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녹스, 싱가포르 지주사 중심 글로벌 도약 시동
한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헬리녹스'가 지난 5월 싱가포르에 설립한 글로벌 지주회사 헬리녹스유한책임회사(Helinox Pte. Ltd.)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유럽 법인의 지역별 대표 체제 강화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오는 2027년 해외 증시 상장까지 바라보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차근차근 글로벌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브랜드 창립 15주년을 맞아 올림픽 개최로 전세계의 이목이 쏠릴 프랑스 파리에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센터 파리(HCC파리)'를 오픈한다. 올해 오픈한 HCC도쿄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매장 겸 커뮤니티 센터다. 이곳에서 브랜딩 강화를 위해 많은 홍보는 물론 상품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미국 내 첫 번째 HCC 오픈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다. 미국 HCC를 오픈하면 헬리녹스는 한국, 일본, 유럽, 미국에 플래그십스토어를 갖춘 브랜드가 된다. 지난 2015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헬리녹스의 첫 번째 플래그십인 HCC서울을 열며 밝혔던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의 포부가 10년만에 실현되는 것이라 의미도 깊다.
2024년 파리·2025년 캘리포니아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계획
한국 법인과 시장에 대한 투자도 이어진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해외법인들의 지주사 업무까지 모두 맡았던 헬리녹스는 한국 법인으로 역할을 전환한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수 년 간 한 팀으로 합을 맞춘 강연수 상무가 대표로 취임했고 라 대표는 한국 법인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앞으로도 한국 법인은 상품 개발과 브랜딩 등 주요 역할을 담당하며 아웃도어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영역을 더 넓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 예정이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도 최근 부지를 추가 매입했다. 기존 보유 부지(HCC서울)와 합쳐 다소 협소했던 공간을 보완하고 전시 및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헬리녹스 측은 K 컬처의 중심지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한남동이 헬리녹스의 글로벌 소통의 중심지로 중요한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헬리녹스는 이미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노출된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베트남 호치민에 직영 소싱 오피스를 설치해 가동 중이다. 관계사인 동아알루미늄도 베트남 하노이에 기존 한국 공장보다 큰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해 올해 초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또 베트남 현지에 글로벌 통합 물류창고를 설치해 개선된 공급망을 통해 향후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는데에도 성공했다.
팬데믹 시기 베트남 공급망 안정화 주력...현지 소싱 오피스 운영
2009년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로 시작해 2013년 법인 설립, 2019년 최초 투자 유치 등을 거쳐 빠르게 성장한 이 회사는 프리미엄 경량 아웃도어 용품 시장에서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 등 다방면에서 인정받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내 지사를 기반으로 29개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2022년 877억원(연결기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중 수출 비중이 70% 이상이다.
2019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2021년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올해 3월 아주아이비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세계 시장에서 헬리녹스 브랜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투자를 계기로 헬리녹스는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향후 해외 거래소에 직상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도 마련했다. 또 국가별로 크게 다른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미국, 유럽 법인의 지역별 대표 체제도 강화했다. 수 년 간 공을 들인 글로벌 NO.1 아웃도어 소비시장인 미국,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유럽 그리고 헬리녹스의 본사인 한국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글로벌 원 팀(One Team)'이 드디어 완성된 것.
작년 매출 877억원, 수출 비중 70%...2027년 해외 증시 상장 목표
10월 5일 기준 헬리녹스의 주주 구성은 아주IB 28.9%, IMM 20.7%, 미래에셋 5.4% 등 사모펀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최대 주주인 라영환 대표의 지분은 50% 이하로 감소했지만 차등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획득함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했고, 추후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모든 주주가 한국인 또는 한국 자본으로, 추후 몇 년간의 성장을 통해 해외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100% 한국 자본의 소비재 브랜드가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헬리녹스 매출의 성장세도 굳건하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불황이 오고 있지만, 헬리녹스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한국 48%, 미국 20%, 일본 17%, 유럽 10% 신장하며 주요 시장에서 골고루 선전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불황은 신상품 출시, 중국 등 신시장 진출, 더욱 강화되는 글로벌 직영 소비자 서비스 정책 등으로 타개할 계획이다.
헬리녹스 측은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브랜드로써 품질 확보와 사후 서비스가 가장 기본이며 중요하다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겨왔다. 이를 위해 끝없는 제품 개발과 혁신, 제조 과정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판매 이후에 사후 서비스도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매출의 증가가 커서 때로는 발생하는 불균형과 적체 현상도 이를 최우선으로 두고 대응하고 있다. 헬리녹스는 향후에도 소비자들이 자신 있게 제품을 사용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개발, 제조, 판매, 사후 서비스까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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