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th ‘브리핑’ 눈부신 성장 비결은?
가방→ 액티비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
론칭 25년 차 되는 ‘브리핑(BRIEFING)’은 일본을 대표하는 가방 브랜드다. 현재 일본 전국에 37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으며 올 5월 대만에 첫 해외 직영점을 오픈했다. 롯폰기 힐스에 330㎡(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도 최근 오픈했다. 브리핑을 운영하는 회사는 유니온게이트그룹(대표 나카가와 유지)으로 지난해 100억엔 규모로 성장했다. 가방으로 시작해 액티비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목표로 하는 유니온게이트그룹의 창업자 겸 CEO인 나카가와 유지 사장을 만났다.
Q 현재 브리핑의 업적과 브랜드 강점은?
지난해 2월 그룹 전체 매출은 100억엔을 달성해 전년대비 약 1.5배 성장했다. 올해는 두 자릿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골프 아이템 상황이 아주 좋다. 골프 쪽은 근래 2년 동안 마켓이 급성장했는데 우리는 가방을 중심으로 하는 브랜드이자 회사로서 골프웨어 외에 가방 및 액세서리 잡화를 DNA로 중심축을 지키면서 성장을 목표로 한다.
7~8년 전 하와이에서 개최한 호놀룰루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보러 갔을 때 ‘액티비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구상을 굳혔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경우 슈즈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아이템을 넓혀서 전개한다. 농구의 경우 농구 신발, 러닝의 경우 러닝 슈즈부터 웨어까지 모두 브랜드의 기반을 중심축으로 하면서 점차 확장한다. 즉 액티비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뜻한다. 브리핑도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목표로 한다.
우리들의 강점은 운동선수가 정말 원하는 가방 등 상품을 그들의 니즈에 맞게 기획하는 기획력이다. 상품 기획은 모두 자사에서 이뤄진다. 현재 브리핑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 골프 선수 다니하라 히데토가 사용하고 있는 레인웨어는 상하 한 벌에 9만엔 정도 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크게 인기를 얻었다. 우수한 기능 소재를 사용해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게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한 레인웨어다.
소재부터 봉제까지 모두 모노즈쿠리(일본의 장인정신 의미)를 철저히 한 덕분에 골프웨어는 물론 골프 가방 영역까지 팬이 생겼고, 점점 프로 선수들이 애용하는 아이템이 많아졌다. 결국 이런 부분이 축적되면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된다.
Q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페르소나에 대해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연구했다. 연령과 타깃은 물론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행동 패턴과 주말에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 등 아주 꼼꼼하고 치밀하게 생각했다. 취미ㆍ연봉ㆍ학력은 물론 휴일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가치관이나 인생관, 존경하는 사람이나 정보를 얻는 방법, 좋아하는 브랜드, 갖고 싶어 하는 상품과 그 상품에 대해 구매를 결정하게 된 이유까지 철저하게 생각해 페르소나를 정리했고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브리핑의 타깃은 ‘연수입 2000만엔 이상의 40~50대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생각해서 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예를 들어 가방 등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소비 행동이나 구입할 때 중시하는 포인트를 생각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기능과 소재, 생산 배경 등을 철저히 생각하며 마케팅 요소까지 반영한다. 주로 기능성과 디자인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기능성을 추구한다.
Q 액티비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란?
브리핑은 골프, 피트니스 등을 일과 경계 없이 즐길 수 있는 경영자층이나 크리에이티브한 층을 겨냥해 가방을 핵심에 둔 액티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한다. 골프, 요가, 서핑, 스키, 낚시, 캠핑 등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이 있을 텐데 이런 사람들의 취미 활동 및 그들의 24시간을 어떻게 우리의 상품으로 채울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켓이 넓고 아주 넓은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골프를 치고 난 후에 초저녁 시간은 어떻게 지내고 있고 그러면 어떻게 그 사람의 시간을 채워줄 것인가. 바로 식사를 하러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회사에 가서 업무를 볼 수도 있고, 헬스장에 들를 수도 있다. 브리핑 골프웨어를 입고 그대로 그 다음 장소로 이동하지만 골프 후에 다른 장소에 갈 때 같은 복장으로 가도 부끄럽지 않은 TPO에 포커스를 두고 상품을 개발해 왔다. 다행히 시대에 잘 맞아떨어졌다. 이를 퍼포먼스웨어라고 부르는데 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Q 대만에 올봄 진출했는데 해외 마켓 전개 계획은?
8년 전 대만에 갔을 때 골프장에서 대만의 마켓이 보였다. 무엇보다 남성들이 골프를 칠 때 복장이 전혀 멋있지 않았다. 여성들은 멋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스타일링 부분이 약해 이곳에서 한 번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겨 직영점을 열었다.
아직 오프라인에 진출하지 않은 한국은 온라인 자사몰에서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매출 순위로 보면 1위 홍콩, 2위 미국, 3위 한국이다. 한국 마켓도 우리를 많이 주시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한국 관광객이 일본에 많이 오는데 오모테산도 힐스점이나 롯폰기 힐스점 매장이 크고 상품도 풍부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브리핑 제품을 구입하는 한국 고객이 많다.
Q 한국 비즈니스는 어떻게 펼칠 것인지?
많은 회사에서 제안을 하는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조인트 벤처 같은 경우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브랜드와 세계관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지가 핵심 고려 요소다. 한국에서 기획한 상품도 필요할 것이고 현지에 맞는 기획, 마케팅, 인재 등 모든 요소가 갖춰져야 하는 부분도 있다. 흥미를 갖고 있는 곳은 많지만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고, 라이선스로 전개할 생각은 없다.
Q 브리핑 전개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상품력이라고 생각한다. 상품력은 즉 퀄리티고 브랜딩이다. 브랜드의 힘을 활용해 전국 유명 백화점과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데 반드시 톱 존으로 들어간다. 매장은 판매뿐 아니라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므로 아주 중요한 장소다. 최근 오픈한 롯폰기 매장은 특히 신경을 많이 써서 오픈한 곳이다.
Q 브리핑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의 꿈이 사장이었다. 도쿄모드라는 패션 전문 학원에 진학해 당시 사자비리그에 취직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도 매우 좋은 회사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유럽 위주로 출장을 많이 갔는데 그 경험이 지금의 회사를 경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자비리그에서 한 경험 때문에 인테리어까지도 흥미를 갖게 됐다.
사자비리그에 근무할 때 뉴욕과 파리 출장은 카피를 하던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멋진 매장을 많이 봤다. 지금은 직접 가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당시는 시즌당 100가지 스타일의 디자인을 내놓을 정도로 디자인 업무에 전념했다.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한 아이템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경험했다. 당시 회사가 가구, 인테리어, 잡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폭넓게 전개할 수 있었다.
2년 반쯤 근무하고 직접 하면 될 것 같아서 독립했다. 24세 때였는데 처음에는 세르쓰라는 회사를 만들어 1996년 미국에 갔다. 처음에 시작한 사업은 ‘랩스(WRAPS)’라는 가방 브랜드를 만들어 리테일 사업을 시작했다. 단가가 5000~6000엔 하는 저렴한 가격의 잡화와 가방 아이템이었다.
저렴하고 대량생산 하는 브랜드라서 결국 재고가 많이 쌓였다. 당시 6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었는데 결국은 4개 브랜드를 접었다. 철수할 때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더욱 힘들고 어려웠다. 결국 안정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재 브리핑은 일본 국내에 37개 매장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때의 실패 경험이 큰 공부가 됐다. 매장을 만들어도 소각하기까지 3년, 4년 차부터 고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Q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QCC라는 이념하에 전사의 모든 조직, 모든 사람이 움직인다.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오면 Q(Quality), C(Creative), C(Craftmanship)에 대해서 철저히 배운다. Q란 세계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글로벌에서 통용할 수 있는 품질을 지키는 것이다. C는 제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제품에서 패키지까지 크리에이티브 제작 부문에 있어서 크리에이티비티를 일관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인이 만든 MADE IN USA 브랜드가 브리핑이므로, 미국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표현하고, 상품 촬영 같은 하나의 행동도 독자적인 크리에이티비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 C는 전통과 혁신을 융합한 장인 기술의 모노즈쿠리를 가리킨다. 최고 수준의 공장과 장인들이 섬세한 장식 부품까지 모두 엄선해 세계 최고 클래스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QCC를 철저하게 지켜 세계로 통용되는 브랜드로 발신한다. 디렉터부터 사원 모두 공통 의식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이제는 굳이 회사의 가치관이나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아도 모든 직원이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제안했을 때 반대로 직원들이 우리 브랜드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할 때도 있다(웃음).
우리의 오피스는 건물 9층과 10층에 위치하는데 10층은 내 방과 집무실, 9층은 회의실과 쇼룸이 있다. 9층 중간 부분에는 바 카운터가 있어서 직원들은 퇴근 후 6시 반 이후면 얼마든지 이곳에서 술 등을 마실 수 있다. 여기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한다.
Q 국내 매장을 더 넓히거나, 카페를 만들 생각은 있는지?
현재 유니온그룹 전체로 보면 일본 국내 57개 매장(아울렛 포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은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집중하는 데 우선하고 있다. 한 매장의 내용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원 내에 스튜디오나 브리핑 아카데미 같은 카페, 레스토랑 겸 브랜드를 만들어 더욱 체험ㆍ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브리핑 가방은 10년 이상 사용해도 품질에 문제없고 지금도 10년 전 상품을 가져와서 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모델은 럭셔리 브랜드를 항상 보고 공부한다. 앞서 언급한 QCC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메이드 인 재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생산하더라도 퀄리티가 보증된 곳, 한마디로 기술력이 있는 훌륭한 공장이면서 브리핑의 아주 꼼꼼하고 엄격한 품질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없다.
Q 사업 전개 원동력은?
직원이 100명이라고 하면 그 직원의 가족들까지 생각해 직원의 3배, 즉 300명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 회사다. 200명이면 600명, 300명이면 1500명과 함께 가야 한다.
비즈니스는 이익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장은 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향한 시선은 사원 입장, 고객 입장, 협력사 입장 등 많은 관점이 존재하지만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성장이 불가결하다. 모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QCC가 절대적인 이념이다. 단가를 내리지 않고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객단가를 내리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서 경영자가 하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회사를 이끌어 가는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니온게이트는 CFO도 아주 유능한 사람이고 마케팅도 잘하는 팀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각각 전문으로 잘하는 사람을 조직화해 움직이고 있다. 비즈니스는 무엇보다 예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한 부문인데 예산을 조절해 매출이 높은 회사보다 이익을 내는 회사가 돼야 한다. 영업이익 10% 이상, 15%를 목표로 한다.
Q 향후 계획은?
이탈리아 브랜드 ‘페리지(Felisi)’를 전개하는 회사를 인수 합병했다. 페리지도 점점 매장을 늘려갈 생각이고 이탈리안 베이스의 브랜드로 전개한다. ‘FARO’는 일본의 모노즈쿠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브랜드로 키울 생각이다. 브리핑과 함께 3개 브랜드를 축으로 일단 지금의 3배인 300억엔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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