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홀딩스, M&A로 구축한 글로벌 스포츠 마켓 리더
한국에는 훌륭한 패션 경영자들이 많이 있다. 대부분 적은 자본으로 창업해서 패션 브랜드 론칭에 성공하거나 글로벌 소싱 사업에 성공해서 큰 기업을 일군 경영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소개할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은 다른 결로 성공한 창업 스토리를 갖고 있다.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의 책임자로 일하다가 이를 인수했다. MBO(Management BuyOut)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MBO는 회사를 매각해야 할 상황에서 제3자가 아닌 경영자가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보통 회사 자산이 있을 경우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회사를 인수하거나 회사 부채가 많을 경우 부채를 승계해 적은 자금으로 회사를 인수하고 추후 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방법이다. 회사 자산을 담보로 부채를 일으켜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LBO(Leveraged BuyOut)라고 한다.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를 인수한 후 2년 뒤인 2007년에 110년 이상의 역사와 ‘휠라’ 글로벌 상표권 및 사용권을 갖고 있는 휠라LUXEMBOURG S.a.r.l(이하 휠라룩셈부르크)을 동일한 LBO 방식으로 인수했다. 보통 LBO 방식은 많은 부채와 적은 자기자본으로 인수하기 때문에 인수 후 파산하기가 매우 쉽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LBO 방식의 M&A의 실패율이 보통 M&A의 경우보다 10배 이상 높다. 결국 LBO 방식 M&A의 성패는 인수 후 경영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윤 회장은 이처럼 위험한 방식인 LBO 방식을 써서 단숨에 110년 역사의 휠라글로벌을 인수했고 인수 후 성공적인 경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서 M&A 역사에 귀감이 될 만한 성과를 냈다.
휠라글로벌을 인수한 후 성공적인 경영으로 자본을 축적한 후 또다시 베팅을 하는데 아쿠쉬네트홀딩스(ACUSHNET Holdings)를 미래에셋과 함께 인수했다. 그 결과로 ‘타이틀리스트(Titleist)’와 ‘풋조이(Foot Joy)’라는 글로벌 톱 골프기어 브랜드와 골프 신발 브랜드를 경영하게 됐다.
윤 회장은 2011년 미래에셋PE로부터 아쿠쉬네트 인수 제안을 받고 처음 1억달러를 투자해 12.5%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미래에셋PE가 5억2500만달러, 우리블랙스톤PE+네오플럭스가 1억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휠라홀딩스는 매년 4.15%씩 5년 동안 총 20.6%를 추가로 인수했다. 그 후 아쿠쉬네트는 2016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다음 해인 2017년 미래에셋PE는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을 모두 휠라홀딩스에 매각했다. 이로써 휠라홀딩스는 매그너스홀딩스를 통해 아쿠쉬네트홀딩스 지분 5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비록 53%의 지분이지만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휠라라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타이틀리스트 · 풋조이라는 글로벌 톱 골프 브랜드를 거느린 글로벌 스포츠 기업의 주인으로 우뚝 서게 됐다.
윤 회장이 LBO라는 위험한 방식으로 M&A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해 성공한 것은 한국 패션 역사에서 매우 귀한 경험이다. 한국 패션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계획하는 ‘자연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Organic Growth Strategy)’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쉽지 않은 데 반해 ‘글로벌 브랜딩이 이미 돼 있으나 경영 문제로 어려워진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키는 전략’은 유효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의 성공 여부는 인수 후 경영이 잘 이뤄지는지에 달려 있다. 세계 패션 시장에서 성장하는 시장이 한국,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인데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 인수 후 성장하는 일은 매우 매력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휠라 본사 격인 회사는 휠라룩셈부르크로 이 회사가 중화권(중국, 홍콩, 마카오)을 제외한 휠라의 글로벌 모든 상표권을 소유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 휠라룩셈부르크 산하에는 기능에 따라 제품 개발은 휠라코리아와 휠라USA에서, 휠라 제품의 소싱은 휠라스포츠홍콩에서 진행하고 있고 영업과 마케팅은 각국에서 수행하고 있다.
아쿠쉬네트는 초창기에 고무회사로 출발한 후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생산하면서 골프 시장에 뛰어들었다. 몇 번의 M&A로 주인이 바뀌다가 최종적으로 휠라홀딩스가 미래에셋과 함께 인수한 후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인수 후 아쿠쉬네트는 아시아 시장 확장과 골프 의류 사업으로 확장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글로벌 톱골프 전문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아쿠쉬네트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회사로 본사는 매사추세츠주 페어헤이븐(Fairhaven)에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 관리와 골프공 생산을 맡고 있다. 신발과 의류 등 소싱은 태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각국 지사는 판매 유통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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