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김은희 l 한국오라클 컨설턴트
시총 370조 오라클 행보 “변해야 산다”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3.07.18 ∙ 조회수 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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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 관계자들이 이름은 들어봤지만 생소할 ‘오라클’이라는 소프트웨어 업체는 매출 62조원(약 479억달러)에 시총 370조 규모(전 세계 시총 29위, 삼성전자는 시총 24위)인 미국 기업으로, 대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비싼 솔루션(Database)를 공급하는 회사다.

오늘날 기업들은 연간 40조원 이상을 RDBMS(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에 지출하는데 이 분야 마켓셰어 1위가 오라클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했기에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던 이 기업에도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DB의 최신 버전(23C)을 무료 배포하거나, 자율운행 DB 중 데이터웨어하우스(ADW)의 가격을 4분의 1로 인하하거나, 클라우드 무료이용 서비스를 평생 쓸 수 있게 하는 것 등이다.

패션업의 ‘에루샤’가 오트쿠튀르 고객, 럭셔리 지향 고객, 객단가 1위인 한국 고객을 고정 판로로 배짱 영업을 하는 것과 유사하게 오라클도 포춘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고가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테크니컬 서포트라는 명목으로 판매한 SW 라이선스의 22%를 해마다 청구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수억 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항공사, 초당 수백만 건의 쓰기를 처리하는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수억 개의 화상미팅을 처리하는 Zoom에는 신뢰성 있는 IT 인프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1978년 최초로 기업용 상용데이터베이스를 출시한 후 40년 이상 개발한 끝에 ‘RAC*’라는 기술을 포함해 DB업무의 확장성과 다운되지 않는 가용성을 구현했다. 원스톱으로 하드웨어, OS, DB SW 등 풀스택(Full stack)을 구현했기에 다양한 업체의 SW를 조립한 DB와는 차별점이 있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시총 규모가 370조원에 이르는 저력은 무엇일까. 이미 성숙기의 정점에 있는 이 대기업에 혁신이 가능할까. 오라클의 역사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모든 것의 시작은 관계형 DB의 아버지인 에드가 프랭크 커드(Edgar Frank Codd)가 IBM에 근무하면서 1970년 ‘A Relational Model of Database for Large Shared Data Banks’를 발표한 것에서 시작한다.

이 글에서 그는 관계형 DB의 거의 모든 것을 다뤘다. IBM에서 논문이 나왔지만, 시장에는 커드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래리 엘리슨, 밥 마이너, 에드오츠의 RDBMS가 먼저 출시돼 선점 우위를 누렸다. IBM은 기존 DB인 IMS(아폴로 우주임무를 위해 개발된 계층적 DB) 수익과 상충될까 두려워 관계형 모델을 거부하는 일이 있었다.

그 후 1982년에는 오라클로 사명을 변경하고, 1986년에는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오라클은 빠르게 성장했고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매출이 10배 이상 성장했지만 그동안 치열해진 DB시장에서 성장은 둔화했다.

시장에는 MSSQL, 포스트그레SQL, 몽고DB, 스노우플레이크, 엘라스틱서치, 레드쉬프트 등 인기 있는 DB의 등장으로 경쟁은 치열해졌고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실제 사용자인 개발자가 선호할 때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성공하는 시장, 즉 B2C처럼 바뀌었다. 그래서 다양한 전략 중에 개별 개발자에게 가격인하와 무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까. SW 민주화시대에 이례적인 오라클의 행보에서 변화를 감지해 본다.


■ 김은희 l 한국오라클 컨설턴트 profile
- 현 한국오라클 상무, 컨설턴트
- MIT 로지스틱스, SCM 공학석사
- FIT 패션바잉, 머천다이징 AAS
-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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