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지포어 공간 디자이너 종킴, 뉴 계획은?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3.11.08 ∙ 조회수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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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지포어’ ‘닥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컬렉션’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 컬렉션들이 자리하고 있는 ‘공간’도 지금까지 이슈가 되고 있다. 브랜드의 철학을 녹이면서도 ‘고급화’된 공간은 업계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스토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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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종킴디자인스튜디오 대표


이 모든 공간들을 기획한 사람은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김종완’ 대표다. 그는 프랑스 디자인 명문실내 건축학교인 ‘에콜 카몽도’에서 공간과 제품 디자인 석사 수석 졸업 후 반클리프앤아펠 긴자, 파리, 뉴욕, 마이애미 플래그십스토어, 파리 생제르맹 VIP 라운지 프로젝트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서 활약했다. 이후 2016년 종킴디자인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패션 브랜드들부터 뷰티 브랜드, 공유 오피스까지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쌓아 올리고 있다.

특히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가 ‘구호’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첫 프로젝트를 떠올리며 “구호 플래그십스토어는 패션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아니라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첫 프로젝트였다. 당시 실무팀을 거치지 않고 CEO에게 디자인 보고를 직접 했고 그 자리에서 통과해 바로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티를 직접 판매한다던가, 실제 집처럼 느낄 수 있는 다이닝, 파우더 룸 구성 등 우리가 제안했던 대로 이뤄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과감하게 설계를 이어갔던 당돌했던 나 자신이 떠오르는 프로젝트다. 첫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 주고 기억해 주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패션계를 매료시킨 ‘공간’ 첫 시작은 ‘구호’

이후 패션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쏟아졌으며 ‘디자이너의 집’이 떠올려지는 이 플래그십스토어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이후 다시 한번 패션계에 파장을 일으켰던 플래그십스토어가 나타난다.

‘파괴적인 럭셔리’라는 다소 파격적인 브랜드 가치를 내세우며 나타난 ‘지포어’. 글로벌 첫 플래그십스토어였던 ‘지포어 서울’의 등장도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 이 역시 종킴디자인스튜디오의 작품이다. 크라운 몰딩과 아클리벽 소재의 믹스 앤 매치 등 클래식함과 현대적인 감각을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컬러가 돋보이는 대담한 정체성도 공간 자체에 럭셔리하게 녹여낸 것.

그는 “초반 코오롱인더스트리FnC측에서 브랜드 전략서가 탄탄하게 왔었다. 이것을 토대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을 공간에 제대로 녹여내는 것을 목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당시 코오롱팀, 지포어 미국 본사팀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발전을 많이 시켰던 기획이었고 이후 성공적인 결과물로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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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포어 플래그십스토어
브랜드 철학은 그대로, 새로운 활력을

전시 공간이 아닌 판매까지 진행하는 ‘스토어’인 만큼 ‘제품’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전략들도 곳곳에 나타난다. 김종완 대표는 “지포어 옷 컬러 자체가 굉장히 팝 하고, 색 자체만으로도 예쁜 색깔이 많다 보니 조명 설계에 힘을 많이 줬다. 집기에서 옷을 비추는 조명의 높이, 행거의 길이까지도 면밀하게 봤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스메틱 브랜드들과는 다르게 시즌별로 옷이 바뀐다는 점을 고려해 치밀하게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고.

닥스의 주요 점포 리뉴얼도 그가 진행했다. 아예 없었던 공간을 기획했다면, 닥스는 기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도 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어려운 임무였다. 그는 “플래그십스토어는 하나의 독창적인 공간에 임팩트를 보여준다면 리뉴얼 과정은 여러 매장들을 전반적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빠르게 바뀌어야 한다. 또 브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성을 지키면서도 질리지 않아야 되는 포인트 이 모든 것들을 고루고루 염두하면서 디자인을 이어갔다”라고 말했다.

닥스의 주요 매장을 ‘영국식 정원’을 테마로 리뉴얼했으며 울타리 없이 명료한 풍경을 편안하게 ‘산책’하는 듯 상품들을 둘러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총 6개의 매장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그가 만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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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스 리뉴얼 스토어
자선 프로젝트 화제, 내년 새 기획도

앞서 모든 프로젝트들의 키워드에는 ‘산책’이 내포돼 있다. 산책을 할 수 있는 ‘정원’ ‘집’과 같은 스토어… 그가 좋아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면서 그 안에는 그의 공간 철학도 담겨있다. 그는 “팝업이나 SNS가 인기다 보니 너무 많은 공간이 ‘이슈 몰이’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나 조차도 눈에 띄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적일 때도 있지만 상업공간의 경우 한번 만들었을 때 오래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좀 잘 늙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책을 할 때마다 같은 루트로 걸어도 새로운 걸 발견할 때도 있고 또 기분에 따라 다르게 보일 때도 있다. 공간에 ‘산책’이라는 키워드를 내포한 것은 이 공간에 한번 오고, 두 번째 오고 또 세 번째 방문했을 때도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를 위해 디테일한 요소들을 넣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상업 공간 설계 외에도 주목을 받은 행보가 있다. 지난 5월에는 보호 종료 아동의 공간을 무료로 리모델링을 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양육시설에서 만 18세가 되면 독립해야 하는데 이들을 위한 무료로 공간 개선을 시행해 준 것. 또 프로젝트 시공 시 구매하고 남았던 재료들을 활용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날의 ‘선물’처럼 진행됐던 이 프로젝트는 내년 5월8일 어버이날, 어른들을 상대로 한 ‘선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무형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로 개선할 것

한 인터뷰에서 ‘내가 꿈을 꿨던 이상적인 디자이너’로 살고 있다고 답했는데, 그런 그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했다. 그는 “기획하는 사람들이 쉽게 창조해 낸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있다고 생각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쉽게, 긁적이면 나오는 것이 아닌가라고 얘기를 자주 하지만 사실 그렇게 되기까지 한 분야에 억겁의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무형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당장 내 세대 때 바뀌지 않더라도 다음세대에는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디자인 장례식’과 같은 전시를 기획했고 앞으로 인식개선에 주도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킴디자인스튜디오팀 한 명 한 명이 브랜드 컨설팅, 디자인 그리고 기획자 역할 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집단이 되는 것 또한 앞으로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패션비즈=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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