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투자 받을 수 있는 사업의 조건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투자 받는 것에 대해 기대를 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투자 유치에 대해 상담을 요청해서 상담을 하다 보면 아주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투자’라는 것의 기본적인 속성에 대한 생각을 나눠 보고자 한다.
투자 받을 수 있는 사업의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가 불가능한 사업인데도 투자를 기대하고 사업을 확장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사업모델이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개인사업모델로 투자 받는 것이 불가능한데 투자를 기대하고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사업의 성격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투자 받을 수 있는 사업모델의 조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투자란 기본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미래 가치가 있는 자산에 대해 자금을 맡기는 행위다. 모든 투자자의 목적과 목표는 미래에 투자한 원금의 최소 2~3배 또는 10배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회수 방법은 상장과 M&A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은 상장이 가능하거나 M&A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산뿐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1) 충분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이어야 한다. 비록 현재 고정자산 투자가 많아도 매출총이익이 높아서 규모가 커질 경우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경우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변동 비율이 매우 높아서 매출총이익률이 낮은 경우는 투자 대상이 되기 어렵다.
매출 총이익률이 매우 낮은데도 투자 유치에 성공한 서비스 플랫폼이 많이 있는데 단언컨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투자 실패 사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2) 지속 성장 가능한 사업이어야 한다. 투자자는 미래 시점의 가치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기에 지속 성장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에는 투자하기 쉽지 않다. 부동산 개발 등 수익성이 좋은 프로젝트성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 투자로는 가능한 모델이다.
이런 단기 투자는 투기에 가깝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일 경우 투자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3) 미래가치가 있는 자산이 있어야 한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자산에 대한 투자다. 자산이란 유형자산으로 부동산 · 상품자산(재고) · 금융 자산 · 기계설비 자산 등과 무형의 인프라나 시스템 자산 · 브랜드 자산 · 네트워크 자산 · 지식 자산 ·기타 신뢰에 기반을 둔 영업권 자산 등이 있다.
투자자들은 사업모델이 아무리 수익성이 좋아도 사업이 개인 한두 명에게 의존도가 높은 사업의 경우 투자를 망설이기가 쉽다. 그 사람이 떠나 버릴 경우 사업 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플랫폼 사업모델은 지속 성장 가능성은 높으나 수익성을 검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수익성이 높은 콘텐츠 사업은 지속 성장 가능성이 관건이다.
콘텐츠 사업의 지속성장 가능한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증거는 브랜딩이다. 패션산업은 수익성이 매우 좋은 콘텐츠 사업이므로 투자 대상으로 매력적이다. 다만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딩에 성공해야 한다. 한때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아 왔던 많은 서비스 플랫폼이 최근 수익모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투자의 신이라고 하는 손정의가 투자한 위워크를 비롯해서 당근마켓, 런드리고, 오늘의집, 마켓컬리 등 수많은 플랫폼 기업이 성장은 하고 있으나 성장 속도만큼 손실 규모가 커져 진퇴양난 속에 있다. 이런 결과를 놓고 최근 투자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다만 패션 기업이 투자 받기 위해서는 브랜딩과 개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을 갖 춰야 할 것이다.
■ 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 2022년 썬더그린 대표
- 2016~2021년 미니소코리아, 꼬끼오 대표
- 2004~2012년 세정, 인디에프, 한섬,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임원
- 2002년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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