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추진력, 패션 이노베이터 <br> 정영훈 l 케이투그룹 대표 & 김훈도 l GBGH 대표
패션마켓에서 함께 일해 보고 싶은 리더를 말할 때 아주 다른 형태지만 늘 한 손에 꼽히는 대표자들, 바로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대표와 김훈도 GBGH 대표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결단력, 일단 정하면 거침없이 달리는 추진력, 파워풀한 성과, 직원 업무 역량을 높여주는 근무 환경 조성, 업무 성과에 따른 확실한 인센티브 등은 두 대표의 강점이자 공통점이다.
두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으면서도 왠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까다로운 인물로도 자주 회자된다. 직원들이 기획한 내용의 결재가 올라가는 과정은 짧고 결정도 빠르게 내리지만 수행 과정과 방법, 결과를 타이트하게 관리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직원들에게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업무 주도권을 주는 대신 명확하게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 때문일 것이다.
늘 마켓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다는 점도 같다. 정영훈 대표는 지난해 ‘K2’ ‘아이더’ ‘다이나핏’ ‘와이드앵글’ ‘피레티’ ‘케이투세이프티’ ‘아이더세이프티’ 등으로 매출 1조3600억원을 달성하고 올해 ‘노르디스크’ 등 신규 브랜드 론칭과 아이더 · 와이드앵글의 해외 진출을 통해 1조4000억 규모로 올라설 계획이다. 등산화에서 시작한 케이투코리아의 기능성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아웃도어, 스포츠, 캠핑, 워크웨어, 안전화 시장까지 영역 확장에 거침없다.
김훈도 대표는 오랫동안 파워풀한 성장을 이끌던 데상트코리아를 떠나 지난해 GBGH(GOOD BRAND GOOD HOUSE)를 세우고 새로운 스포츠 브랜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여성복 브랜드 ‘카테고리나인’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테스트에 나선 것에 이어 작년 말 아머스포츠코리아와 합작법인 운영을 결정했고, 지난 3월에는 자체 스포츠 브랜드 ‘칼렉’을 론칭하며 차근차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패션비즈>는 창간 36주년을 맞아 패션시장에서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실행력 만점 리더 정영훈 대표와 김훈도 대표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3중고(고물가 · 고금리 · 고환율)로 심각한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되는 올해 ‘적당히’ 혹은 ‘멈춤’ 같은 단어를 모를 것 같은 두 파워 리더는 어떤 계획을 갖고 움직일까.<편집자 주>

“패션은 크게 일상복을 타깃으로 한 SPA 시장, 럭셔리 시장, 스포츠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어디에 DNA가 있나’ ‘어디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나’를 생각했을 때 케이투그룹의 영역은 자타공인 스포츠이고, 이 사업의 코어는 기술력에 있다.” 기능성 등산화를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를 시작으로 스포츠와 골프는 물론 라이프스타일과 워크웨어까지 끊임없이 확장하는 케이투그룹의 핵심을 짚는 정영훈 대표의 말이다.
케이투그룹의 모든 브랜드는 기능성과 아웃도어 활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 이 전제가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흐름 속에서도 탄탄한 브랜딩을 전개해 성공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성공한 2세대 아웃도어 전문가, 늘 업계를 놀라게 하는 파워풀한 마케팅과 규모 있는 비즈니스 스타일, 명료한 언변으로 유명한 정 대표는 매년 분명한 목표와 실행 방향을 갖고 빠르고 명확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케이투그룹의 아이콘 그 자체다.
케이투그룹은 지난해 총매출 1조136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투코리아, 아이더, 에프씨지코리아, 다이나핏, 케이투세이프티, 더케이커넥트(자사몰 법인) 등 모두 6개 법인 7개 브랜드에서 거둔 성과다.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1위가 아니지만, 국내 스포츠 · 아웃도어 브랜드 전문기업으로 1조원을 넘긴 것은 케이투그룹이 최초여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 · 아웃도어 전문기업 최초 1조원 달성
올해는 ‘K2’ 4850억원, ‘아이더’ 3100억원, ‘다이나핏’ 2200억원, ‘와이드앵글’과 ‘피레티’로 1300억원, ‘케이투세이프티’ 1255억원, ‘아이더세이프티’ 45억원 달성과 함께 신규 브랜드인 ‘노르디스크’의 합류로 총 1조4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시장은 3중고를 겪고 있으나 목적 구매 소비자의 니즈를 관통한 신규 아이템 개발, 아이더와 와이드앵글의 해외 시장 개척, 노르디스크의 선전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벌써 간절기를 공략하는 K2와 아이더의 아웃도어 셋업물과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등산화 신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여기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워크웨어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안전화 브랜드인 K2세이프티와 아이더세이프티를 활용해 작업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워크웨어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들어간 상황이다.
와이드앵글과 피레티는 소강상태에 들어간 골프웨어 시장에서 브랜드 방향성을 재정립하며 경쟁력과 영향력 재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다이나핏은 파워풀한 퍼포먼스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유스 컬처 상품을 확장하고 매출 신장을 노린다. 특히 기존에 다소 약했던 여성 소비자와 대중을 타깃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확장으로 전반적인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존속’과 ‘성장’에 있다
정 대표식 경영의 시작은 ‘소비자의 변화를 캐치하는 것’부터다. 그는 “내 위치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을 꼭 해야만 하는 자리다. 현재 트렌드가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적으로 유효한 것인지를 판단하고, 노력해서 성공시켰을 때 결과가 어느 정도 사업성을 갖고 있는지 늘 생각한다. 전 직원이 매달려 성공시킨 브랜드의 매출이 400억원인데 이익이 40억원뿐이라면, 이것은 케이투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성격에 맞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어 모두 마케팅 방안에 급급할 때에도 정 대표는 시간을 들여 대응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모두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브랜드’의 존속과 성장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작정 성장이 아닌 브랜드를 통한 성장이기 때문에 각 브랜드 특유의 아이덴티티(캐릭터)와 코어 밸류를 지켜 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니즈 · 비즈니스 환경 등 변화에 민감
이에 따라 케이투그룹은 지속가능한 미래 그리고 아웃도어 활동의 터전인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바탕이 되는 자연을 생각하는 것이 요즘 시대 당연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맞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노르디스크는 이미 50% 이상을 친환경 아이템으로 출시 중이고, 그룹 내 대표 브랜드 K2와 아이더는 2025년까지 친환경 상품 비중을 50% 이상 늘릴 예정이다.
100%가 될지 알 수 없는 시장에서 기능성과 스포츠 · 아웃도어라는 코어에 발을 깊숙하게 딛고 서서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 그 대응 방법에 대한 결정을 빠르게 내려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을 그는 여전히 잘 알고 실행 중이다.

2022년 약 23년 일한 회사에서 사임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4개월 만에 기존 타깃과 전혀 다른 온라인 여성 브랜드와 신개념 골프 용품을 론칭했다. 8개월 만에 글로벌 스포츠 의류 · 용품 기업과 합작 계약을 체결해 국내 사업을 공동 운영하고, 11개월 만에 새로운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무신사스탠다드 스포츠’의 디자인 · 기획과 생산까지 담당한다. 김훈도 GBGH 대표가 불과 1년 만에 보여준 행보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글로벌 시장을 누비던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남다른 추진력으로 데상트코리아의 성장 가도를 이끈 김 대표의 능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공식 론칭한 내셔널 스포츠 브랜드 ‘칼렉’을 필두로 올가을까지 ‘공식’ 론칭을 확정지은 브랜드만 6개다.
칼렉 론칭 전 친환경 골프공 ‘파파이브(FAR5)’와 온라인 여성 캐주얼 ‘카테고리나인’을 전개하면서 온라인 감을 잡은 그는 지난해 말 아머스포츠그룹과 아머스포츠코리아를 공동 운영한다는 합작 계약까지 체결하며 단번에 스포츠 부문의 영향력을 넓혔다. ‘윌슨’ ‘살로몬’ ‘아토믹’ 등이 지닌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상품력에 김 대표의 전개 노하우를 결합해 한국 내 브랜드 성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토종 ‘칼렉’ 큐레이션 스포츠로 글로벌 GO
김 대표가 새로운 시작으로 선택한 브랜드 칼렉은 GBGH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브랜드라고 한다. 그는 “기존 1년 선기획 시스템에서 할 수 없던 온라인 스타일의 ‘반응형’ 비즈니스를 보여줄 것이다. 상품 출시 후 반응에 따라 업데이트하는 테스트 & 리포트, 사용자 중심의 운영으로 기존 브랜드가 하기 어려웠던 일에 과감히 도전할 생각이다. 순수 한국에서 만든, 스포츠 본질에 집중한 글로벌 브랜드, ‘패션계 BTS’ 같은 멋진 브랜드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칼렉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제 사용자가 될 운동 고 관여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VoP(Voice of Professional)‘라는 자체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해 여기서 나온 의견을 기능 설계와 디자인에 반영해 상품을 만든다. 전 분야의 운동 루틴과 스타일, 선호도를 반영한 ‘큐레이션’ 스포츠 브랜드라는 새로운 전개 방식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칼렉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김 대표는 브랜드를 만드는 구성원이 먼저 공감하고, 사용할 소비자가 기획에 동참하고 그것이 그대로 브랜드의 철학과 정책으로 유지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지속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구성원 · 소비자 · 정책으로 지속가능성 실현
파파이브와 칼렉은 이 같은 생각을 잘 구현한 브랜드다. 파파이브는 골프공 리프로덕션 브랜드로 헌 공을 재성형해 새 공으로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 감소를 추구한다. 칼렉은 개개인의 운동 경험과 취향에 맞춰 상품을 기획함으로써 선택 실패로 인한 불필요한 구매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상품력은 기본이다.
신규 사업 초기 무신사를 통해 다양한 중소 브랜드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던 김 대표는 앞으로 무신사와 함께 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발굴 · 육성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특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랜드 빌더’로서 김 대표의 능력을 공유하며 서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이 결정이 ‘한국브랜드패션협회’라는 기구 설립으로 구체화됐고, 김 대표는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패션 브랜드와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영 환경을 개선하며,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집중한다.
‘브랜드 빌더’로 중소 브랜드에 노하우 공유
김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패션기업이 상품만 만들어 잘 팔고 매출을 올리는 게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회사에서 역량을 갈고 닦는 것은 물론 회사가 성장함으로써 직원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과거 그가 데상트에서 ‘멋진 사람 멋진 회사’라는 슬로건을 강조한 것과 결을 같이한다.
그는 “나는 항상 무언가에 도전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새 회사 설립이 1년밖에 안 됐으니 항상 도전자의 마음으로, ’좋은 브랜드를 선보이는 브랜드 하우스’를 목표로 경영에 임할 것이다.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소비자의 인정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을 만들고 정비하는 기본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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