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ㅣ나자인 대표
A~Z 만능 패션 올라운드 CEO, ‘만다리나덕’ 토털 브랜딩 도전
트래블 백팩의 대표주자인 ‘만다리나덕’이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알파덕’ 로고를 기반으로 캐리어와 백팩 등으로 잡화 조닝에서 확고한 인지도가 있는 이 브랜드가 ‘고감성 컨템퍼러리 아웃도어’로 어패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 정통 아웃도어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중간의 비어 있는 ‘니치마켓’을 정조준해 현재 8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1000억원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많은 비패션 브랜드들이 로고만을 활용한 베이직 아이템으로 ‘마케팅’에 치중하다가 어느 순간 브랜드를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를 숱하게 지켜봐 왔습니다.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디자인의 차별성을 가진 ‘상품’으로 승부를 걸고 싶습니다.”
만다리나덕을 패션잡화에 머물지 않고 컨템 아웃도어로 토털 브랜딩을 이끌어 낸 강훈 나자인 사장의 말이다. ‘만다리나덕’ 하면 ‘노란 오리’ 로고의 캐리어와 가방을 먼저 떠올리는데 강 사장은 이 정체성을 이어 고감도 아웃도어로 성공적으로 풀어낸 것. 가방과 어패럴 토털 매장으로 구성하면서 현재 안정적으로 아웃도어 조닝에 안착했다.
그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패션계의 올-라운드 CEO다. LF에서 18년 동안 해외사업팀, 마케팅팀, 잡화라이선스팀, 제덴 사업부장을 거쳐 2008년 나자인 전무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9년 부사장을 거쳐 2011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 배경을 보면 전 분야를 꿰뚫는 역량을 갖췄기에 새로운 조닝을 공략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진 것도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속가능한 브랜드? ‘차별화된 상품’이 중요
오랫동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고 토털 브랜드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도 궁금했다. 그 비결은 천천히 스텝을 밟아가며 ‘시나리오 경영’을 펼친 것과 모두가 다 하는 디자인이 아닌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2018년부터 꾸준히 의류를 테스팅하며 쌓아 올린 기반도 작용했다. 특히 아웃도어 조닝 중에도 비어 있는 니치마켓을 공략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그는 “기존 아웃도어 시장은 퍼포먼스 위주로 치우쳐 있거나 디자인을 고려해 베이직한 것에 치우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만다리나덕은 여행에 필요한 충분한 기능적인 요소와 함께 디자인적으로 차별화한 고감성 아웃도어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감성 트래블 웨어’라는 워딩에 적합하게 실용적이면서도 기능적인 트래블웨어 안에 만다리나덕만의 위트 있는 컬러와 디자인적인 디테일을 결합했다. 더불어 1977년 브랜드 론칭 때부터 사용하고 있는 ‘알파덕’ 로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2018년부터 어패럴 테스트, 틈새시장 적중
특히 4가지로 라인을 세분화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야외활동을 중심으로 한 기능성에 스타일을 접목한 퍼포먼스 라인인 ‘테크셸’, 만다리나덕 로고 모티브로 제작한 헤리티지 라인 ‘덕퀼’, 천연 울 섬유를 믹스한 고급 라인 ‘울 블렌디드 플리스’, 헤비 아우터 & 윈드 브레이커로 구성한 ‘테크 가먼트 다잉’ 라인 등이다.
이 라인들 안에서 사이즈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지 않고 남성과 여성 아이템을 분리한 점도 눈에 띈다. 이 부분도 강훈 대표의 장기적인 경험에서 얻은 혜안이 녹아 있다.
강 대표는 “여성이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의류를 구매하려고 하면 디자인이 구분돼 있기보다 남성 사이즈 작은 버전이나 컬러가 다른 정도가 끝이었어요. 진정으로 여성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충족하면서 여행의 TPO에 맞는 의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이즈만 작은 여성복 X, 디자인성 차별화
이어 “만다리나덕에서는 남성 라인과 여성 라인을 이원화해 각각 선보였습니다. 실제로 여성 소비자층의 반응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느낍니다. 현재까지는 남성과 여성 상품 구성 비율이 6:4이지만 향후 여성 라인을 더 강화할 생각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성 의류 라인을 넓히기 위해 ‘구호’ 등 여성복 브랜드에서 활약했던 디자이너를 영입했으며, 디자인실 인재 충원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브랜드 뱡향성을 새롭게 포시셔닝하면서 토털 매장 구성에도 주력 중이다. 2021년 전체 오프라인스토어의 약 70%를 토털스토어로 탈바꿈했다. 현재 35개 매장 중 토털 매장 26개에 전문 매장 9개로 74% 이상을 토털 매장으로 완료했다.
컨템퍼러리 아웃도어 콘셉트에 맞게 리뉴얼 중이며 기존 잡화 매장과 토털 매장의 경우 인테리어 무드가 다르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만다리나덕의 토털 매장이 자연스럽게 홍보되고 있다.
‘오프라인’ 우선, 효율만을 위한 편중 지양
2019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던 ‘만다리나덕 청담’ 플래그십스토어는 의류 라인 확장과 함께 올해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상품에 더 집중한 배치와 중간중간 브랜드의 근원인 ‘이탈리아 볼로냐’가 느껴지는 오브제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 또 의류 상품 수가 많아진 만큼 어패럴과 잡화의 토털 코디네이션을 더 돋보이게 구성했다. 이곳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매장인 만큼 새로운 방향성을 알리고, 지속적으로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이렇듯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오프라인을 가장 먼저 집중해서 신경 쓰고 있다. 2019년, 온라인 강화에 눈을 돌렸던 타 기업들과 달리 강 대표는 오프라인이 살아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효율만을 따져 운영한다면 브랜드는 결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오프라인이 잘돼야 온라인도 잘된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비중만을 강화해 ‘가격’ 위주로 판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은 판매와 구입의 편의성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효율이 높다고 해서 결코 한쪽에 편중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외형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그의 경영 철학이 그의 말에 그대로 녹여져 있다.
상품 또한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무분별한 세일 정책을 지양하고 있으며 시즌오프 시즌에도 최대 30% 이상 할인을 진행하지 않는다. 브랜딩에 있어서 물량 개념이 아닌 적정 생산 수량에 의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며, 아무리 재고가 많이 남아도 60~70% 이상의 높은 할인가는 적용하지 않는다.
트래블 감성 담은 팝업, 1만4000명 방문
토털화 후 인지도 제고를 위해 다방면으로 브랜딩 전략을 취하고 있다. 처음으로 대형 옥외광고를 진행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더현대서울 팝업에서 토털 라인을 공개했다. 팝업의 경우 이탈리아 볼로냐에 있는 기차역을 떠올리게 하는 인상 깊은 공간으로 꾸며, MZ세대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총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더현대서울의 좋은 반응 덕분에 롯데백화점 잠실점 팝업 오픈을 확정 지었으며, 다른 백화점과도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다. 외국 관광객들의 쇼핑 구역이 면세점에서 일반 백화점으로 흐름이 옮겨가면서 팝업이나 입점 매장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매출 비중도 늘어났다고. 이처럼 국내에서 자연스럽게 외국 고객을 확보하면서 브랜드 팬덤층을 쌓아가고 있다.
여러 전략으로 의류 라인을 알리거나 브랜드 홍보에도 적극적이지만 강훈 대표는 일관된 목소리로 ‘브랜드 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한다.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해치는 무리한 볼륨 키우기나 노이즈를 일으키는 홍보는 절대적으로 지양한다는 것이다.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패션의 근본인 ‘상품’으로 승부가 나기를 원한다.
안정적인 시장 안착, 에센셜템 개발 주력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패션 의류들이 단순히 ‘셀럽이 입은 가격이 저렴한 옷’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안타까워요. 하나의 브랜드, 하나의 완성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이 착용한 원피스’ ‘OO(연예인 이름) 룩’으로 해외에서도 불리고 있고 그렇게 홍보되고 있습니다. 결국 K-팝의 인기가 시들면 K-패션은 아예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되고 말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판매율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상품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자체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키워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K-패션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만다리나덕의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만다리나덕은 앞으로 ‘컨템퍼러리 아웃도어’로 패션마켓에서 탄탄하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가방에 이어 의류까지 여행 카테고리에 더욱 특화된 에센셜 아이템을 개발하면서 꾸준히 지속성장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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