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 백 '푸셀라' 동아시아로 영역 확장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23.02.20 ∙ 조회수 2,699
Copy Link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집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많은 명품 브랜드들조차도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핸드메이드 가방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장인정신으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핸드메이드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브랜드 ‘푸셀라’. 최근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로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산드로 푸셀라 푸셀라 대표에게 한국 진출 계기와 향후 브랜드 방향에 대해 물어봤다.


핸드메이드 백 '푸셀라' 동아시아로 영역 확장 312-Image



Q. 가방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부모님 모두 핸드백을 만드는 아틀리에 장인이셨다. 두 분 다 가방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핸드백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16살이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가방을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됐다. 처음 핸드백 기술을 가르쳐 준 스승은 지금은 고인이 된 ‘에르네스토' 였다. 그분 밑에서 10여 년간 수련하면서 이탈리아 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리고, 1989년 그의 조언과 지원을 받아 직원 1명, 기계공 1명, 총 두 명의 직원과 함께 ‘푸셀라’를 설립했다.

Q. 현재는 몇 명의 장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까?

현재 총 30여명의 장인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함께 하는 장인들은 최소 7~8년 이상 핸드백 기술에 숙련된 장인들로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전통을 이어 나기 위해 전문성 있는 장인을 양성하는 자체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인턴십 제도를 통해 양성된 젊은 장인들은 현재까지 함께 성장하거나, 유명 브랜드 아틀리에로 나아가 명품브랜드의 맥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이탈리아만의 전통과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인턴십 제도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했다.

Q. 회사를 설립한 뒤, 유럽의 주요 패션 하우스와 협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브랜드, 디자이너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까?

지난 30여년동안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품 브랜드는 물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많은 협업을 진행했다. 모든 브랜드가 디자인도 훌륭하고 기술도 뛰어났지만, 베르사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베르사체의 디자이너들은 아틀리에와 소통하는 방식이 탁월했다. 새로운 컬렉션을 진행할 때,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경우가 많으나 베르사체 는 아틀리에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대화를 했고, 무엇보다 함께 좋은 결과물을 내기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 덕분에 우리도 많이 배웠고, 즐겁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Q. 푸셀라를 특별하게 만드는 강점은 무엇입니까?

첨단 기술과 융합된 핸드메이드 기법과 끊임없는 연구, 장인정신이 우리를 다른 브랜드와 구별하는 특징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하나는 전통과 현대기술을 완벽하게 융합하는 시스템이다. 핸드메이드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작은 공방에서 장인들이 손으로 모든 것을 완성해내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푸셀라는 2000년대 이후 전통과 현대의 기술력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생산 전반에 걸쳐 이탈리아 정통 핸드메이드 기술을 고수하되, 정확도와 효율성이 필요한 작업 분야는 현대 기술을 빠르게 이식했다. 두 번째는 '기술 연구’다. 아름다움을 현실로 탄생시키는 기술을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일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하나 꼽자면 우드패턴 기술이다. 대부분의 가방들은 밖에서부터 안으로 만들어지는 반면 우드패턴 기술을 활용해 안에서부터 밖으로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되면 오래 들어도 무너지지 않고 탄력을 유지할 수 있다.

Q. 한국에 진출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한국에 진출하게 된 것은 푸셀라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였다. 현재 푸셀라 코리아의 브랜드 기획자인 재스민을 처음 만났을 때가 2017년이었다. 그녀는 푸셀라 제품에 깊은 인상을 받고 이탈리아로 직접 찾아왔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 시장에 대한 지식이 전무 했기 때문에 그녀의 경험과 노하우를 믿고 나아갔다. 푸셀라 코리아는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연구하고, 모델 및 소재 선택에 도움을 줬다. 우리의 관계는 수년 동안 계속돼 오면서 파트너 이상의 관계를 발전해왔다. 덕분에 푸셀라 브랜드는 아시아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 푸셀라 코리아와의 인연을 통해 국제적인 브랜드로 탈바꿈 시켰으며, 이는 결코 작은 업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은 우리가 이미 진출한 유럽 시장과 매우 다른 점을 감안할 때 재스민과 대표인 조셉은 우리가 다른 이탈리아 브랜드에 비해 분명히 유리한 위치에 있게 해줬다.

Q. 10년 후 푸셀라 브랜드를 어떻게 보십니까? 브랜드에 대한 열망은 무엇입니까?

나는 푸셀라가 시간의 흐름과 비례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원한다. 트렌드의 물결을 타고 몇 년 안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뒤, 허공으로 사라지는 브랜드를 많이 봤다. 나는 그런 폭발성을 믿지 않는다. 브랜드가 어느 지역에서 든 생동감 있게 살아있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고객들에게 점점 더 확신을 주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되기를 바란다.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미래의 안정성은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그런 안정성을 만들기 위해 ‘핸드메이드’와 ‘장인정신’을 고집하며 브랜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패션비즈=이유민 기자]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Related News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