에 첫 직영 복합점을 오픈했다. ‘안전제품의 모든 것, 세이프티하우스’라는 슬로건으로 연출한 이 매장은 인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등에서 일하는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 내 근로자 쉼터도 마련해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방문 고객 구매 데이터와 근로자 의견을 수렴해 상품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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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비’ B2B에서 B2C 워크웨어 시장 진출


형지엘리트(부회장 최준호)는 지난 2017년부터 기성 유니폼 시장을 공략해 운영한 윌비를 ‘워크웨어’ 브랜드로 전환하고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산업 전반에 재해 관련 정책이 강화되는 만큼 안전과 연관된 작업복과 작업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윌비로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비는 유니폼 시장에 이어 최근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 집중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반기 실적을 살핀 결과, 기업 유니폼 등 B2B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50% 증가한 279억원을 기록한 것을 보고 이 흐름을 이어 B2C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구 입고 버리는 작업복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돋보이게 할 워크웨어 브랜드로 윌비의 입지를 굳힐 생각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근무복 및 유니폼 ‘시티(CITY)’ 라인, 현장 작업을 위한 ‘프로(PRO)’ 라인 등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고 있으며 올해 신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노이스 등 ‘워크웨어’ 콘셉트 패션웨어 제안


기업이나 업무를 브랜딩할 수 있는 워크웨어에 대한 니즈는 2019년부터 눈에 띄게 일고 있었지만, 이를 트렌드로 확 살아나게 한 것은 ‘고프코어룩’ 트렌드의 영향 덕분이다. 기능성 아웃도어를 일상 캐주얼로 소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의 감성을 패션으로 즐길 수 있는 워크웨어 스타일이 남성들의 새로운 패션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일상 속 업무 중에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소재로 만든 기능적인 옷. 워크웨어 트렌드는 남성캐주얼과 아웃도어 브랜드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줬다. 등산이나 캠핑, 가벼운 야외활동뿐 아니라 ‘일터’라는 전혀 다른 공간에 진입할 여지를 던져준 것이다.


그레이고(대표 김태영)가 지난 2021년 데일리 워크웨어 브랜드로 론칭한 ‘노이스’는 최근 속속 생기고 있는 다양한 워크웨어 무드의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최근 리뉴얼을 감행했다. 한섬 출신 서기원 디렉터를 영입해 BI 리뉴얼과 패키지 디자인 개선, 비주얼 중심의 자사몰 콘텐츠 개편 등을 진행해 3월 8일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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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 아웃도어에 ‘일터’라는 새 목적성 부여


2030세대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가격도 종전보다 낮춰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바쁜 일상 속 찰나의 여유를 제공하는 옷을 제안한다는 슬로건처럼 여유로운 실루엣과 가볍고 기능적인 소재를 사용해 치열한 일상 속 휴식 같은 체험을 꾸준히 제안할 예정이다.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에서 전개 중인 영국 감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브롬톤런던’은 고유 헤리티지를 소비자와 공유하기 위해 실제 브롬톤 본사 엔지니어들이 입는 워크웨어를 재해석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브롬톤 1975’라는 이름의 이 상품군은 브롬톤에서 사용하는 자전거용 공구를 매장에 비치해 브롬톤런던만의 문화는 물론 리얼 작업자들이 입는 옷에서 온 세련된 워크웨어를 직관적으로 제안한다.


‘어뉴골프’를 운영하는 큐앤드비인터내셔널(대표 박민규)은 신규 브랜드로 최근 떠오르는 워크웨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 하반기 작업복 및 공구로 유명한 ‘디월트’를 워크웨어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성 유지를 위해 기존 디월트 안전화와 작업복을 전개하는 서우인터내셔널과는 협업 관계를 맺었다.


동대문 평화시장 중심에서 브랜드 · B2C로 확장


많은 패션 기업이 워크웨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에는 일터가 있는 한 지속가능한 사업 분야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단체복을 입는 대기업부터 위험이 따르는 현장직, 소규모 카페나 음식점까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복 시장은 점점 더 다양한 소비자가 유입될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가진 브랜드로 정체성을 강화하기가 오히려 수월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동대문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작업복과 워크웨어 시장에 점차 브랜드의 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패션성과는 거리가 멀고 극도의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착용하는 근무복의 개념 역시 스타일과 기능성‧편의성을 모두 챙기면서도 업무 자체의 브랜딩을 담당하는 것으로 확장됐다. 좀 더 전문적인 이미지, 특화된 기능성 등으로 브랜딩하며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신뢰도를 쌓고 있는 워크웨어 브랜드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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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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