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브랜드 중단 또 다시?
엠유스포츠 등 백화점 영업 종료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3.10.01 ∙ 조회수 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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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브랜드 중단 또 다시?  <br>  엠유스포츠 등 백화점 영업 종료 3-Image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기불황이 불어닥치면서 브랜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올해 말까지 영업하기로 백화점에 통보했다” “생산을 중단하고 사업부 해체 단계에 있다” “백화점 매장을 빼는 대신 온라인이나 홈쇼핑으로 대체하겠다” 등의 안타까운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빠르면 올겨울 시즌까지,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만 영업하고 정리 수순을 밟는 브랜드는 10여 개다. 브랜드를 종료하는 사례도 있지만 축소하거나 유통망을 선회해 1~2년 더 지켜보겠다는 브랜드까지 합하면 15개 이상 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단 사례가 가장 많은 복종은 골프웨어며 오래된 브랜드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우후죽순 론칭했던 3년 미만의 신예 브랜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골프 시장의 과열 양상과 고프코어 룩이 뜰 때 유행에 휩쓸려 움직였던 업체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계속해서 투자하는 것보다 빠르게 손을 떼는 쪽을 택한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여 개 브랜드가 종료 혹은 유통 선회

결과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는 여성복이면 여성복, 골프웨어면 골프웨어, 유아동복이면 유아동복 등 전문분야에서 파워를 기르는 편이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게 더 낫다는 방증이다.

백화점에 강한 업체, 온라인에 특화된 기업, 가두상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 등 유통채널에서도 본연의 강점을 더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다.

현재 주요 패션기업은 경영의 최우선을 철저하게 ‘수익성’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이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같은 상황이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비용상승에 비해 옷값은 그만큼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적은 예산을 쪼개 쓰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급작스럽게 브랜드 중단을 통보받은 사업부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거나 엉뚱한 팀으로 발령받아 퇴사를 준비하는 상황이 돼 문제가 심각하다. 경영 악화라는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도 곳곳에서 일어난다. 나름대로 업계에서 유명한 사업본부장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갈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급작스러운 중단 통보, 패션업계 문제점으로

1세대 중견 패션 기업 해피랜드코퍼레이션(회장 임용빈)은 골프웨어 전문기업은 아니더라도 골프에 일가견이 있는 오너가 꽤 오랜 기간 골프웨어를 운영하면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노재팬 불매운동 당시 일본 라이선스 브랜드 ‘스릭슨’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으며, 남아 있던 ‘엠유스포츠’를 집중해 키우는 것으로 알았는데 골프웨어 트렌드가 고급화되고, 컨템퍼러리한 스타일로 크게 바뀌면서 점점 힘을 잃다가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백화점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또다른 중견 패션기업 D사는 백화점 유통에 진출하기 위해 기존에 해왔던 가두 상권 브랜드와는 다른 콘셉트의 고프코어룩 ‘O’를 론칭했다. 의욕적으로 브랜드를 론칭한지 겨우 1년만에 회사에서는 브랜드 중단 소식을 사업부에 알렸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사업부 직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눈초리다.

가두 중심 유통채널을 운영해 오던 회사에서 디자인력, 상품력 하나로 어렵게 백화점 유통을 뚫었는데 매장을 빼겠다고 하니 백화점에서도 이렇게 급작스러운 경우는 처음이라는 반응이다.

팬데믹 기간 론칭 잦았던 골프웨어 중단 속출

젊고 액티브한 골프전문기업 C사는 하나의 브랜드가 순식간에 시장에서 파워를 기르자 후속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세를 넓혔지만, 무리한 탓인지 1년 만에 후속 브랜드는 접기로 했다. 여성복에서 골프웨어까지 종합패션기업으로 성장한 D사는 프리미엄 골프웨어 하나가 기업 전체가 지탱할 정도로 커지자 기존과 다른 콘셉트의 골프웨어를 추가로 선보였다. 그러나 성장이 더디고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 여력이 되지 않자 중단을 결정했다.

골프명가로 불리던 1세대 골프전문 기업 E사는 기존 브랜드가 잘되지 않자 리뉴얼하는 차원에서 브랜드명을 교체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아 편집숍 형태로 바꾸며 변신을 시도했다.

편집숍 안에 이름을 바꾼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모양이었다. 백화점 유통에서는 편집숍이 아닌 브랜드명을 바꿔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편집숍에서 브랜드명으로 바꾸려니 라이선스 계약이 문제가 돼 결국은 다른 브랜드로 대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백화점 유통에 휘둘린 케이스가 되고 말았다. 골프웨어 다음으로 중단이나 축소 소식이 많은 건 여성 영캐주얼 조닝이다. 영캐주얼은 온라인발(發)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으로 유통을 확장하면서 세대교체가 빠르게 일어났다.

영캐주얼 세대교체에 1세대 백화점 퇴장

따라서 기존에 명성이 높았던 브랜드도 좋은 자리를 내주는 신세가 됐으며, 수도권 매장은 다 빼고 지방 점포와 비효율 점포만 남게 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브랜드 측에서는 이럴 바에는 중단하거나 유통망을 아울렛, 온라인, 홈쇼핑 등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 브랜드로는 업계에서 남부럽지 않은 파워를 갖고 있는 F사는 자체 여성복 브랜드는 그만큼 키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여러 차례 M&A를 시도한 여성복 G사도 과거에는 트렌드를 리딩한 영캐주얼 브랜드를 전개했지만 점차 올드해지는 소비자와 이들에 맞춰 노후화되는 브랜드가 되고 말았다.

매각을 알아보기에 이르렀는데 관심을 보인 곳은 여럿 있었지만 금액이 높았던 탓인지 성사되지는 못하고 백화점 영업은 중단하기로 했다. 그나마 성과가 나고 있는 홈쇼핑은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모두 나열하지는 못했지만 종합패션기업 H사도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 매출이 늘 부진하자 올겨울 시즌까지만 전개하고 백화점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건 마땅하지만 유행에 따라 쉽게 론칭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조급한 경영방식은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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