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키즈'는 누구? 하이엔드 스킨케어·메이크업 집착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4.02.16 ∙ 조회수 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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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상품에 집착하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고 있는 열 살 내외의 어린 소비자를 '세포라키즈(Sephora Kids)'라고 부른다. 세포라의 기존 고객 연령대는 17~18세부터 시작했지만 이제는 열 살도 안 된 고객들이 매장에 드나들면서 어른만큼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Z세대에 이어 새롭게 등장하는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보여주는 예로 주목받고 있다.
#sephorakids 비디오의 등장
세포라키즈라는 용어가 떠오른 것은 미국 내 '세포라'나 '울타뷰티(Ulta Beauty)'같은 화장품 매장에서 매너 없이 쇼핑하는 어린 소비자들에 대해 불평하는 비디오들이 틱톡에 등장하면서 부터다. 고객과 매장 직원들은 9~14세 어린이들이 매장 안을 뛰어다니면서 테스트 샘플과 디스플레이 상품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심지어 다른 고객들이 고른 상품을 가로채기도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스킨케어를 즐기는 트윈소비자들
이처럼 세포라키즈는 뷰티상품 매장에서 일반 (성인용)스킨케어 상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하고 있는데 특히 안티에이징(레티놀)과 화학성분의 각질제거 상품(AHA, BHA 등), 아이크림까지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피부전문가들은 성숙한 피부용 화장품을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지만 세포라키즈는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트윈들은 가격대 높은 브랜드(Drunk Elephant, Glow Recipe, Summer Fridays, Sol de Janeiro) 상품을 구매해서 소셜미디어의 스킨케어 인플루언서가 하는대로 어른들보다도 복잡한 스킨케어 루틴을 즐긴다.
인플루언서 컬처가 낳은 소비주의
세포라키즈가 스킨케어에 얼마나 진지한 지는 노스웨스트(North West, 킴카다시안과 카녜웨스트의 장녀)의 스킨케어 루틴 비디오를 보면 알 수 있다. 2022년 10세도 안된 노스웨스트는 아침의 뷰티루틴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시트마스크, 립마스크, 토너, 세럼, 아이크림 등이 등장한다.
팬데믹 동안 8~12세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세포라키즈 탄생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다. 이 어린 소비자들은 틱톡에 넘쳐나는 스킨플루언서(스킨케어/뷰티 인플루언서)의 비디오를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상품과 스킨케어 루틴을 원하고 있다.
트윈대상의 뷰티브랜드들 호황
소셜미디어의 영향과 트윈의 외모에 대한 집착은 자신을 돌보는(Self-care)의 방식으로 스킨케어에 집중하면서 세포라키즈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어린 소비자들이 스킨케어에 집착하는 경향은 미국 내 하이엔드 스킨케어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포라키즈를 타깃으로 한 스킨케어 브랜드의 붐을 가져오고 있다.
2019~2022년 미국의 하이엔드 스킨케어에 대한 지출은 연간 8조 7730억원($6.6bn)에서 10조 6340억원($8bn)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2023년 9개월 간 전년 동기대비 14%나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Circana). 또 최근 몇 년간 어린 소비자를 위한 스킨케어 브랜드들이 론칭했다.
3세 이상을 위한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브랜드인 '욘(Yawn)'을 비롯해서 아크니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스킨케어 브랜드인 '버블(Bubble)', 8세부터 사용할 수 있는 틴에이저 대상의 '그릿(Gryt)' 등이다. 하지만 이 부문의 최대 성공 브랜드는 '엘프(e.l.f.)'로 지난 1년간 주가가 2.24배나 뛰었고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48%나 성장했다.
세포라 매장 직원의 틱톡 영상에 의하면 10세 소비자가 매장에서 120만원($900)어치의 상품을 사려다가 엄마의 제지로 66만원($500)을 소비했다고 한다. 이처럼 스킨케어 상품 구매에 집착하는 세포라키즈의 경제력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나온다.
현재 세포라키즈는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Gen Alpha: 2010 이후 출생)의 가장 높은 연령대로서 소비력이 큰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들이다. 미국 내 밀레니얼은 7220만명의 인구(2021년)를 가지는 가장 큰 소비자 그룹이며 그 소비력은 3323조원($2.5tr)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ypulse).
지금은 대부분의 지출을 부모에게 의지하지만 알파세대가 성인이 되기 시작하는 2029년에는 이들의 소비규모가 세계적으로 7257조원($5.46tr)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알파세대는 역사상 가장 소비력이 큰 세대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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