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쫓고, 아디다스 따돌린 진격의 뉴발란스, 1조 고지 넘는다
이랜드와 손잡고 2008년 국내에 론칭한 뉴발란스는 진출 17년 만인 올해 1조 클럽에 진입할 전망이다. 지난해 성인 7000억원, 키즈 2000억원으로 토털 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브랜드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어 올해 1조대를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뉴발란스는 나이키에 이어 국내 스포츠 마켓 넘버2 자리를 과연 굳힐 수 있을까.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올해 국내 매출 1조원을 내다본다. 전 세계 스포츠 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투톱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성이 매우 커 국내에서도 넘사벽으로 여겼다.
지난해 아디다스의 매출이 주춤한 틈을 타 뉴발란스가 그 자리를 꿰차 2조대 나이키에 이어 국내 매출 기준 2위를 차지했다. 아디다스는 2023년 한국 매출이 7000억~7500억원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뉴발란스로 인해 국내 스포츠 마켓의 판도가 변화한 셈이다. 뉴발란스는 올해 국내 매출 1조를 찍고 굳히기 전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핵심 상권에 우먼 라인과 키즈 라인 단독 매장을 확대하고, 키즈 메가스토어를 열기 시작했다. 또 감도 높은 글로벌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밸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0년 5000억 돌파 이후 폭풍 성장
한국에서 유독 잘 팔리는 뉴발란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뉴발란스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 진출 13년 만인 2020년 5000억원을 기록하며 스포츠 빅브랜드 반열에 오른 뒤 2021년 6000억원(전년대비 +20%), 2022년 7000억원(+17%), 2023년 9000억원(+29%)으로 매년 두 자릿수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뉴발란스는 오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스니커즈 라인으로 기본 매출을 잡고, 국내에서 잘하는 의류 라인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로 풀어내며 신발과 의류 매출을 동시에 잡은 것이 특징이다. 스니커즈 라인 중 530, 327, 574는 대표적인 메가 히트 아이템으로 신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또 여성 전용 상품은 김연아와 아이유 등 셀럽을 통해 알리고 스포츠가 아닌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스웻 셋업, 경량 다운, 헤비 다운 등 대물량 인기 아이템을 계속해서 배출했다. 이와 함께 브랜드 고유의 철학이 담긴 ‘Run your way’와 같은 글로벌 캠페인을 꾸준하게 진행해 러닝 문화를 전파하고 러닝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25년까지 계약 유효, 이후 파트너십도 관심
한국에서의 매출 파워가 글로벌 본사에도 자극이 돼 직진출 설이 돌기도 했지만, 2020년 이랜드와 파트너 계약을 연장한 상태여서 계약은 2025년까지 유효하다. 재계약 당시 이랜드는 뉴발란스키즈의 중국 유통권을 확보했으며, 성인 라인은 10개 도시에 대한 유통권을 갖고 있다.
글로벌 본사에서 인정하는 건 이랜드가 한국 패션 시장의 트렌드를 뉴발란스에 전달해 그에 맞는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양사가 협업해 만든 상품이 대체로 잘 팔리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 1위를 기록한 530 시리즈는 2020년 첫 출시 이후 2023년까지 100만족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530 시리즈는 밀리언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됐다. 이 제품은 2010년에 개발한 기능성 러닝화로, 이랜드 신발 기획 MD가 국내 트렌드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뉴발란스 글로벌 본사에 제안해서 2020년 재출시한 제품이다.
스니커즈 530 · 327 · 574 메가 히트템 속속
이랜드 신발 기획 MD가 신발의 밑창이 닳는 것을 보고 사람마다 걸음걸이를 확인하며, 인체공학적인 특 성과 신고 있는 신발을 연계해서 연구했다. 또한 20년간의 신발 트렌드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기능성 러닝화가 유행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이랜드 관계자는 “530 스니커즈는 발의 편안함과 어떤 아웃핏과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신발을 기획하기 위해 수백 개의 신발을 찢고 분해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574 시리즈는 1988년 처음 탄생한 제품으로 뉴발란스의 시그니처 모델이다. 지난해에는 이 제품의 출시 35주년을 맞아 더현대서울에서 ‘574 팝업스토어’를 열어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2023년은 574의 메인 모델인 레거시·헤리티지·클래식 등이 ‘미우미우×뉴발란스 574’와 ‘574 밸런타인’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574 모델들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뉴발란스는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서 다운 판매량이 높기로 유명하다. 뉴발란스의 겨울 시즌 대표 아이템인 ‘액티브 다운’은 기존에는 남녀 공용 제품으로 선보이다가 여성 소비층이 늘어나자 우먼 라인으로 확대해 출시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착용할 수 있고 두께, 기장, 디자인, 핏, 컬러 등의 선택지를 넓혀 선보이고 있다.
김연아 ~ 아이유 우먼 소비층 사로잡다
최근 떠오르는 올드머니룩 트렌드에 발맞춰 미니멀한 디자인의 ‘액티브 라이트 경량 구스 다운’과 짧은 기장의 ‘숏 구스 다운’, 트렌디한 크롭 기장의 ‘우먼스 액티브 플라워 숏 다운’, 강력한 보온성의 ‘액티스 구스 롱다운’ 등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뉴발란스는 올해 신발 카테고리 라인업을 제1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기존에 인기가 높았던 신발 카테고리에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을 적용하고 매 시즌 기능을 추가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뉴발란스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 니즈에 대응해 시즌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카테고리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뉴발란스의 핵심 카테고리인 메이드(MADE) 라벨 성장을 통해 클래식 조거 & 러닝화 시장을 리딩하는 것이 목표다. 메이드 라벨(MADE IN US/UK)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운동화로 유명한 스니커즈 라인이다.
1906년에 설립된 뉴발란스의 기원과 장인정신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이드 라벨은 미국과 영국 내 최소 70% 이상의 노동력과 제조력을 투여했을 때 붙이는 뉴발란스의 정수가 담긴 프리미엄 상품군이다.
2000억 뉴발란스키즈, 메가숍 본격 확대
뉴발란스에서 키즈 브랜드는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다. 2013년 국내에 론칭한 뉴발란스키즈는 글로벌 최초로 선보인 아동 전용 브랜드다. 이랜드에서 글로벌 본사에 키즈 단독 브랜드의 필요성을 전달해 전 세계 최초로 선보였는데 결과는 초대박이 났다.
뉴발란스키즈는 국내 론칭 1년 만에 200억, 5년 만인 2018년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22년 1800억원, 2023년 2000억원을 기록했다. 스포츠 아이덴티티 러닝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의류와 잡화를 모두 선보이며 키즈 토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6~12세를 타깃으로 한 뉴발란스키즈는 뉴발란스의 DNA를 따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컬러로 친근감을 주고 스포츠 감성뿐 아니라 트렌디한 스타일까지 풀어낸 것이 적중했다. 또 아동복 노하우가 풍부한 이랜드의 전문인력이 투입돼 아동복 전문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더한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일례로 목뒤 라벨을 따가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생산비가 증가하더라도 직조 라벨 대신 인쇄 방식을 채택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에는 스타필드 하남점에 330㎡(약 100평) 규모의 메가숍 1호점을 열어 키즈 스포츠 컬처를 선보였으며 인기에 힘입어 같은 해 11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점에 메가숍 2호점을 추가로 열었다. 뉴발란스키즈는 메가숍을 통해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40개점에서 2000억원을 올린 뉴발란스키즈는 올해 150개점에서 2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뉴발란스키즈는 1년 만에 800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2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중국 뉴발란스키즈는 이랜드차이나에서 한국 상품과 인테리어까지 그대로 옮겨 K-아동복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국내와 중국을 동시에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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