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우드ㅣ올세인츠 글로벌 CEO, 한국 10주년, Passion for Fashion!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4.02.20 ∙ 조회수 3,478
Copy Link
영국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가 올해 국내 론칭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4년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한국을 택한 올세인츠는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꾸준히 팬덤층을 끌어모으며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의 허브로서 한국 시장을 지금의 2배로 키우고 싶다는 피터 우드 올세인츠 글로벌 CEO를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올세인츠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운을 뗐다.
올세인츠의 2024년은 또 한번의 터닝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994년 영국 런던에서 탄생한 올세인츠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했고, 아시아 마켓 넘버원인 한국에서는 론칭 10주년에 접어들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인터뷰를 잡아 만나게 된 피터 우드 회장은 전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파르나스몰 올세인츠 매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아시아 대표 매장 중 하나인 올세인츠 파르나스몰 점포에서 한국 소비자들과 만났다는 그는 서울에 대한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Passion for Fashion!”
2010년부터 올세인츠와 함께한 피터 우드 회장은 2010년 올세인츠 CFO로 합류해 2016년 올세인츠 COO를 거쳐 2018년부터 현재까지 6년째 올세인츠 글로벌 총괄 CEO를 맡고 있다. 그는 “올세인츠는 리테일 비즈니스가 아니라 감성(feeling) 비즈니스”라면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올세인츠를 통한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한다.
피터 우드 회장은 한국 마켓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2000년부터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나선 올세인츠는 아시아에 진출한다면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리아 퍼스트! 이건 계획적이었으며, 지금에 와서 보면 아주 잘한 결정”이라는 피터 우드 회장은 “한국은 열정적이며 패션을 사랑하는 나라다. 그리고 우리 아시아 대표인 션(나승훈, Asia President) 역시 코리안이며, 전임 CEO인 윌리엄 김(William Kim)도 한국계여서 우리에게 한국은 특별한 국가”라고 전했다. 다음은 피터 우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브랜드 론칭 30주년에 대한 소감과 롱런 비결은.
올세인츠는 이스트 런던에서 탄생해 유럽 전역, 미국, 한국, 대만, 일본, 중국 등지로 뻗어나가고 있다. 올해 아프리카로도 진출해 글로벌 유통망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비록 나라별 문화와 정서는 모두 다르지만 올세인츠를 통해 하나의 에티튜드를 전달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30년간 꾸준히 우리 브랜드만의 색깔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은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올세인츠의 DNA는 룩(look)이 아니라 느낌(feeling)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30년이란 시간 동안 올세인츠가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올세인츠는 레더 재킷이나 드레스가 아니다. 느낌이다. 우리의 역할은 브랜드와 함께 이런 자산을 보호하고 브랜드가 번성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올세인츠의 CEO가 된 것을 매우 행운으로 여긴다. 내 임무는 브랜드와 DNA가 계속 존속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 2018년부터 CEO를 맡고 있는데 경영 철학은.
2018년 9월 CEO로 선임돼 6년째 글로벌 총괄을 맡고 있다. 그리고 올세인츠와 함께 한 지는 14년이 돼 브랜드 역사의 거의 절반을 함께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어려운 고비도 분명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2000명의 스태프가 모두 한 마음으로 함께해 줘 이겨낼 수 있었다.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며 올세인츠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2018년에 CEO로 임명된 후 가장 먼저 1994년에 올세인츠를 만들었던 창립자를 찾아 이 놀라운 브랜드를 만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렸다. 그가 이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올세인츠와 전 세계 2000명의 팀원들이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2018년에 그는 나에게 첫 번째 컬렉션을 보겠냐고 물어보더니 휴대폰을 꺼내 1994년의 첫 번째 캠페인을 보여줬다. 당시 올세인츠는 남성복만 판매했는데 첫 번째 캠페인 사진 속의 남자는 지금의 올세인츠와는 아주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이 사진을 내 사무실에 걸어두고 매일 올세인츠가 단순히 하나의 룩으로 정의되지 않음을 상기한다.
- 올세인츠는 시대별 어떠한 변화를 거쳐 왔나.
올세인츠는 남성복으로 시작한 브랜드다. 초창기 인기에 힘입어 1997년 우먼 라인을 론칭했으며 브랜드를 성장시킨 중요한 시기가 됐다. 2000년부터는 글로벌 마켓에 도전했다. 미국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봤고 현재까지 미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만큼 크다.
한때 영국과 미국 등 서구권에서 ‘레더 재킷’ 하면 올세인츠를 떠올릴 만큼 유명했다. 마돈나, 리한나, 데이비드 베컴 등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던 올세인츠는 현재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던 판매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했으며 올세인츠의 마케팅과 물류 등에도 크게 변화를 주며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현재 남녀 컬렉션의 비율도 5:5로 유지하고 있으며, 레더 재킷과 원피스를 브랜드 아이콘으로 이끌며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컨템퍼러리한 감성을 제안하고 있다.
-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시장에 대해 한국과 비교해서 소개한다면.
올세인츠는 한국에서 매우 강하다. 아시아 마켓 첫 진출을 한국에서 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는 매우 강력한 팀이 있다. 아시아 총괄담당 역시 한국 출신이고 한국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대만 역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올세인츠는 2015년에 대만에 진출해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큰 두 시장은 한국과 대만이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오늘 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데, 일본에서 올세인츠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5개월 전에 오모테산도에 매장을 열었고, 곧 또다른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일이 지연됐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할 일이 더 많다.
2017년에 중국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원래 계획은 몇 년 후인 2020년에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더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과 대만이 가장 큰 시장이며 일본과 중국은 그보다는 작지만 모든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올세인츠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 올세인츠 하면 레더 재킷이 가장 유명한데,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
우리는 아이템이 아닌 에티튜드를 입는다고 생각한다. 올세인츠의 레더 재킷은 더 강력해지고 크리에이티브하길 바란다. 얼마 전 가죽 디자이너, 제품 담당 COO와 같이 밀라노에 갔다가 레더 관련 아이디어 회의를 했는데 팀원들이 레더 상품에 대해 더욱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따라서 레더 재킷은 바이커 재킷 스타일을 뛰어넘는 디자인과 퀄리티의 상품으로 진화할 것이라 믿는다. 가죽이 올세인츠의 상징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가죽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의 영역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비즈니스와 팀의 창의적인 에너지가 여전히 매우 강렬하게 유지되는 것 같다.
나는 CEO로서 3개월마다 새로운 팀원들을 만날 때면 화상 회의를 통해 인사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 처음 입었던 올세인츠 레더 재킷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말한다. 그러면 한 명도 빠짐없이 손을 든다. 그러면 옷장에 그 재킷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입는다면 손을 계속 들고 있어 달라고 말한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여전히 손을 들고 있다. 올세인츠는 바로 그 느낌과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나 역시 첫 올세인츠 레더 재킷을 생생히 기억하고, 여전히 입고 있다. 아내와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 레더 재킷을 입었다. 그래서 나는 올세인츠가 감정(feeling)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구나 특별한 아이템, 특별한 레더 재킷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킷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재킷을 입었던 상황,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언제 입었는지도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 기억이 좋은 감정을 만들어낸다.
- 올세인츠의 유럽 고객과 한국 고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올세인츠는 비즈니스 측면으로 봤을 때 모든 시장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이 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작년에는 브랜드 역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최고의 실적이 나왔을 정도로 올세인츠는 브랜드로서 성장 중이고, 모든 채널이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파트너십 비즈니스 백화점 채널 등 이 그렇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유럽 및 북미 지역 고객들과 한국의 고객들의 공통점은 좋은 옷을 입었을 때의 기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렇게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공통된 태도가 있다. 올세인츠의 상징적인 레더 재킷을 예로 들자면 유럽과 북미, 한국의 소비자들은 동일한 레더 재킷 모델을 좋아한다. 이렇게 올세인츠가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우리 브랜드가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문화, 다양한 지역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런던에 있는 우리가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전문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 팀, 즉 한국 비즈니스는 서울 출신이 이끌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살거나 일해 본 적이 없어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우는 중이다. 듣고 배우며 즐기고 있지만, 팀원들은 내가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이 올세인츠의 DNA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한국에서는 패션에 대한 열정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 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유럽에서는 모두가 패션에 큰 관심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고, 미국에서도 모두가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세계 각지에서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패션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곳이다. 우리는 브랜드로서 이를 즐기고 있으며, 우리 팀 또한 이를 즐긴다.
- 북미와 유럽, 그리고 또다른 시장에서의 확장 계획은.
북미의 인구 수는 유럽과 비슷하지만, 현재 북미 지역 비즈니스 규모는 유럽보다 훨씬 더 크다. 유럽 시장이라고 하면, 영국을 제외한다는 뜻이다. 영국은 올세인츠의 본국이니까 말이다. 그 다음으로 큰 시장은 북미이지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유럽 대륙은 현재 올세인츠에 매우 작은 시장이다.
따라서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의 성장 기회에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주 좋은 점은 영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미에서도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주요 백화점과의 협력을 통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채널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곳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점은 아직 아프리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몇 달 안에 아프리카 이집트에 첫 번째 올세인츠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아프리카는 완전히 새로운 대륙, 완전히 새로운 지역이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 글로벌 브랜드 올세인츠의 비전은.
올세인츠의 많은 것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사랑하는 것은 바로 올세인츠 고객층이다. 고객이 없으면 브랜드가 살아 있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고객층은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멕시코에서는 올세인츠 브랜드가 매우 강력하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성장에 대한 욕구가 높다.
전 세계에는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올세인츠를 경험할 기회를 갖지 못한 지역이 많다. 우리는 장기적인 비전은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올세인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구의 자원을 아끼기 위해 많은 물건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전략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올세인츠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책임한 생각이다. 우리의 성장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전략은 전 세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현재 올세인츠에서 1년에 6개 품목을 구매하는 고객이 앞으로는 4개 품목만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전 세계에서 더 많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즐기게 될 것이므로 브랜드는 여전히 성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책임감도 있다. 그래서 우리의 오랜 비전은 우리가 하는 일만큼이나 우리가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옷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물론 고객들은 이 브랜드가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고, 우리 팀원들이 비즈니스의 성장과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급업체에도 좋다. 우리를 위해 제품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공급업체들이 있고, 고객들이 브랜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따라서 올세인츠의 장기적인 비전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올세인츠를 알리는 것이다. 각 개인에게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