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4.03.08 ∙ 조회수 9,436
Copy Link

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3-Image



“주력 상하의 세트 가격은 35만원 선이지만, 채널에 맞춰 10만9000원대 기획 정장을 선보이고 있고 할인을 적용하면 데일리 슈트의 경우 9만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어 정장을 처음 접하거나, 면접이나 결혼식 등 연중 행사에만 입으려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할 수 있었다.” _ 지오지아

“판매 수치 등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작년 9월은 물론 올해 초까지 오버핏 셋업 등 새롭게 선보인 젊은 디자인의 상품이 30대 소비자에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그 결과 남성복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1월 기준 매출이 5~6% 증가했다.” _ 에스티코

“지난해 9월 다시 선보인 9만9900원 ‘국민수트’를 시험 삼아 400여 벌을 출시했는데 면접 시즌을 타고 금방 완판했다. 전 지점에서 리오더 문의가 잦아 2~3차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_ 엠아이수트

“생산 기반과 넓은 유통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정장을 선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정장을 전문적으로 선보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젊은 층의 니즈에 맞는 핏과 컬러의 상품을 중심적으로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 _ 오스틴리드


남성복 마켓에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은 ‘갓심비’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장 부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2015~2016년에 크게 주목받았던 10만원 이하 정장 상하의 세트가 돌아온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지오지아’, 에스티오(대표 김흥수)의 ‘에스티코(STCO)’, 이랜드글로벌(대표 윤성대)의 ‘엠아이수트’, 파크랜드(대표 박명규)의 ‘오스틴리드’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자체 생산 및 소싱 라인 접근성 높은 가두상권 혹은 몰 · 마트 등 넓은 유통망 남성복 특유의 핏을 살려주는 디자인 전문성 △합리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최근 2030세대까지 소비층을 확장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정장은 매력적인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적중률이 높았던 스타일로 상품 수를 축소하고, 물량을 키워 제안하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다.

SPA형 남성복 ‘지오지아’, 촘촘한 유통 공략

국내 남성복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지오지아는 전국에 촘촘하게 자리 잡은 약 200개 유통망과 자사 생산력을 기반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로 판매력을 유지하면서 갓성비 남성복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260억원을 올리며 남성 캐릭터 캐주얼 조닝에서 유일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상하의 셋업 실루엣을 슬림 핏과 컴포트 핏 두 가지로 제안해 키나 체형에 따라 최대한 맞춰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컴포트 핏의 경우 클래식 정장 브랜드의 핏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베이직 라인을 잘 구현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즐기는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장 전문 브랜드 대비 3분의 1 내지 4분의 1 가격으로 구매해 만족도가 높다고 입소문이 나 있다.

복종을 넘나드는 카테고리 확장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가능케 한 것은 신성통상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지에 구축한 11개 생산 공장의 소싱 파워에 있다. 앤드지와 올젠 등 프리미엄 상품과 같은 생산 라인에서 대물량으로 가성비 좋은 라인업을 뽑아내기 때문이다.

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1753-Image



동남아 11개 공장 ‘소싱 파워 · 퀄리티’ 탁월

지오지아는 올해 소재 연구 개발을 통해 타 브랜드와 상품력 차별화를 강조하고 디지털라이징으로 영업과 물류 등 업무 전반을 효율적으로 전환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새롭게 오픈하는 매장은 가족 단위 고객이 접근하기 좋은 상권에 메가스토어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약 5% 비중인 여성복 라인을 더욱 강화하면서 상품 가짓수와 물량 등을 늘려 신규 고객을 다양하게 유입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약 800억원 매출을 올린 에스티코는 현재 남성복 시장에서 가장 경영 계획을 잘 짜는 브랜드로 손꼽힌다. 지난 2022년부터 MZ세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녹인 상품 라인을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대형점포 중심으로 유통을 확장하면서 다양하게 시도하고 전략화해 안착시키는 방향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 중 첫 손에 꼽혔다.

에스티코는 지난해 상반기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점을 826.4㎡(약 250평) 규모로 선보인 데 이어 8월 홍대점 661㎡(약 200평), 부산 신평점 397㎡(약 120평) 등 100평 이상 매장만 7개를 선보였다. 유통은 메가스토어로 제안해 상권에서 이목을 사로잡는 한편 내부 상품은 2030세대 남성 소비자에게 맞춰 체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정장 라인, 포멀 캐주얼, 캐주얼 아우터 등 다양하게 제안했다.

에스티코, 월평균 3억원대 매장 비결?

특히 지난 2022년 말 선보인 크로스핏 정장 라인은 에스티코가 젊은 소비자들에게 ‘갓성비 정장 맛집’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슬림, 클래식, 컴포트 등 세 가지 핏으로 남성 소비자가 본인의 체형에 맞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오버핏 라인까지 제안하며 정장보다는 셋업 개념으로 젊은 소비층을 공략했다.

이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은 바로 작년 오픈한 홍대점이다.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 1번 출구 인근 쇼핑타워에 입점한 이 공간은 송도점의 성공을 기반으로 탄생한 매장이다. 넓은 규모의 공간에서 포멀, 캐주얼, 액세서리까지 전 상품을 선보이며 젊은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들까지 공략하는 공간으로 제안했다.

‘남성복 브랜드가 홍대 상권에 안착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잠시, 이 매장은 현재 월평균 매출 2억~3억원을 올리는 알짜 점포로 에스티코의 새로운 전략 모델이 됐다. 올해도 도심 속 가두 상권, 나들목, 대형몰, 마트 등에 대형 매장을 꾸준히 열 계획이다.

정장 → 셋업 인식 전환, 2030 남녀 니즈 적중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영업이익 개선율 1위 기업으로 손꼽혔던 만큼 올해도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 강화로 브랜드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최고 전성기였던 2015년 1000억원 매출 규모로 회복하는 데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10만원 이하 정장 판매 붐이 일어나는 데에는 엠아이수트의 활약이 상당히 컸다. 2016년 10만원 이하 정장을 들고 시장에 등장한 이 브랜드가 그 당시 이슈를 모았던 ‘정상가 9만9900원 상하의 세트’를 선보여 400 착장을 짧은 기간 안에 완판했기 때문이다. 매장 100개를 보유한 대형 브랜드도 하기 어려운 결정을 매장이 21개뿐인 엠아이수트가 진행해 성공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가격뿐 아니라 퀄리티도 좋았다. 보통 정상가 10만원 이하 정장은 캐주얼 원단으로 제작하고 핏도 전문적인 정장 핏이 나오지 않는데, 아이엠수트는 이랜드글로벌의 소싱 능력과 생산 노하우를 대거 활용해 디자인, 핏,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품을 만들어냈다. 퀄리티 방어에 특히 중점을 둬 경쟁사 25만원대 정장과 비교할 만한 품질을 유지했다고.

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3760-Image



엠아이수트, 99 · 129 · 199 가격 제안 ‘파격적’

지난 하반기 ‘국민수트’라는 이름으로 9만9900원에 내놓은 남성 정장 상하의 세트는 면접과 웨딩 시즌을 맞아 빠르게 완판됐고, 이 상품을 중심으로 2023년 F/W 전체 상품 판매량도 전년 동기대비 30% 성장했다. 아이엠수트는 해당 상품을 리오더해 전 지점에 추가 입고할 계획이다.

엠아이수트 관계자는 “가격 대비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소싱 기지를 방글라데시까지 확장해 운영했는데,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소싱비는 물론 운임비도 대폭 늘어 매장을 6개로 줄이며 전개를 축소한 상태다”라며 “올해 9만9900원 상품을 다시 선보이기 위해 임가공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원단과 부자재를 이랜드글로벌이 직접 발주하고 베트남 공장에서는 생산만 진행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하의는 이랜드글로벌 타 남성복 브랜드의 하의 공장과 통합 생산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원단 · 부자재 직접 발주, 생산만 베트남 진행

올해는 매장을 5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엠아이수트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최소 매장 30개는 유지해야 원가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상품 스타일 수를 적중률 높았던 디자인 위주로 줄이고 가격대를 9만9000원, 12만9000원, 19만9000원 등 세 가지로 집중해 ‘가성비 정장 브랜드’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맞는 상품 및 가격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슈트 외에는 ‘국민셔츠’라는 이름으로 제안한 2만9900원 셔츠 상품군도 인기다. 셔츠 전문 생산 공장인 한솔에서 제작한 국민셔츠는 폴리에스터 69%, 레이온 25%, 폴리우레탄 6%로 구겨지지 않고 피부에 달라붙지 않으면서 신축성이 좋아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마켓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엠아이수트는 2025년까지 500억대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다.

가성비 남성복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스틴리드도 아이템 집중도를 높여 중저가 시장에서 탄탄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개사인 파크랜드는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남성복 브랜드로 오스틴리드와 보스트로를 전개하고 있는데 오스틴리드는 정장 및 포멀 캐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오스틴리드, 정장 + 셔츠 집중… 목적구매 타깃

현재 오스틴리드는 수량이나 스타일을 늘리지 않고 상품 퀄리티를 유지하며 소비자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정장과 셔츠에 집중해 셋업 상품군을 제안하면서 일부 단품 바지를 추가로 선보이는 정도로 상품 집중도를 높여 합리적인 가격대에 완성도 높은 남성복을 찾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시즌마다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는 적절한 앵커 상품을 내세워 단품 구매를 세트 구매로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잘 활용하고 있다. 단독 매장은 물론 보스트로와의 복합 매장까지 포함해 총 179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이런 판매 전략을 활용해 상품 가격대비 객단가를 높이는 효율성 높은 영업 방침을 추구하고 있다.

부산 향토 기업으로 가두 남성복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파크랜드의 생산 시설을 공유해 상품 퀄리티만큼은 가격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올해 고물가 현상과 함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중저가, 가성비 남성복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백화점에서도 남성복 전문 브랜드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접근성 좋은 상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이들 브랜드들의 활약이 남성복 시장에 어떤 새로운 흐름을 가져오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

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5707-Image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지오지아 등 ‘갓성비슈트’로 2030 男心 잡다 6205-Image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Related News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