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 탄 동대문 새바람 분다 '싱가포르ㆍ대만ㆍ홍콩 바이어↑ 일본 바이어↓'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3.12.18 ∙ 조회수 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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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ㆍ중화권 바이어가 동대문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했다. 중국 큰손 바이어들의 거래 금액이 감소하고, 일본이 엔저로 한국 패션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과 달리 대만ㆍ싱가포르ㆍ홍콩 3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뉴 바이어들이 동대문 K-패션을 찾고 있다. K-열풍과 현지 온라인 마켓 성장에 힘입어 K-패션을 공급하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 및 플랫폼이 늘었기 때문이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는 동남아 바이어들은 동대문 상가 ‘에이피엠플레이스’ ‘디오트’를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동대문 의류 수입 금액은 올해 10~20% 줄어든 모양새다. 동대문 매출의 큰 축을 담당했던 중국 왕훙들은 동대문을 시작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바잉 폭을 늘렸고, 이로 인해 동대문 의류 바잉은 다소 감소했다.

에이피엠플레이스에서 해외 바이어를 상대로 매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해외 바이어 중 중국 바이어의 비중이 90% 이상이었다면, 지금은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바이어가 30%를 차지한다. 매출은 지금도 중국이 절대적이지만 올해부터 대만과 태국 등에서 온 바이어와 새롭게 거래를 텄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지는 동남아, K-패션 쇼핑몰 활기

아직 많은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갖고 동대문에 방문하는 바이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실제로 동남아 바이어들의 바잉이 몇 달 만에 증가한 매장도 여럿이다. 동남아 여러 국가 중에서도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ㆍ태국 바이어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반대로 베트남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 대한 의류 수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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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의 신고 내역을 기반으로 한 무역 통계 자료에서 이러한 흐름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대만과 홍콩의 7월 누적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각각 21%와 25% 신장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전년대비 54% 급증했다. 동기간 일본이 -14%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수치다. 특히 일본은 2022년에도 2021년 대비 13% 수출 금액이 하락하며 2년 연속 하향세다. 중국 또한 동기간 전년대비 27% 올랐지만, 중국 바이어의 경우 디자이너 및 프리미엄 브랜드로 바잉을 다변화해 동대문 시장에서 지배력은 다소 약해졌다.

바이어 수가 증가한 나라의 경우 모두 온라인 마켓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7월 누적으로 820만달러(약 110억원)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대비 54%나 증가한 싱가포르는 코로나 이후에 온라인 마켓이 더 팽창하고 있다.

싱가포르 온라인 시장, 4년 새 2배 팽창

싱가포르 온라인 마켓은 2022년 기준 연 57억6930만달러(약 7조7000억) 규모며, 이는 전년보다 6.2%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 19전인 2019년 대비 약 1.9배 커졌다. 2026년엔 85억9420만달러(약 11조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 출처 : 유로 모니터).

특히 싱가포르는 35~44세 연령대의 인구가 전체의 46%를 차지하며,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에서 패션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한다. 그 뒤를 이어 식품과 생활용품 14%, 가구 9%, 취미용품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임을 감안했을 때 싱가포르의 온라인 의류 소비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알 수 있다.

대만은 92%에 달하는 인터넷 보급률에 비해 온라인 리테일 시장의 비중이 10% 수준이며 현재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인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이 가장 비슷한 나라인 만큼 한국 쇼핑몰을 벤치마킹한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며, 한국의 트렌드와 이미지 컷을 반영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 SNS 신상마켓 통한 신상 확인

이에 따라 한국에 직접 방문하거나, 에이전시나 동대문 B2B플랫폼 ‘신상마켓’을 통해 상품을 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상마켓처럼 세금 신고, 불량 제품 관리, 언어 문제 등을 한 번에 관리하는 플랫폼이 생긴 만큼 더 안정적으로 동대문 마켓에서 바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상마켓 해외 주문 건의 경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실적은 중국과 대만이 각각 35% 비중으로 대등하다.

상품 또한 신상마켓이나 각 매장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악한 후 주문하는 방식이다. 에이피엠플레이스에서 중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를 진행하는 유명 도매 매장 B의 점주는 “직접 동대문에 방문해 분위기와 상품 실물을 보고 거래를 시작하는 바이어들이 있으며, 기존 바이어들의 경우에는 우리가 운영하는 중국 전용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상품을 보고 오더를 진행한다. 상품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신상마켓 등에 사진을 공유하기 때문에 매번 오지 않아도 문제없이 거래가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APM PLACE & 디오트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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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내에서도 ‘에이피엠플레이스’와 ‘디오트’가 새로운 바이어들의 인기 상가로 자리 잡았다. 에이피엠플레이스의 경우 동대문 내에서 퀄리티와 특유의 디자인 파워를 보장하는 매장이 다수이며, 이전부터 해외 세일즈를 리딩하는 상권이었다. 가격대 또한 동대문 내에서 가장 높으며, 브랜드와 맞먹는 가격대의 매장도 다수 있다.

디오트는 2030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매장이 밀집돼 있으며, 가격은 에이피엠플레이스보다 한 단계 낮아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ㆍ대만과 같은 동남아 나라의 바이어들이 쇼핑몰과 온라인을 통해 한국 옷을 유통하고 있는 만큼 가격대가 합리적인 디오트에 새롭게 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는 국내 고객과 해외 고객이 혼재돼 있으며, 유동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층에는 방송을 진행하는 왕훙들을 밤부터 낮까지 볼 수 있다. 디오트 2층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점주 C씨는 “디오트는 국내 고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중국, 태국, 홍콩, 대만 등 해외 고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으로도 샘플 문의나 방문 일정을 묻는 해외 고객이 부쩍 늘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큰손 거래액 10분의 1로 다운, 다변화

동남아 바이어가 증가한 것과 반대로 중국의 경우 한국 의류 수출은 늘고 있지만, 동대문 시장에서의 수출은 약세로 돌아섰다. 2010년대 초반 ‘태양’과 같은 중국 거대 물류 기업이 직접 동대문에 진출해 월 30억~40억원의 물량을 바잉했다면, 현재는 이러한 큰손들의 바잉 금액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대신에 수많은 왕훙과 도소매 바이어가 생겨났고 동대문과 더불어 브랜드로 바잉 상품이 다변화되고 있다. 이전에는 소수의 큰손을 위한 컨벤션 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바잉 파워가 집중됐다면 지금은 온라인과 SNS 등으로 시장 조사나 콘택트를 해오는 바이어들이 크게 증가했다.

일본 수출 하향세, 온라인 신규 개척은 활기

70% 이상의 매출을 중국 거래처에 내고 있는 점주 D씨는 “동대문에 중국 수입 의류가 이미 많아졌고, 중국의 중저가 의류 생산 수준이 국내를 뛰어넘었다고 본다. 동대문 매장 중에서도 특유의 디자인이 있거나 상품과 이미지를 개발해 브랜드처럼 매장을 운영하는 곳만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상품 개발을 지속하고 중국과 더불어 새롭게 부상하는 해외 바이어를 잡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수출 또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향세를 걷고 있다. 코로나 이후 수출 실적을 회복하는 게 일반적인데, 일본은 엔저 현상이 겹쳐 한국 패션에 대한 메리트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개척 시장이었던 온라인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판로를 뚫어가는 매장도 적지 않다. 특히 온라인 마켓에 유리한 동대문 상품에 대한 수요도 올라오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일본 온라인 소매 고객을 확보해 수출 중인 점주 E씨는 “엔저와 일본 소비 침체로 일본에서의 수출 경쟁력 자체는 떨어졌으나, 일본 온라인 마켓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올해 전년대비 수출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가까이 있어 동대문에 오기 편한 만큼 직접 동대문에 방문해 거래를 트고, 신뢰와 안정을 기반으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상마켓 해외 거래액, 중국 & 대만이 투 톱

다양한 해외 바이어들의 유입과 거래 금액이 증가한 데는 ‘신상마켓’과 ‘링크샵스’ 등 동대문 B2B 플랫폼들의 활약도 컸다. 해외 수출의 경우 매입 자료를 기반으로 한 명확한 수출 신고, 불량 컨트롤에 대한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데 이러한 부분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플랫폼들이 등장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신상마켓의 경우 해외 사업자도 플랫폼에 가입할 수 있으며, 언어 지원 서비스와 사입ㆍ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언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배송 전 1차적으로 상품을 검수해 불량률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신상마켓을 통해 주문할 경우 신상마켓 자체적으로 수출 신고를 100% 진행하기 때문에 매입 자료를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된다.

글로벌사업팀을 이끌고 있는 김장희 팀장은 “동대문은 현금 결제가 대부분이라 동대문을 직접 방문해도 결제와 매입 자료 요청 등 번거로운 부분이 많다. 신상마켓에서는 해외 신용 카드와 편의점 결제를 지원하고, 100% 매입계산서를 발행해 진행하고 있어 해외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주로 오프라인 소매상, 온라인 쇼핑몰, 라이브커머스 셀러, SNS 인플루언서들이 신상 마켓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과거 수출 에이전시와 협력해 온 왕훙들도 신상마켓과 거래하기 시작했다. 현재 해외 수출 거래 금액은 중국과 대만이 각각 35%, 홍콩이 25%, 마카오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해외 고객 거래 금액은 전년대비 5~6배 증가했다.

김 팀장은 “대만의 경우 패션 의류 커머스가 잘 구비돼 한국과 유사한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생산 퀄리티와 디자인이 높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약한 겨울 아우터와 니트, 고유의 디자인이 적용된 한국 상품을 주로 선호한다. 중국 생산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보니 한국 의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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