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 쿠니오ㅣ센트컴퍼니재팬 대표 <br> “브랜드 고유의 향 = 무형의 로고”
패션 일선에서 일생을 보낸 가와이 쿠니오 센트컴퍼니재팬 대표. 현재까지도 일본의 대형 신사복 업체에서 고문 겸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고, 현존하는 수많은 브랜드 론칭에 참여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은데 삼성물산패션(옛 제일모직)과 15년 동안 계약을 맺고 남성복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오가며 오랫동안 패션 카테고리 중심으로 활약하던 가와이 대표가 이탈리아에 본사가 있는 센트컴퍼니와 에이전트 계약을 하고 2020년 2월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반평생을 패션산업 전반에 몸담아온 가와이 사장이 다음 비즈니스로 생각한 것이 바로 향 사업이다. 가와이 쿠니오 대표를 만나 지난 46년 동안 경험을 토대로 선택한 다음 행보가 왜 ‘향’인지, 장점은 무엇인지 등 일본 마켓에서 성공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들어봤다. 그는 “소비재 산업이 비슷한 한국도 일본의 사례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Q가와이 사장이 생각하는 현재 패션마켓 상황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패션산업 전체가 매우 포화된 상태이고, 특히 소비재 시장의 흐름은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30년 전쯤 일본 경제가 성장할 때 일본 사람들이 파리에서 명품 브랜드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고가의 상품을 사재기했다. 그 다음은 한국과 중국으로 바통이 이어졌다. 이제는 일본 사람도 한국 사람도 유럽에서 줄을 서서 명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이런 시기는 모두 과거에 경험했고, 마켓이 성장하는 과정 중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패션은 밸런스가 중요한 산업이다. 보이는 부분, 즉 옷차림 같은 모습에서 점점 취미, 여가 생활, 음식, 음악, 인테리어 등 주변으로 범위가 넓어진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패션이고 라이프스타일 전부가 패션이다.
관건은 ‘라이프스타일의 밸런스를 얼마만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시각적인 부문, 즉 단순히 보이는 옷이나 액세서리, 백 등이 아니라 이제는 생활 전반으로 모든 것이 밸런스를 맞춰 가고 있는 과정이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삶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하게 됐다. 예전에는 만들면 팔렸던 소비재가 이제는 물건이 아니라 서비스와 정보 산업으로 바뀌었다.
Q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요해진 것은
지금까지 패션은 시각적인 부분을 가장 중시했다. 보이는 것이 바로 패션이라고 믿어왔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물건을 걸치고 있느냐를 핵심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패션은 사람이 갖고 있는 다섯 가지 감각을 모두 고려하게 됐다.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면서 오감을 자극시킬 수 있는 요소나 밸런스를 추구하게 됐다. 시각ㆍ촉각ㆍ미각ㆍ청각ㆍ후각 등 다섯 가지 요소와 조화가 중요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오감의 영역을 패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Q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유럽에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일을 해왔는데 유럽의 향 문화에 대해서 흥미가 있었다. 본격적인 시기는 패션이 점점 라이프스타일로 전환하던 때, 대략 10년 전부터인 것 같다.
유럽은 비즈니스적으로도 향의 중요성이 높은 문화를 갖고 있지만 일본은 ‘색상’이나 어떤 ‘형태(디자인)’ 중심 문화다. 예를 들어 음식은 미각적인 부분이 강하다. 일본에는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음식을 만들고 어떻게 배열할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음식은 당연히 미각이지만 패션의 감각적인 부분에서 생각하면 시각적으로 발달된 영역이다. 청각 부문인 음악도 일본에서 발달됐지만 후각은 미개척 분야다.
프랑스는 와인 문화로 후각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먼저 향을 확인한 후 테이스팅 한다. 이런 점에서 문화적인 차이를 많이 느꼈다. 아시아의 향 문화는 태운다는 것이 기본이다. ‘향을 피운다’는 것은 종교적인 측면이 강하며 인도에서 온 문화다. 유럽처럼 향을 즐기는 문화는 없었다.
Q향에 대한 문화 차이를 알고 어떤 실행을 했는가
미개척 분야인 향에 대해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향에 대한 일본의 생활에 대해서 연구하고 시장 조사를 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일본에서는 향을 표현할 때 두 가지 표현이 있다는 것이다. 즉 향이 난다와 냄새가 난다인데, ‘香’ 향기 향과 ‘臭’ 냄새 취, 이렇게 두 가지다. 일본어로는 향은 ‘카오리’라고 하고 냄새가 좋지 않다는 의미의 한자도 있다.
향은 생활 습관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생활하는 데 있어서 자연적으로 배어 나오는 부분도 있다는 의미에서) 일본 문화는 쳥결함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향이 있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하다. ‘무미무슈(無味無臭)’라는 일본어가 있다. 맛도 없고 냄새도 없다는 의미다. 즉 청결함이 가장 중요하고 이런 생활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본 문화는 청결ㆍ예의ㆍ감사,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냄새가 있다는 자체가 청결에 상반되는 의미라서 향(냄새)을 거부하고 중시하지 않았다.
향을 만들 때 유럽은 주로 천연 소재를 중심으로 향을 만들고 제조한다. 모든 데이터를 측정하고 공부하다 보니 일본에 없는 향이라는 문화가 보였다.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재미있을 것 같은 마켓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하지 않아서 개척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향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인체에 도포하는 타입, 공간에 어울리는 향을 뿌리는 형식이다. 그 공간의 공기까지 연출하는 것이 센트컴퍼니가 하는 비즈니스에 속한다.
Q센트컴퍼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20년 동안 경영하고 있는 사업체가 있다 보니 패션산업에 대한 네트워크가 있었다. 유럽은 패션 영역을 웨어 말고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폭넓게 생각하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광범위하다. 계속 향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정 중에 센트컴퍼니 사장을 알게 됐다. 센트컴퍼니 사장도 원래 패션을 하던 분이다.
모든 향을 제조하는 것은 이탈리아 본사에서 진행한다. 향후 일본ㆍ한국ㆍ중국에서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2020년 2월 22일 코로나 록다운 시점에 바로 시작했다.
그동안 비즈니스 컨설팅 및 강의 경험을 통해 많은 사례를 보면서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많은 기업을 만나면서 성공과 실패 사례도 많이 겪어왔기 때문에 후각 비즈니스 부문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동안 패션 컨설팅, 즉 브랜딩 경험으로 풍부한 네트워크가 있었고 후각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결국 사람이 있는 곳은 모두 마켓이 존재한다. 고령자 시설, 건축가 사무실, 병원, 음식점, 긴자의 고급 클럽 등 모두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됐고 확장되고 있는 상태다. 며칠 전은 고급 크루즈 회사와 계약 건에 대해서 얘기했다.
Q브랜딩 과정에 있어서 후각의 중요성은
소비재 경쟁이 심해지면서 마케팅의 혁신 활동이 제품의 성능과 디자인, 컬러 및 외관 개선에서 점점 오감의 중요성으로 확대됐다.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접점이 다양해지고 고객이 느끼는 감성 품질이 중요해짐에 따라 시각과 청각 중심의 브랜딩 활동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오감에 대한 정보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오감은 두뇌의 몇 군데 대뇌신피질에서 처리되는 감각이 있는데 후각만 단지 한 부분으로 통하는 뇌의 루트가 있다. 바로 대뇌변연계에 직접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후각을 제외한 네 가지 감각은 대뇌피질에서 정보를 해석해 대뇌변연계로 연결되는데 후각만 직접 대뇌변연계로 전달된다. 후각을 자극하는 대뇌변연계는 식욕 등 본능이나 희로애락 같은 감정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런 영역에 향은 기억과 연계되는데 기억의 가장 깊은 곳은 후각으로부터 접근한다. 향을 맡는다는 자체는 기억이나 감정을 깨우는 것으로 ‘프루스트 효과’라고도 한다.
후각 자체가 암시력을 갖고 있어서 감정과 공감력으로 소통이 가능해 기억을 회상할 수 있으며 기분과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후각은 무의식과 상호 작용하는 능력이 있어서 향은 후각 브랜드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많은 브랜드가 이런 작용을 브랜딩으로 생각하고 도입하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의하기도 하며 그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Q후각 브랜딩에서 센트컴퍼니의 특징은
50~60명의 스페셜한 조향사들이 오더 메이드로 향을 개발한다. 이미 1000개 이상의 향을 만들었고, 모두 100% 오가닉 최고 품질의 원료 천연 소재만을 쓴다. 브랜드나 회사에서 의뢰를 하면 이탈리아의 조향사가 브랜드 이미지ㆍ콘셉트ㆍ로고 등 전반적인 정보를 수집해 그 브랜드에 맞는 향을 만들어서 보내준다.
성분의 경우 아주 까다로운 인증서가 있는데 프레그런스 재료 데이터 시트(MSDS : Material Safety Data Sheets)를 작성한 이탈리아 후생성 인허가 보증을 받았고 IFRA(International Fragrance Association)와 INTERTEK 검증도 거쳤다.
고급 호텔의 경우 라운지에 맞는 향을 설치하면 고객의 체제 시간이 20~30분 정도 늘며 패션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조사 데이터 보고가 있다, 향은 이렇게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 공간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향은 좀 더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 쇼핑할 때 기분을 좋게 만들며 구매 의욕을 자극한다. 향은 로고를 직접적으로 기억하게 하면서 두 번째 방문했을 떄는 그 매장의 로고로 기억하는 효과가 있다. 수많은 브랜드가 혼재하는 동질 경쟁 시대에서 그 브랜드만의 향은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되고 매장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
즉 우리는 향의 로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딩의 일환이다. 브랜드를 생각하면 로고 마크가 생각나듯이 이건 시각적인 부문인데 우리는 이를 향으로 만든다. 세계 최고의 조향사들이 소속돼 있고 현재 60개 지역에 센트컴퍼니가 있다.
Q센트컴퍼니만의 향 시스템 장치는
센트컴퍼니만의 특징은 모든 것이 기계와 데이터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별 장치가 있어서 IT기술과 연계된 데이터는 시간별ㆍ타깃별로 조절이 가능하다. 매장과 장소에 따라 기계 장치도 다양해 그곳에 맞는 설비를 설치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조정이 가능하며 모든 것은 데이터화돼 마케팅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일례로 모바일 및 스탠드 시스템으로 조작이 가능한 기계가 있는데 향을 연출할 때 공간의 향기를 조화시키는 고성능의 디퓨저 시스템으로 컨트롤 한다. 설치 방법도 두 가지 종류로 에어컨 덕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장소에 설치하는 타입과 컴팩트하게 시설 안쪽에 보이지 않게 두고 인테리어에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해서 두는 타입이다. 모든 시스템은 PC, iPad,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따라서 언제든지 향기의 상태를 변경할 수 있고 최적의 향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확산되는 범위도 지정할 수 있어서 비교적 큰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어 호텔, 스파, 백화점, 리테일 매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다.
센트컴퍼니의 모든 것은 자연 향을 기본으로 한다. 향에는 층이 있어서 처음 20분 정도 공간에서 맴도는 향이 있고, 이후 1시간 정도 맴도는 향이 있다. 지속되는 기본 향이 있다. 우리는 이런 향의 층을 만들었다. ‘향의 두께’라고도 한다. 음악으로 표현하면 오케스트라에 가깝다. 아주 깊은 층이 있기 때문에 단독 연주가 아니다. 이런 부분은 모두 뇌에 깊게 영향을 주는 영역이고 인간의 모든 감각이 후각과 직결된다.
Q일본 마켓에 맞는 영업 활동 사례는
일본은 까다로운 마켓이다. 계절에 따라 봄에는 수국 같은 향이 없는지 아주 세세한 요청도 받는다. 장마 시즌에는 습한 일본에 맞는 향 등 아주 어려운 요청도 많지만 주도권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서 요청한다. 크리에이터들한테 브랜드의 이미지와 컬러를 보내면 거기에 맞는 향을 전문 조향사가 만들어 준다.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는 물론 모두가 아는 쟁쟁한 럭셔리 브랜드, 고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 고급 자동차 브랜드도 센트컴퍼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 아무리 좋은 서비스 등 완벽한 모든 것을 갖춰도 결국 모든 사람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 대신 조사와 근거, 앙케트를 바탕으로 확률과 데이터 분석 등 과학적으로 제시해 사례를 충분히 설명한다. 증거 있는 결과로 설득한 결과 까다로운 일본의 호텔, 고급 자동차 브랜드와도 거래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Q향 비즈니스를 통한 앞으로의 목표는
최근 B2C 비즈니스도 시작했다. 향을 만들 수 있는 세트를 출시했는데 고객에게 직접 향을 보내서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향을 만들 수 있는 키트 상품이다. 커플이나 친한 사람과 같이 자신들만의 향을 만들어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높일 수도 있다.
코로나 시기에 시작했지만 후각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아주 많이 늘었다. 일본에서 도입한 사례는 명품 패션 브랜드는 물론 고급 자동차 브랜드, 백화점, 리테일 업계, 고급 호텔, 부티크, 은행, 병원 등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본사는 오사카에 있지만 도쿄에도 곧 사무실을 오픈할 예정이다.
센트컴퍼니는 ‘향을 로고화’하는 회사다. 눈으로 인식하는 로고 디자인이 브랜드에 아주 중요한 심벌인 것처럼 OLFACTORY 브랜딩은 향으로 공간을 연출하는, 후각적으로 표현하는 무형의 로고다. 각각 브랜드나 기업에는 역사나 스토리, 아이덴티티가 있다. 그 공간에 들어갔을 때 기분 좋음, 편안함, 침착해지는 마음, 흥분되는 효과 등 다양한 신(Scene)을 향으로 연출할 수 있다.
봄에는 시트러스 계열과 플로럴 같은 밝은 향을, 여름에는 자연적인 바다의 바람이나 산림욕 같은 향을, 가을에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향을, 겨울에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앰버 향으로 사계절을 표현한다.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호소하는 작용이 있는 향은 공간 연출을 통해 새로운 시대, 마케팅 전략의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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