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한남동 상권, 패션으로 '정점' 찍었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3.11.27 ∙ 조회수 10,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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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핫한 상권, 서울 용산구 '한남동'. 코로나19 전후로 항상 떠오르는 상권이었지만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남다르다. 강북의 대표 부촌인 이곳에 주요 메이저부터 온라인에서 핫한 브랜드들까지 몰리면서 그야말로 피크를 찍은 것. '디젤' '헌터' '르메르' 등 첫 대형 플래그십스토어 위치로 한남동을 선택했고 '마르디메크르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핫 브랜드들은 1호점에 이어 2호점, 3호점을 연달아 이곳에 오픈하고 있다.

대로변뿐 아니라 골목 상권도 정점을 찍고 있다. '이미스' '락피쉬웨더웨어' '엔오르' 등 잡화 브랜드부터 여성복 브랜드까지 한남동에 터를 잡았고, 몇 년 전만 해도 붐빈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 없는 골목 사이사이도 이제 쇼핑하는 사람들로 넘쳐 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마찬가지다.

한남동 상권의 주목도는 수치로도 나타나는데,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 '2023 서울 가두상권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6대 상권(명동, 홍대, 한남 이태원, 청담, 가로수길, 강남) 중 가장 공실률이 낮게 나타났다. 2023년 한남, 이태원 공실률은 10%이며 한남동만 조사하면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블루스퀘어, 리움 미술관과 같은 문화예술 공간, 카페거리까지 문화예술부터 쇼핑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이곳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주요 K- 브랜드들 입점으로 외국인들에게도 '대표 쇼핑 코스'로 떠올랐다. 한 캐주얼 브랜드 대표는 "한남동에 쇼룸을 오픈한 지 5개월이 됐는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70~80% 이상이다. 일정 금액이상 구매하면 '텍스프리'를 해주고 있어 외국인 매출인지 바로 알 수 있는데 매출 비중도 50% 이상이 항상 외국 소비자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 진행 중인 공간도 속속 포착되고 있으며, 곧 오픈 예정인 브랜드들까지 정식으로 매장을 연다면 어느 곳보다 더욱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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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디메크르디 존' 현실로...10개 매장 연다

한남동 골목 곳곳에 마르디메크르디라고 적힌 흰색 가림막이 눈에 띈다. '마르디 광고판인가?'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이곳 모두 전개사인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발견할 수 있는 가림막은 총 3곳인데 곧 마르디메크르디 매장으로 개점할 계획이며 아직 공개 안된 곳까지 합하면 총 10개의 매장이 한남동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특히 한강진 교회로 들어가는 골목에 있는 큰 건물이 제일 눈에 띄는데 이곳에는 F&B~패션까지 모두 아우르는 복합 건물이 들어선다. 총면적은 724㎡(219평)이며 층수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규모다.

내년 1월 가오픈할 예정이며, 지하에는 클럽과 바(BAR), 1층에는 카페 등 F&B, 2~3층에는 마르디메크르디의 컬렉션들을 쇼핑할 수 있는 매장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이미스 매장 바로 건너편은 아우터&슈즈 전문 매장으로 준비 중이다.

한남동 첫 매장이었던 한남스토어 1과 2 매장 옆에는 아동복인 '마르디메크르디레쁘띠'까지 단독 플래그십을 추가하면서 마치 관광 명소와 같이 사람들로 가득 찬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불과 2년 전 인터뷰에서 한남동 작은 골목을 '마르디메크르디 존'으로 만들겠다는 그들의 목표는 점차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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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나인, 트러플 등 여성복~카페 신규 오픈

이미스, 룩캐스트 매장을 지나면 고민시가 뮤즈로 활약 중인 여성복 브랜드 '아뜰리에나인' 쇼룸도 오픈 준비 중이다. 그리고 바로 건너편에는 '트러플(TRUFFLE)'이라는 베이커리 카페가 들어설 예정으로, 주요 핫 브랜드+카페까지 새롭게 문을 열게 되면 이 골목은 유동인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번 더 골목으로 들어가면 '락피쉬웨더웨어 한남' 매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 역시 평일(화요일 오후 2시) 낮 시간대임에도 매장을 들어가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여름에는 레인부츠를 사기 위해 이곳에 집중됐다면, 겨울이 오자 방한슈즈를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즐비했다. 이곳 역시, 80% 이상은 외국 고객들이다. 바로 앞은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 엔오르가 11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대로변에는 디젤, 1990년대 캐주얼 브랜드 '에스프리' 그리고 헌터가 여전히 자리해 있다. 헌터 역시 '스노우부츠'가 히트하면서 부츠를 신어보기 위한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쭉 걸어가면 12월1일 그랜드 오픈하는 661㎡(200평) 규모의 마리떼프랑소와저버 플래그십 '빌라드 마리떼 한남'이 차지하고 있다.

매장 앞 일본인 관광객이 연신 '카와이이(귀엽다)'를 외치며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직 프리오픈 기간임에도 매장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을 쉽게 포착할 수 있었으며 특히 2층은 일본인을 비롯해 중국, 태국 관광객으로 꽉 차있었다. 키즈 라인부터 잡화, 의류 전 컬렉션을 확인할 수 있으며 쾌적한 공간과 쇼핑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의자, 소파가 잘 배치돼 있어 정식 오픈 후 더욱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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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분위기의 '이태원' 회복 움직임

마리떼 매장을 지나 쭉 걸어가면 이제 이태원역에 가까워진다. 국내외 소비자들로 '후끈'했던 거리 분위기와는 상반된 느낌이 확 체감된다. 헤밀톤 호텔 주변 상권까지 적막함이 감돌고 있으며, 이곳 역시 국내 소비자보다는 비교적 외국인이 많은 편이다.

몇 달 전만 해도 꽃과 음식, 추모하는 포스트잇으로 참사 거리를 가득 매웠었는데 현재는 '환경 개선 작업 준비 중'이라는 종이가 붙어있고 전부 정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골목 사이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찾기 힘들었다면 이제는 한 두 명씩 골목 사이를 들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안쪽 골목은 여전히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지만 영업을 이제 시작하려고 움직이는 모습과, 음식점 바로 옆에서 '브이'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이 보이는 등 점차 상권이 '회복'하는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다만 '빅사이즈 전문 숍'이나 빈티지숍은 참사 이후 근방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겨 새 둥지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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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뛴 임대료...젠트리피케이션 현실로

한편 한남동 상권의 젠트리피케이션이션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대로변은 주요 메이저 기업들이 일찍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더라도, 골목 상권은 다양한 F&B 스토어 그리고 이제 막 핫하게 떠오르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쇼룸이 다채롭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번잡하지 않은 분위기'가 하나의 '매력'으로 뽑혔던 공간이었지만 이제 이곳도 평일, 주말 상관없이 사람들로 붐비면서 여느 핫플레이스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게 됐다. 또한 국토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이미 2018년 대비 2022년, 평당 가격이 61% 이상 상승하면서 2~3년 전에 핫플로 소개됐던 카페나, 디자이너 쇼룸들도 한남동 상권에서 점차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충분히 사세를 확장한 브랜드들이 골목 상권까지 전부 점령하고 있고, 다양한 업종이 모여 이곳만의 특색이 나타났던 공간이 이제는 '의류' 한 업종만 눈에 띄게 치우쳐져 확장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류 점유율이 1위인데, 약 20% 수준이고 그 뒤를 f&B 중에서 카페가 약 1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오랜 시간 터를 잡았던 매장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아있을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으면서 일각에선 이곳도 신사 가로수길이나 홍대 등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변해버린 기존 핫 플레이스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패션비즈=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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