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앤스펜서, 의류 호조로 상반기 이익 56% 폭등
영국을 대표하는 리테일러인 막스앤스펜서(이하 M&S)의 최근 사업 실적이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11/8일 발표된 지난 6개월간(9/30마감, 상반기 회계연도)의 M&S 사업실적은 투자계의 애널리스트들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을 정도로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매출은 9조 9510억원(£6.2bn)으로 11%증가를 기록했으며 이익(profit before tax)은 5226억원(£325.6m)으로 무려 56%나 성장했다. 특히 식품의 호조(+15%)외에도 지난 수년 간 가장 고전하던 부문인 의류와 홈부문에서 5.7% 성장함으로써 M&S의 회복세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가도 1주일만에 15%나 뛰었다.
M&S는 1990년대 영국의류시장 점유율 16%을 자랑하던 영국의 국민리테일러였지만 지난 십수년간 회복과 부진을 반복하면서 도태되는 리테일러로 인식되고 있었다. CEO와 의류부문의 다이렉터들이 바뀔 때마다 ‘회복’을 위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 따라서 이번 사업호조는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경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이 오른 것은 M&S가 가고 있는 방향이 사업의 완전회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례적인 M&S의 사업호조는 지난해 임명된 새로운 CEO, 스튜어트 메이킨(Stuart Machin)이 주도하는 회복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이킨은 그동안 매장을 재정비하고 물류개선과 테크놀러지에 투자한 것은 물론 비용절감을 주도했다. 지난 6개월간 1600억원(£100m)의 비용을 줄였으며 서플라이체인(식품)부문을 수직통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낙후된 매장을 철수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대형매장을 영국전역에 오픈한 것이 매출 증가에 공헌한 것으로 평가된다. M&S는 11월 중에 9개 매장을 추가할 예정인데 최근에는 2730평(97000sqft)의 플랙십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Lakeside).
무엇보다도 의류부문의 성장이 주목된다. 특히 10월 중 여성복 파티웨어 매출은 49%, 니트웨어는 23% 증가하는 등 의류매출 성장의 모멘템이 계속되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다. M&S의 의류오퍼, 특히 여성복 디자인이 좋아졌다는 보도와 입소문은 지난 여름부터 나왔다. 한 때 촌스럽던 M&S의 디자인은 이제 패션팬들부터 가격대비 하이퀄리티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모두 어필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M&S의 옷을 입는 것은 쿨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부문 개혁을 지휘하는 여성복 다이렉터(Maddy Evans)는 M&S를 하이스트리트의 갭을 채우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아르켓과 코스는 패션으로 앞서있지만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고 H&M과 자라는 오래가는 의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이에 M&S가 위치하면서 미니멀리즘과 조용한 럭셔리의 타임리스 스타일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눈에 띄는 패셔너블한 디자인도 포함하고 있다.
M&S는 이제 타사브랜드도 매장에 믹스하고 있다. 현재 아디다스, 고스트런던(Ghost London), 홉스(Hobbs London), 무스토(Musto) 등 40개 이상의 타사브랜드를 제공하면서 좀더 광범위한 고객을 유치하고자 한다. 한편 서플라이체인을 개선함으로써 새로운 디자인은 훨씬 자주 회전하게 됐다. 이제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디자인을 더욱 많이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M&S의 의류및 홈부문의 고객은 2200만 명에 이른다.
물론 향후 거시경제가 불투명한데다가 영국은 20년만의 최고 이자율로 주택소유자들의 모기지 부담이 늘어나고 에너지비용은 높아서 생활비 위기를 겪는 상황이 도전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M&S는 이미 실적이 좋고 특히 정상가 소진율(82%)이 좋아서 마진(operating margin)도 회복돼서 12.1%(전년도 9.8%)를 기록하는 등 몇년 전 보다 상황이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하반기 회계연도와 2024년까지 사업호조의 모멘텀이 계속된다면 M&S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M&S의 올 회계연도 이익을 1조 270억원(£640m)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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