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 I 종킴스튜디오 대표 '패션계가 반한 공간 디자이너!'
‘구호’ ‘지포어’ ‘닥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컬렉션’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 컬렉션들이 자리하고 있는 ‘공간’도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브랜드의 철학을 녹이면서도 ‘고급화’된 공간은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도 매장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한 것.
이 모든 공간을 기획한 사람은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김종완 대표다. 그는 프랑스 디자인 명문 실내 건축학교인 ‘에콜 카몽도’에서 공간과 제품 디자인 석사과정을 수석 졸업한 후 반클리프앤아펠 긴자 · 파리 · 뉴욕 · 마이애미 플래그십스토어, 파리 생제르맹 VIP 라운지 프로젝트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서 활약했다. 이후 2016년 종킴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뷰티 브랜드와 공유 오피스까지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쌓아 올리고 있다.
특히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가 ‘구호’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첫 프로젝트를 떠올리며 “구호 플래그십스토어는 패션 분야뿐만 아니라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첫 프로젝트였다. 당시 실무팀을 거치지 않고 CEO에게 바로 디자인 보고를 직접 했고 그 자리에서 통과해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패션계를 매료시킨 공간, 시작은 ‘구호’
티를 직접 판매한다든가, 실제 집처럼 느낄 수 있는 다이닝과 파우더 룸 구성 등 우리가 제안했던 대로 이뤄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과감하게 설계를 이어갔던 당돌했던 나 자신이 떠오르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며, 첫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 주고 기억해 주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패션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쏟아졌으며 ‘디자이너의 집’이 떠올려지는 이 플래그십스토어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후 다시 한번 패션계에 파장을 일으켰던 플래그십스토어가 나타난다.
‘파괴적인 럭셔리’라는 다소 파격적인 브랜드 가치를 내세우며 나타난 ‘지포어’. 글로벌 첫 플래그십스토어였던 ‘지포어서울’의 등장도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이 역시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작품이다. 크라운 몰딩과 아클리벽 소재를 믹스 앤 매치해 클래식함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컬러가 돋보이는 대담한 정체성을 공간에 럭셔리하게 녹여낸 것이다.
지포어 ~ 닥스 브랜드 철학 그대로 담아
그는 “초반 코오롱인더스트리FnC 측에서 탄탄+한 브랜드 전략서가 왔었다. 이것을 토대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을 공간에 제대로 녹여내는 것을 목표로 고민을 많이 했다. 당시 코오롱팀, 지포어 미국 본사팀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발전을 많이 시켰던 기획이었고 이후 성공적인 결과물로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시 공간이 아닌 판매까지 진행하는 스토어인 만큼 제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전략도 곳곳에 나타난다. 김종완 대표는 “지포어는 옷 컬러 자체가 굉장히 팝 하고, 색 자체만으로도 예쁜 컬러가 많다 보니 조명 설계에 힘을 많이 줬다. 집기에서 옷을 비추는 조명의 높이, 행거의 길이까지도 면밀하게 봤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스메틱 브랜드들과는 다르게 시즌별로 옷이 바뀐다는 점을 고려해 치밀하게 공간을 구성했다고.
닥스의 주요 점포 리뉴얼도 그가 진행했다. 지금까지는 아예 없었던 공간을 기획했으나, 닥스는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어려운 임무였다.
무형의 가치 존중받는 사회로 개선할 것
닥스의 주요 매장은 ‘영국식 정원’을 테마로 리뉴얼했으며 울타리 없이 명료한 풍경을 편안하게 ‘산책’하는 듯 상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총 6개의 매장에 대한 가이드 라인도 그가 만들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꿈꿨던 이상적인 디자이너’로 살고 있다”라고 답했는데, 그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했다. 그는 “기획하는 사람들이 쉽게 창조해 낸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한국에 자리 잡혀있다고 생각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쉽게, 긁적이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얘기를 하지만 사실 그렇게 되기까지 한 분야에 억겁의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무형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당장 내 세대에 바뀌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디자인 장례식’ 전시를 기획했고 앞으로 인식개선에 주도적으로 힘쓸 것이다. 종킴디자인스튜디오팀 한 명 한 명이 브랜드 컨설팅, 디자인, 기획자 역할까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집단으로 성장하는 것 또한 앞으로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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