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M&A 리더 3, 뉴 맵 그렸다
하고하우스ㆍ무신사파트너스ㆍ오픈런프로젝트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3.09.20 ∙ 조회수 7,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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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마켓 내 M&A가 과도기를 지나 새 국면을 맞았다. 주요 투자사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기업에 맞는 투자 스타일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파워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해 M&A에 경쟁적으로 달려들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각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명화학 산하의 하고하우스(대표 홍정우 이하 하고)는 브랜드의 이름보다 확장성에 집중한다. 온라인 유통에서 낼 수 있는 매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하고는 오프라인 단독 매장과 편집숍 형태로 영역을 확장하는 그림을 그린다. 무신사는 M&A와 엔젤투자 투트랙으로 움직인다. 기존에 엔젤투자자로서의 역할을 했던 무신사파트너스(대표 한창수)의 기저는 그대로 유지하되, 무신사를 통해 플랫폼 및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 오픈런프로젝트(대표 박부택)는 합을 맞춰 온 산하 브랜드와의 신규 브랜드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새로운 컴퍼니에 투자하기보다 기존 파트너사들과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이다.

이들 3개 회사는 수십 개 브랜드와의 M&A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사와 맞는 브랜드를 가려낼 수 있는 시기를 맞았다. 세 회사의 스타일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VC 투자처럼 자본만을 투입하는 것은 지양하며, 기존 비즈니스와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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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국내 확장 & 지속성장 포커스

총 32개 브랜드를 산하에 둔 하고는 국내 마켓, 특히 오프라인 유통 확장 가능성을 중점에 두고 있다. 브랜드의 매출 확장과 지속 성장을 위해 ‘오프라인 유통을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브랜드가 화제성이 있어도, 세일즈가 온라인 유통에만 머무는 브랜드의 수명은 길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가장 먼저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마뗑킴(대표 김다인)을 중심으로 디피컴퍼니(대표 정은정ㆍ조현수)의 ‘드파운드’, 엘앤에스율(대표 이한민ㆍ신은혜)의 ‘르917’, 커넥터스(대표 김태희)의 ‘유니폼브릿지’ 등 4개의 브랜드를 볼륨화할 계획이다. 주요 온라인 유통은 물론 신규 매장을 확보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다. 4개 브랜드의 연매출을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성과는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에 인수한 마뗑킴과는 현재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 더현대서울ㆍ더현대대구, 롯데백화점 본점ㆍ진주점, 플래그십스토어 등 모두 6개의 단독 매장을 확장했고 해당 복종 내에서 꾸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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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뗑킴 등 4개 브랜드로 3000억 간다

올해 하반기에도 10개 이상의 매장을 대거 오픈하며, 안정적으로 월 9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매출 목표인 500억원을 돌파할 것을 예상하며, 내년에도 오프라인 확장을 이어간다. 향후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 투자한 드파운드는 오프라인 유통의 러브콜이 이어져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플래그십스토어 한남점과 합정점에 이어 더현대서울과 더현대대구에 오픈했으며,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도 앞두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도 안정적으로 매출이 나와 수년 내 연매출 500억원 규모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온라인 유통을 확장해 온 르917은 올해 하반기부터 백화점 유통을 본격화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 본점, 신세계 강남점 등 서울 상권에서 핫 스폿을 장악할 계획이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컨템퍼러리 MD에 입점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전한다.

패션 이어 F&B도, 라인업 강화로 시너지

기존 대명화학 산하 계열사였던 커넥터스는 최근 전개 중이던 브랜드 ‘유니폼브릿지’ ‘버뮬라’ ‘로드존그레이’ 등 3개 브랜드를 하고 산하로 이동해 협업하게 됐다. 유니폼브릿지가 이미 온라인에서 유니섹스 브랜드로 인지도를 확보한 만큼 오프라인 확장에 있어 하고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유니폼브릿지는 롯데월드몰점에 이어 최근 더현대서울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올 하반기와 내년에 유통을 추가로 확장한다. 이 외에도 하고는 올해 하반기 독일 베를린의 ‘보난자커피’ 국내 유통을 맡으면서 패션에 이어 F&B 비즈니스에도 도전한다. 하반기에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총 10개의 매장을 연다.

하고는 다수의 M&A를 통해 패션마켓 내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 여성복에 이어 자체 캐주얼 브랜드인 ‘블루클린뮤지엄’과 최근 협업하게 된 유니폼브릿지에 F&B까지 더해 브랜드 육성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한 기존 투자 브랜드와도 향후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하며 목표를 단일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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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M&A, 파트너스는 투자로 투트랙

무신사는 엔젤투자자로서의 역할과,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기 위한 M&A를 모두 추진하고 있다. VC 자회사인 무신사파트너스를 통한 투자 외에도, 무신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및 브랜드를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장한다. 상대적으로 소액의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무신사파트너스가 패션마켓의 엔젤투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면, 무신사는 무신사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 말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했다. 스타일쉐어 서비스는 종료하는 대신 29CM에 집중, 무신사 입점 브랜드 중 상당수가 29CM에 신규 입점했다. 무신사와는 다른 취향 기반의 큐레이션으로 차별화했고 ‘다양성’에 기반한 플랫폼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29CM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여성 소비자를 대거 흡수할 수 있었다. 29CM 내에 톱 10브랜드 중 7개가 여성 브랜드일 정도로 여성 고객의 수가 급증했으며, 여성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개 중인 플랫폼 중 가장 큰 규모로 볼륨업했다.

마르디메크르디, 유통 확장 글로벌 진출 한 번에

무신사는 플랫폼 인수에 이어, 무신사 내 활약 브랜드에 대한 투자도 근래 처음 시행했다. 대표적으로 커버낫 출신의 크루들이 만든 캐주얼 브랜드 ‘예일’ 전개사 워즈코퍼레이션(대표 노지윤)을 M&A 했다. 예일은 현재 무신사에서 가장 맹활약 중인 브랜드로, 앞으로 무신사와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파트너스는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중소 브랜드를 꾸준히 투자해 현재까지 총 70개 브랜드에 투자를 단행했다.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AㆍBㆍC 등 초기ㆍ중기에 걸친 투자로, 캐시카우로서의 투자가 아닌 서포팅에 중점을 뒀다. 무신사파트너스의 이러한 투자 기저는 2018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르디메크르디’ ‘로우로우’ ‘로우클래식’ ‘코드그라피’ ‘락피쉬웨더웨어’ ‘어반드레스’ 등이 있으며 올해는 ‘기준’과 ‘스탠드오일’ ‘어나더오피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어나더오피스는 작년 2022년에 진행한 1차 투자에 이은 2차 투자로, 빠른 성장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한 케이스다. 마르디메크르디 또한 지분 투자에 이어 무신사글로벌과의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고, 일본에 진출한 지 1년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너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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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자체 니트 브랜드 ‘니주르’ 히트

오픈런프로젝트는 기존 브랜드의 확장과 자체 브랜드 육성 두 가지에 집중한다. 오픈런프로젝트는 수익성과 빠른 성장을 위해 투자에 이어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신장이 두드러지는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작년 말 니트 전문 생산 공장과 조인트벤처로 니트 전문 브랜드 ‘니주르’를 론칭했고, 올해 29CM에서 톱셀러에 오르내리며 맹활약했다. 앞으로는 입점 유통을 확장해 매출을 볼륨화한다. ‘미나브’ 또한 오픈런프로젝트가 100% 인수해 직접 전개하는 방향이다. 에센셜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남성 라인을 선보였다. 인수 당시보다 3~5배 확장시키며 볼륨화했다.

브랜드 투자의 경우 브랜드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에 합을 맞춘 투자 브랜드사의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한다. 이미 여러 해 합을 맞춰 온 팀들과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이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현재는 신규 투자는 더 신중하게, 대신 기존 파트너들과의 성장에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투자 브랜드 라인 & 카테고리 확장

대표적으로 노이어(대표 이영곤)의 고감도 남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노이어의 경우 ‘노이어포우먼’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인수 당시 연매출 6억원 규모였던 노이어는 작년 6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박부택 대표는 노이어 인수 당시 노이어의 역량과 디자인 파워를 높게 샀으며, 꾸준히 합을 맞춰 올해 기준 인수 당시 대비 10배 이상 볼륨을 확장했다. 노이어는 기세를 몰아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뷰티 브랜드 ‘이로이’를 추가 론칭해 오픈런프로젝트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두 회사는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라인 익스텐션, 신규 브랜드 론칭을 이어가며 꾸준한 성장을 도모한다.

드로우핏을 전개하는 디알에프티(대표 조현민)에서도 ‘레더리’ ‘아워데이즈’를 추가 론칭했으며, 2년 만에 마켓에서 존재감 있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특히 레더리는 대박이 났다. 지난 6월에는 무신사 한 유통에서만 월 7억원을 기록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레더 가방, 슈즈를 중심으로 간결한 디자인의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여성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드로우핏 국내 확장, 하반기 3개 매장 추가 오픈

드로우핏 또한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으로 유통을 확장한다. 현재 6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하반기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3개 매장을 더 오픈한다. 커먼오리진스(대표 신승현)의 ‘쿠어’도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무역센터점, 더현대서울까지 총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여성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브랜드를 볼륨업하고 있다.

해외 반응이 좋은 브랜드의 경우에는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오드스튜디오(대표 박민혁)의 ‘오드스튜디오’는 일본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일본 편집숍 ‘위고’ 전국 매장에 입점한다. 오픈런프로젝트는 전사적으로는 중국 유명 왕훙과 MOU를 맺고 소속 브랜드 중국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매출과 인기가 투자 여부의 척도였다면, 이제는 ‘투자사가 추구하는 확장 방향성과 맞는지’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연관성이 있는지’가 투자 여부의 중요한 척도가 됐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자본이 생겨도 효과적으로 자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근래 자본 투자를 받은 브랜드가 ‘투자사가 자본 유입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투자사를 바꾸기 위해 타 투자사를 찾아다녔다는 일화도 드물지 않게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투자사에서 잘하는 비즈니스 모델 방향성에 대한 상호 동의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에 대한 여부가 투자의 판단 여부가 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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