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탑텐 290만장 준비...'냉감' 시장 주목
아웃도어 및 캐주얼 브랜드들이 여름 시즌 전체 물량의 평균 20% 이상 내놓은 그 아이템, 올해 9200억원을 노리고 있는 탑텐이 여름에만 290만장을 뽑은 그 상품, 글로벌 시장에서 오는 2026년 기준 4조6270억원 규모를 예상하는 그 소재 혹은 아이템, 바로 ‘냉감’이다.
올해는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온과 많은 강수량, 여기에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일찍부터 입고 쓰는 것을 통해 시원함을 얻기 위한 소비자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지속적으로 기온이 평균 0.6도씩 높아지고 있어 냉감 상품 마케팅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올해는 무려 4월에 냉감 상품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경쟁 열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웃도어는 물론 캐주얼과 아동복 등 많은 브랜드가 대거 물량을 늘렸던 작년보다도 적게는 13%, 많게는 2배 이상 냉감 상품 물량을 내놨다. 여기에 티셔츠, 속옷, 팬츠에 머물렀던 상품 카테고리도 더욱 다양한 스타일로 확장하며, 셋업류는 기본이며 냉감 스타킹까지 등장했다.
패션 브랜드들은 입을 모아 △평균적으로 높은 기온 및 습도 △ 지난해 냉감 상품 판매 급증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야외 활동 증가 등을 이유로 냉감 상품을 더 많이 생산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과 뜨거운 기온으로 생기는 열사병 등을 경험한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냉감 상품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고.
4월 시작한 냉감 마케팅, 물량 13~100% 증가
먼저 2030세대의 대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무신사(대표 한문일)의 상황을 살펴보면 냉감 상품에 대한 니즈가 더 크게 느껴진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를 통해 ‘쿨탠다드’라는 냉감 상품 카테고리를 제안한다. 지난해 쿨탠다드 라인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119.1%로 2배 이상 늘어 올해는 2022년 대비 물량을 108.9% 더 생산했다. 총 63개 스타일, 418 SKU다. 한 달 동안(4월24일~5월24일) 쿨탠다드 슬랙스 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229%, 쿨탠다드 데님은 126% 증가했다.
신성통상(대표 염태순)의 ‘탑텐’은 올해 총 290만장 규모, S/S 시즌 전체 물량의 26%를 냉감 라인인 ‘쿨에어’ 시리즈로 준비했다. 2021년 대비 24% 증가해 총 270만장을 선보였던 작년과 비교해도 6% 증가한 물량이다. 탑텐은 효성티앤씨의 ‘아스킨’ 원사를 메인으로 다양한 원사를 혼용해 아이템별 색다른 기능성 원단을 만들어 쓰고 있다.
이랜드글로벌(대표 김태형 최종양)의 여아 주니어 브랜드 ‘더데이걸’도 올해 야심 차게 냉감 소재 상품을 내놨다. 더데이걸은 자체 제작한 나일론 93%, 폴리우레탄 7%의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냉감 ‘힙해팬츠’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라인 물량을 전년대비 174.5%나 늘려 출시했다. 전년 5억1000만원 물량에서 14억 규모로 뛴 것이다. 대표 상품인 ‘힙해 쿨 로고 조거’는 누적판매량 5만장을 넘어선 대표 냉감 팬츠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에피그램’도 작년부터 냉감 상품 ‘청량 셋업’ 라인을 내놓고 있는데,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물량을 전년 동기대비 120% 늘려 출시했다. 형태복원력이 좋은 기능성 원단 덕에 구김이 적고 활동성이 좋은 것은 물론 더운 날씨에도 청량한 착용감을 제공해 작년 에피그램의 여름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K2, 올해만 35만장 출시 전년비 15% 늘어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K2’는 올해 35만2000장의 냉감 상품을 출시했다. 대표 냉감 라인인 ‘오싹’과 작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코드텐’ 라인이 포함된다. 올 S/S 상품군의 22%가 냉감 상품군이며, 이 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수준이다. K2는 작년 심플한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 냉감웨어 코드텐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면서 10만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냉감 상품 물량을 67%나 높인 31만장을 출시했는데, 이 중 10만장이 신규인 코드텐 라인이다. 이미 지난 4~5월 두 달간 전체 냉감 팬츠 판매량만 전년 동기대비 330% 늘었는데, 그중 코드텐 냉감 팬츠 누적판매량이 2만5000장이라고 하니 올해도 그 인기가 짐작된다.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의 ‘블랙야크’는 대표 냉감 라인 ‘아이스 레이어 시리즈’의 물량을 전년대비 75% 높여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 상품군은 작년 S/S 상품 전체 중 12% 비중으로 출시했는데 올해는 22%까지 늘렸다. 습도와 기온이 같이 높아진 올여름 일상 속 다양한 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타일로 상품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블랙야크는 기본 냉감 원단에 유칼립투스, 자일리톨, 상변환물질 등 다양한 냉감 효과를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원함을 제공한다.
아이더(대표 정영훈)도 올해 브랜드 특유의 세 가지 냉감 기능을 강화한 ‘온더락 아이스 시리즈’를 전년대비 50% 늘어난 물량으로 선보였다. 총물량은 13만장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아웃도어 활동이 증가했고, 여름이 더욱 길고 무더워질 것이라는 예보에 맞춰 물량을 작년보다 늘려 출시했다.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의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은 ‘쿨 시리즈’와 ‘프로즌 에어 시리즈’ 등 대표 냉감 라인 상품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2배) 늘려 제안한다. 물량을 상세하게 밝힐 수 없으나 2021년 대비 70% 증가했던 작년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쿨맥스, 드라이실, 에어로쿨, 쿨론 등 다양한 기능성 냉감 원사를 사용해 기본 티셔츠부터 여성을 위한 크롭티와 스커트까지 풀컬렉션을 출시했다.
밀레&밀레클래식, 총 7만7000장 규모 준비
밀레(대표 한철호)의 ‘밀레(밀레클래식 포함)’는 ‘아이스쉘’ 시리즈로 전년대비 13% 증가한 총 7만7000장을 준비했다. S/S 시즌 총물량 대비 16% 비중이다. 밀레의 아이스쉘 시리즈는 소재 면에서 타 브랜드와 차별화돼 있다. 우수한 신축성과 원단 회복성을 가진 제너두 원사로 만든 원단에 열 방산 기능이 있는 미네랄 복합 소재로 만든 트라이자 냉감 프린트를 적용해 쾌속 건조, 가벼운 착용감, 편안한 활동성 등을 제공한다.
젠아웃도어(대표 이종훈 이상훈)의 친환경 아웃도어 ‘제로그램’은 올해 처음으로 ‘콜드그램’이라는 이름의 냉감 라인을 선보였다. 여름철 레이어드 코디를 위한 베이스 개념으로 접근해 타 브랜드들이 접촉 냉감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통기성에 집중한 냉감 라인이다. 대표 상품으로 출시한 ‘넥스트 스킨 쿨링 티셔츠’는 출시 한 달 만에 완판했다.
패션 관계자들은 올해 아웃도어, 캐주얼, 아동복 브랜드뿐 아니라 침구, 속옷, 여성복 시장에서도 냉감 상품 출시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바스락거리는 기능성 소재가 주로 사용되는 고프코어 룩이 트렌드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해 입고 덮는 섬유류로 냉방비를 줄여보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일찌감치부터 길어질 장마를 대비해 다양한 레인 상품이 인기를 얻기도 했는데, 비가 오는 대신 꾸준히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피부에 닿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면서 땀을 빠르게 날려주는 기능성 냉감 의류에 대한 니즈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티셔츠나 속옷 등 기본 상품에 쓰이던 것과 달리 올해는 데님, 블레이저, 스커트 등 데일리웨어로도 빠르게 사용도가 넓어지면서 냉감 기능을 경험하는 소비자들도 더욱 늘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 올해 냉감 트렌드 5
- 초냉감 나일론 원사, 상변환물질 프린트, 부위별 특수소재 적용한 풀 커버 냉감
- 티셔츠, 바지, 블레이저, 슬랙스, 원피스 등 아이템 일상복으로 확장
- 래시가드 등과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륙양용’ 기능
- 접촉냉감 외에도 고시감과 통기성 강조한 가벼운 냉감 라인 확장
-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여름을 대비한 발수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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