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코어, 패션 메가 트렌드로 부상
랩스커트 ~ 메리제인 슈즈
발레복을 일상복처럼 활용하는 ‘발레코어 룩’이 인기를 얻고있다. 메리제인 슈즈, 레그워머 등 아이템 유행을 시작으로 현재는 발레리나 복에서 영감받은 의상까지 사랑받고 있다. 디자이너 의류 ~ 백 & 슈즈 브랜드들은 이 트렌드와 맞물려 매출 2배 이상 신장하는 등 매출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발레코어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발레(BALLET)+코어(CORE)의 합성어로 발레복 무드의 의상과 아이템을 일상에서도 착용하는 스타일을 뜻한다. 이 트렌드는 ‘미우미우’ F/W 컬렉션 런웨이에서 발레 플랫슈즈를 선보이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국내에서는 블랙핑크 제니가 발레코어 스타일링을 본격적으로 유행시켰다. 블랙핑크 월드투어에서 제니 솔로곡인 ‘유앤미’의 무대의상으로 튀튀스커트, 메리제인 슈즈, 레그워머를 착용했으며 나라마다 다른 느낌의 발레코어 룩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이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기존 발레에서 영감받아 시작된 ‘쿠에른’ ‘레페르’ 등과 같은 브랜드들은 신규 유입이 대폭 증가하고 판매량도 2배 이상 상승했다. ‘슈콤마보니’의 메리제인슈즈는 전년 동기대비 440% 이상 매출이 신장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은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발레코어 아이템을 재해석해 뉴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여리여리한 실루엣과 페미니한 무드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Y2K를 한 스푼 얹은 디테일로 관심을 받았다. 랩스커트나 오버 톱과 같은 여성스러운 실루엣에 핫픽스 디테일을 넣거나 과하게 컷오프해 힙하게 발레코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 브랜드 ‘낫유어로즈’ ‘페인오어플레져’ ‘카하라’ 등 이와 같은 독창적인 느낌으로 화제성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발레복 접목 ‘낫유어로즈’ 여리한 핏 인기
플라워웍스(대표 이예지)가 전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낫유어로즈는 블레어 랩스커트, 스퀘어 톱 등 가냘픈 몸매를 더욱 강조하는 아이템으로 주목받아왔다. 룩북도 낫유어로즈 의상을 착용 후 발레 동작을 취하는 모습, 토슈즈 끈을 고쳐 매는 느낌 등 발레코어 느낌을 가득 담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로 7년 차인 브랜드이지만 1~2년 사이 고정고객층이 대폭 증가했으며 트렌드도 맞물려 매출도 5배 가까이 신장했다고. 이예지 플라웍스 대표는 “발레코어 트렌드를 염두에 두고 제작한 의상과 룩북은 아니었다. 새 시즌 룩북 촬영 전날까지도 컬렉션을 쭉 살펴보는데 전체적인 무드가 발레리나 같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기존 낫유어로즈 의상을 좋아하시는 고객도 발레 콘셉트의 룩북을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무드를 녹여냈는데 예상보다 더 큰 반응을 얻은 것 같다. 본격적으로 디자인할 때도 발레 옷과 접목하면 좋을 것 같아 취미로 발레를 배우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낫유어로즈 분위기를 좋아하는 팬덤층이 확대된 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이 의상을 착용할 수 있도록 사이즈를 늘렸다. 최근 중국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어, 해외 진출도 확장할 예정이다.
카하라, 발레리나 백으로 매출 120% 신장
카하라(대표 박혜수)의 카하라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합쳐진 애슬레저 룩으로 ‘럭셔리 애슬레저’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상의와 하의 기본 20만~30만원대로 비교적 고가지만 높은 퀄리티와 디테일로 단단한 팬덤을 구축했으며 객단가는 100만원을 웃돈다. 최근에는 발레코어 트렌드와 맞물려, 브랜드 인지도 및 신규 유입이 대폭 증가했다고.
박혜수 카하라 대표는 “발레코어 트렌드로 카하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고객이 의류 컬렉션 위주로 상하의를 맞춰 구매했다면, 신규 고객은 가방 등 액세서리류 중심으로 카하라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아이템 중 라운드 형태의 더플백인 ‘발레리나백’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레드벨벳 조이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레리나백 착용샷을 여러 번 선보여 화제를 모았고 전년대비 1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해당 제품의 판매 수량을 확대하고 공격적으로 영업할 예정이다.
장미 ~ 금속 디테일 여성복 브랜드에서 계승
가방 외에도 랩톱, 로즈 울 오버 톱 등 장미 디테일, 뉴트럴 한 색감의 의상을 전개해 ‘발레코어 룩’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디테일은 필라테스 브랜드에서 보기에는 생소하고 독특한 요소인데 최신 트렌드에서 영감받은 것이 아닌 전통과 종교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박 대표는 “카하라는 나의 조모 때부터 이어져 온 공방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장인분을 통해 여성의류를 만들어온 공방이었다. 카하라 컬렉션도 공방의 디자인, 제품 철학, 훌륭한 네트워크를 같이 계승했다. 독특해 보이는 디자인은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접근보다 기존 공방에서 만들어온 디자인과 상징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애슬레저 브랜드들과는 달리 매우 전통적이고 상징적인 스타일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모께서는 수십 년간 여성복을 제작하면서 다양한 상징을 활용해 왔다. 장미, 십자가, 금속 등 오랜 시간 여성복에 활용됐던 시대적 상징물로 이것들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자연스레 카하라만의 쿠튀르 요소가 탄생했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카하라는 장인 중심의 생산 라인을 보강하고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재해석을 담은 컬렉션을 이어갈 예정이다.
페인오어플레져, 발레 + Y2K로 힙한 무드를
페인오어플레져(대표 한주희)의 페인오어플레져는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핏과 실루엣을 중점으로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다. 신상이 업데이트되면 바로 품절 되고, 인기 상품일지라도 재입고되지 않는 특징으로 소장성이 높아 1020세대 고객층에게 매번 화제를 모은다. 지난 3월 열린 현대백화점 팝업에서도 입장부터 피팅까지 긴 웨이팅이 이어졌다.
기존에도 셔링 디테일과 시폰 의상에 메리제인 슈즈를 매치해 퇴폐미ㆍ발레 무드를 보여줘 인기를 끌었는데 2023 뉴 시즌에는 발레를 테마로 컬렉션을 발표했다. 라인을 강조하는 톱,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시폰 원피스 등 페미닌한 의상과 연한 핑크와 베이지 등 뉴트럴 컬러를 강조한 의상을 출시한 것. 티셔츠와 가방도 발레 무드를 유지하며 디테일은 Y2K를 접목해 신선한 느낌을 선보였다.
에이브랜즈(대표 김지훈)의 브리티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는 은은한 펄이 느껴지는 새틴 소재로 플랫슈즈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최근 오픈한 락피쉬웨더웨어 성수 스토어에서는 발레코어 트렌드와 맞물려 메리제인 슈즈 판매량도 급증했다고. 패키징도 최근 더스트백을 오간자로 리뉴얼해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져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슈콤마보니, 메리제인 슈즈 매출 440% 상승
이렇게 발레코어 룩이 유행하면서 발레화와 흡사한 메리제인 슈즈도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코오롱인터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슈콤마보니’는 메리제인 슈즈 상품이 동기간 전년대비 440%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메리제인 슈즈 스타일 수와 물량을 늘려 공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작년 6개에서 11개 스타일로 생산을 확대한 것. 펌프스, 스니커즈, 샌들 등을 메리제인 타입으로 구성해 디자인도 다양화했다. 베스트셀러 ‘소프트 메리제인 플랫’의 경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80% 판매율을 달성했다.
론칭 때부터 ‘발레’에 영감을 받은 브랜드들도 발레코어 트렌드로 인해 관련 상품이 2~3배 이상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링크프로젝트(대표 정우성)의 ‘레페르’는 발레를 피트니스웨어와 결합한 의상들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실제 국립발레단과 협업해 영상과 사진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레리나의 피드백을 받아 착용감이나 실루엣을 수정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발레에서 영감받은 브랜드, 신규 유입 늘어
발레리나 사이에서는 레페르가 이미 널리 알려졌다면 최근 트렌드 영향으로 일반인 구매도 크게 늘어났다고. 정민호 레페르 디렉터는 “최근 취미로 발레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유입도 늘어난 것 같다. 실제로 지인 중에도 취미로 발레를 시작했는데 레페르 브랜드 언급을 따로 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발레리나 슈즈로 유명한 더솔라이브러리(대표 강경미)의 ‘쿠에른’도 발레를 취미로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관련 슈즈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 발레리나 라인은 발레에서 영감받아 제작한 디자인이다. 토슈즈를 떠올리게 하는 이 슈즈는 발레코어 룩 코디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캐주얼한 룩에 발레 무드를 한 스푼을 얹고 싶을 때 착용하거나, 샤스커트와 워머를 착용하고 완벽한 룩을 완성하기 위해 착용되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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