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온라인 마켓 리더 바뀌었다
W컨셉 → 29CM, 지그재그 → 에이블리
‘29CM’ ‘W컨셉’ ‘에이블리’ ‘지그재그’가 입지를 드러냈다.
불경기와 소비 침체로 패션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특히 에이블리와 29CM가
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면서 여성 온라인 마켓의 리더로 떠올랐다.
‘29CM’와 ‘에이블리’가 독보적인 신장세를 보이며, 여성 온라인 마켓의 리더로 확실하게 부상했다. 브랜드 패션 유통은 29CM, 쇼핑몰 및 소호 패션 유통으로는 에이블리가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9CM는 선발 주자인 W컨셉을 작년에 추월한 후 올해 격차 벌리기에 성공했으며, 에이블리 또한 작년과 올해 거래액과 매출 부문에서 지그재그를 뛰어넘었다. 5년 전 선발 주자의 3분의 1 규모였던 두 플랫폼은 근래 3년간 매년 50% 가까이 성장하며 리더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톱 리더의 교체로 온라인 마켓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 전문 온라인 마켓의 톱4 플랫폼으로 ‘29CM’ ‘W컨셉’ ‘에이블리 ‘지그재그’를 꼽을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29CM와 에이블리가 약 40~6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불경기와 소비 침체로 패션마켓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거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유니섹스 성향이 강했던 29CM는 작년부터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흡수하며 본격적으로 여성 패션에 뛰어들어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쇼핑몰과 소호 스토어를 중심으로 하는 ‘에이블리’는 작년 거래액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거래액 기준으로 가장 큰 여성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이로써 패션 브랜드 플랫폼 중에서는 29CM가, 소호몰 플랫폼 중에서는 에이블리가 굳건하게 투톱 체제를 확립했다.
29CM - 에이블리, 올해 60% 신장세 기록
여성복 온라인 마켓에서 상대적 후발 주자인 29CM와 에이블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세분화된 취향을 반영해 대중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존 여성복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분화되는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스타일을 더 많이 확보했고, 덕분에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무신사(대표 한문일)의 29CM는 여성 패션 주요 고객층인 2539세대가 자신만의 취향이나 가치관에 따라 지갑을 여는 소비 특성이 있는 만큼 하나의 메가 트렌드가 시장을 독점하기보다는 다양한 세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페미닌한 무드부터 중성적인 무드와 캐주얼한 스타일까지 어느 한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를 제안한다. 상대적으로 중성적인 스타일의 여성복 브랜드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어네임히얼’ ‘모멧’ ‘에트몽’ 등 페미닌한 브랜드도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마르디메크르디’를 중심으로 한 원마일웨어부터 ‘토마스모어’ ‘포유어아이즈온리’ ‘파사드패턴’까지 미니멀한 스타일 등 어느 한 무드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취향을 반영했다. 단순히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감도가 있는 브랜드 위주로 발굴 · 육성하며 양질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페미닌한 스타일에 집중해 여성성을 감도 높게 보여주는 W컨셉과 달리 어느 한 무드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29CM의 정체성은 페미닌함보다 개성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올해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져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핵심 키는 다양성, 마케팅, 뉴 큐레이션
다양성과 함께 29CM의 도약을 이끈 건 새로운 마케팅이다. △새로운 감성의 캠페인과 마케팅 △지루하지 않은 신선한 큐레이션이 성장 동력이 됐다. 29CM는 작년 4월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 ‘당신이 구하던 삶(당신2 9하던 삶)’을 기점으로 여성 패션 카테고리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다양한 분위기의 여성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취향까지 29CM’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했다. ‘누구나 자기다운 취향에 닿을 수 있는 거리 29CM’라는 핵심 메시지를 통해 취향을 찾고 싶은 고객에게 반 발 앞선 트렌드 정보와 영감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여성패션 · 잡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 가깝게 신장했는데, 이러한 신장은 효과적인 캠페인을 통해 유입이 확대됐다고 본다.
무신사와의 합병 이후에는 셀럽을 연계한 홍보 · 단독 쇼케이스 등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숏폼 콘텐츠로 선보이는 ‘브랜드 코멘터리’, 브랜드 쇼룸과 주변 식당과 카페를 함께 소개하는 ‘어라운드 쇼룸’ 등으로 신선함을 추구했다. 브랜드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하는 라이브 콘텐츠 ‘이구라이브(29 Live)’를 통해 구매 전환율도 제고하고 있다.
29CM, 여성 고객 전년대비 70% 신장
새로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영입하고 신선한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2022년 29CM의 여성 고객 수는 직전 해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80%가량 증가하며 전체 거래액 성장을 견인했다. 또한 거래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7개가 여성 패션 브랜드로 채워질 정도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9CM가 올해 더 빛을 발한 건 온 · 오프 마케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작년 8월 오픈한 이구갤러리 서울·대구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구성수’를 통해 브랜딩과 매출을 동시에 잡았다. 특히 올해 6월에는 이구성수에서 감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오프라인 팝업 전시인 ‘이구 클로젯(29CLOSET)’을 한 달간 진행하며 기존에 29CM가 보여주지 않았던 페미닌한 무드의 여성 패션을 선보였다. 29CM는 다양한 기획전과 콘텐츠 등으로 온 · 오프라인을 연계해 고객 접점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패션 브랜드 부문에서 29CM가 확실한 톱 유통으로 자리 잡았다면, 쇼핑몰 · 소호 패션 유통 중에서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대표 강석훈)의 에이블리가 지그재그를 추월하며 새로운 리더로 떠올랐다. 에이블리는 작년 기준 거래액 1조2000억원과 매출 17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3월부터는 영업이익도 흑자를 기록했다. 지그재그도 작년 기준 거래액 1조원과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에이블리와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다. 4년 전 지그재그의 2분의 1 수준이던 에이블리가 지그재그를 추월하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여줬지만, 아직까지 두 플랫폼의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올해가 두 플랫폼의 경쟁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셀러 확보한 에이블리, 5만 스토어 보유
2015년 오픈한 에이블리는 초창기부터 쇼핑몰과 브랜드 입점 외에 자사몰을 갖고 있지 않은 셀러가 입점할 수 있는 ‘에이블리파트너스’ 제도를 운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에이블리파트너스는 상품 셀렉트와 상세페이지 제작 외의 모든 작업, 즉 상품 픽업이나 배송과 c/s 등을 에이블리가 도맡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쇼핑몰을 쉽게 창업하고 싶어 하는 셀러와 인플루언서가 유입해 다양성을 추구했다.
그 결과 에이블리에서 시작한, 타 유통에 없는 셀러가 나오며 자연스레 차별화가 됐다. 총 5만개의 다양한 스토어와 직접 에이블리에 맞게 개발한 고도화된 AI 프로그램을 결합해 시너지를 냈고, 중저가 여성 마켓에서 가장 큰 마켓 파이를 차지할 수 있었다. 거래액은 3조4000억 규모인 무신사에 못 미치지만,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 수는 700만명대를 유지하며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에이블리 내부적으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도화된 개인 맞춤화가 신장세를 이끌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에이블리 추천 기술은 15년간 이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가 모여 자체 개발한 ‘AI 추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이 알고리즘은 유사한 취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교차 추천하는 수준으로 고도화됐다. 적중률 높은 상품 추천으로 편의성과 매출을 증대시켰다.
자체 개발 AI 고도화 적중, 교차 추천 도입
이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대형 쇼핑몰이 아니어도, 상품과 큐레이션에 따라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셀러가 나올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신생 쇼핑몰이었던 ‘애니원모어’는 에이블리 내에서 인지도와 팬덤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AK백화점 홍대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브랜드를 확장했다.
캐주얼 브랜드 ‘1989 스탠다드’ 또한 에이블리 유저 니즈 맞춤형 상품을 선보여 입점 2개월 만에 매출이 50배나 성장했다. 에이블리를 통해 매출 성과를 이끄는 다수의 효자 상품을 발굴한 덕분이다. 1989 스탠다드는 그동안의 에이블리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난 4월, 신규 스트리트 브랜드 ‘키치앤키스’를 에이블리에 단독 론칭하기도 했다. 작은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한 1989 스탠다드는 에이블리에서의 성공을 통해 현재 100평대 사무실로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앞으로도 이 플랫폼 내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루키를 발굴함과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통해 지속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에이블리는 일본 서비스 ‘아무드(amood)’를 운영하며 한국 플랫폼으로는 유일하게 쇼핑 앱 다운로드(iOS+안드로이드) 순위 TOP5에 오르는 등 기록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셀러가 해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글로벌 서비스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절치부심 W컨셉, 신규 트렌드 & 가성비 강화
한편 클래식한 여성복 스타일의 의류로 마니아층을 확보했던 더블유컨셉코리아(대표 이은철)의 W컨셉은 제도권 플랫폼 No.1자리를 되찾기 위해 취향이 다른 영 고객 흡수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실제 올해는 세리머니웨어와 스윔웨어 카테고리가 큰 폭으로 성장하며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결혼식과 졸업식 등 공식적인 대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세리머니웨어’는 매출이 75% 신장했고,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스윔웨어’는 98% 신장했다. 가성비 티셔츠, 블라우스, 이너웨어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Y2K, 발레코어, 블록코어 등 신규 트렌드 관련 상품을 조명하는 기획전도 확대했다. 더불어 물가상승 영향으로 가성비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점을 반영해 W컨셉 내 평균 가격대보다 낮은 가성비 아이템을 소개하는 큐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번 하반기에는 ‘올드머니 룩’ 트렌드가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컨셉은 지속적인 신규 브랜드 입점과 모회사 신세계그룹과의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작년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W컨셉’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SSG닷컴’과 시너지를 낸 만큼 올해도 신세계그룹을 통해 오프라인 매출을 확보하며 해외 브랜드 등 새로운 브랜드를 수혈한다. 또한 트렌드 · 이슈 상품에 대한 소싱 경쟁력을 바탕으로 W컨셉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브랜드와 상품을 강화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지그재그, 브랜드 입점 및 브랜딩 콘텐츠 확보
에이블리에 간발의 차이로 밀린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의 지그재그는 브랜딩에 중점을 두고 지속성장을 추구한다. 쇼핑몰을 모은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근래는 브랜딩에 더 초점을 맞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상품 중심으로 운영되는 타 플랫폼과 달리 스토어(브랜드·쇼핑몰) 중심의 플랫폼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그재그에 입점한 판매자가 지그재그에서 팬덤을 확보하고 성장하면서 지그재그도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고착하고자 한다.
지그재그가 가진 기술력(스토어 홈 커스터마이징, 스토리 기능, 코디상품 추천 등)을 바탕으로 판매자 스스로 성장하고,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기능적인 지원과 동시에 다양한 마케팅과 운영 지원도 지속한다.
지그재그는 올해 패션 브랜드 입점을 늘리고, 이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다. 지그재그는 소호 쇼핑몰이 신규 고객 및 팬층을 확보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스토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그재그가 직접 브랜딩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소개하는 공간을 애플리케이션 내에 마련했다. 매거진에 신설된 ‘7items’ 코너와 지그재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각 쇼핑몰만의 스토리, 개성, 특색 있는 상품 등을 고감도 영상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김아홉, 포르테나 등 콘텐츠 지원으로 주목
이 외에도 입점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아이덴티티를 고감도 화보 및 영상 콘텐츠로 전달하는 ‘쇼케이스’ 기획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패션 브랜드 ‘시티브리즈’, 뷰티 브랜드 ‘삐아’ ‘롬앤’ 등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보였다.
지그재그는 지난 5월 진행한 ‘2023 브랜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더현대서울에서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지그재그의 큐레이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단순한 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개인별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스타일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겠다는 지그재그 브랜드 메시지를 담았다.
지그재그가 엄선한 인기 쇼핑몰 및 패션 · 뷰티 · 라이프 브랜드 22곳의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운영 기간 2주 동안 누적 방문객 총 4만명, 일평균 방문객 2900여 명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그재그에서 사랑받는 쇼핑몰로는 작년 말부터 지그재그와 본격적인 협업을 펼친 쇼핑몰 ‘아뜨랑스’를 꼽을 수 있다. 올 7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4배 가까이 늘었고, 매월 꾸준히 성장하며 지그재그 쇼핑몰 상위 랭킹에 진입했다. 최근 시작한 직진배송 거래액도 2개월 만에 1억원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올 7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241% 성장한 ‘애드모어’, 지그재그의 브랜딩 지원으로 주목받은 쇼핑몰 ‘김아홉’, 트렌드 리포트 형식의 단독 기획전으로 주목을 받은 ‘포르테나’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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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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