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튼 패션 빅맨들 활약 기대
윌리엄김 김훈도 조준행 이대형 백정흠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3.02.13 ∙ 조회수 8,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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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패션마켓에 깜짝 인사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버버리 · 올세인츠 등 글로벌 패션기업 출신의 윌리엄김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 대표로 합류했으며,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핵심 멤버였던 조준행 대표는 글로벌세아의 계열사인 에스앤에이 수장으로 컴백했다. 코오롱맨으로 잘 알려진 이대형 본부장은 한성에프아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패션사업가로 나선 김훈도 GBGH 대표는 점차 행보가 빨라지며 올들어 다각적인 사업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출신으로 인디에프 CEO를 지낸 백정흠 센트컴퍼니 대표는 지난 1~2년간 향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올해 공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2023년 다시 출발선에 선 이들을 만나봤다.

패션업계 유명 인사 중 한 명인 윌리엄김 대표의 신세계행(行)은 작년 말부터 업계 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버버리 ·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부사장을 지냈고, 올세인츠의 부활을 이끌며 실력도 충분히 검증받았기 때문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이끌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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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김 대표, 패션ㆍ디지털ㆍ글로벌 잡는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콜로라도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주요 이력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CFO(부사장)를,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 · 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지낸 명품 패션 전문가다. 2012년 올세인츠 CEO로 부임하며 더욱 두각을 나타냈다.

올세인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를 맞으면서 2011년에는 법정관리 직전까지 간 회사다. 이때 영국 사모펀드 라이온캐피탈이 올세인츠를 인수하며 상황이 역전됐던 전환점에 영입된 인물이 윌리엄김이다. 당시 그는 올세인츠의 디지털 전환을 진행해 밀레니얼세대와 소통하고, 업무 방식을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등 혁신을 시도해 1년 만에 흑자전환하고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올세인츠가 전 세계 230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면서 ‘윌리엄김’이라는 이름이 글로벌 패션업계에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김 대표는 2019년 삼성전자에 영입돼 무선사업부 마케팅총괄 부사장을 지내면서 갤럭시 마케팅과 온 · 오프비즈니스를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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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전문가 영입, 신세계에서 미션은?

2022년에는 영국의 글로벌 사이클링 의류 브랜드 라파(Rapha)의 CEO를 맡았다. 버버리와 올세인츠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등 디지털경영에 대한 경험도 풍부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합류한 신세계인터내셔날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패션과 코스메틱를 망라하고 수입 비즈니스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 전문가답게 이커머스사업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신규 브랜드의 활발한 도입과 M&A를 통한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신세계백화점부문의 디지털 · 온라인 비즈니스의 역량을 강화하는 디지털 인텔리전스 총괄도 겸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내 디지털 혁신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기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길한 대표는 미래혁신추진단의 대표를 맡았다.

조준행 에스앤에이 대표, 기업 정상궤도로

이번에 신설된 미래혁신추진단은 백화점 부문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다양한 신사업의 혁신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미래혁신추진단을 대표급으로 신설함으로써 기존사업과 미래사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길한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재임 기간에 과감하게 신사업에 도전하고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최대 실적과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준행 대표는 에스앤에이에 합류하며 패션계 컴백을 알렸다. 글로벌세아에서 투자해 키우고 있는 에스앤에이는 현재 ‘존스’ ‘컴젠’ ‘티리버럴’ ‘톨비스트’ 등 4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모두 신규 내지는 성장 단계에 있는 브랜드들로 패션 전문 CEO의 리더십과 방향 설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조 대표와 손잡은 에스앤에이는 올해 패션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과 더불어 더 이상 신생 브랜드에 머물지 않고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플랜을 내세운다. 조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전자공학과와 같은 대학 경영학대학원을 졸업했다.

SK ~ 한섬 부사장까지 성과 + 능력 인정 받아

그는 1987년 SK그룹에 입사해 SK네트웍스 패션본부장까지 지내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SK네트웍스 시절 ‘타미힐피거’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M&A하면서 한섬글로벌과 현대G&F로 회사를 분리할 때 조 대표는 타미힐피거를 전개하는 현대G&F의 CEO를 맡으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조 대표를 주축으로 국내에서 매출 외형을 키운 타미힐피거는 폴로, 라코스테와 함께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빅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그는 사업 추진력이 뛰어나고 영업력과 마케팅력을 두루 갖춘 감각적인 CEO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대표가 이번에 에스앤에이에 합류하며 어떤 경영 행보를 보일지 시선이 집중된다.

이대형 부사장은 한성에프아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3년 만에 패션마켓에 복귀한 이 대표는 백화점 영업 등 그동안 이 회사가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며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에서의 오랜 경력과 ‘23구골프’ 등 골프웨어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커리어가 바탕이 돼 골프웨어 전문기업인 한성에프아이와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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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한성FI 부사장, 3년 만에 컴백

현재 한성에프아이는 ‘테일러메이드골프’ ‘레노마골프’ ‘올포유’ ‘오닐’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SG위카스에서 ‘바쏘’ 등 남성의류 사업부, 코오롱FnC에서는 ‘캠브리지멤버스’ ‘커스텀멜로우’ 등의 사업부 임원을 거치며 남성복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가 2011년 크리스에프앤씨에 합류해 골프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013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6년에는 온워드카시야마코리아 대표를 지내며 23구골프의 론칭을 주도하며 활약했다.

크리스에프앤씨에서는 ‘파리게이츠’를 골프웨어부터 캐주얼까지 다양하게 풀어내며 브랜딩을 강화하는 성과를 냈으며, 온워드카시야마코리아에서는 23구골프를 젊고 액티브한 퍼포먼스 골프웨어로 리론칭하는 데 힘을 쏟으며 역량을 발휘했다. 골프웨어 영역에서 사세를 넓히고 있는 한성에프아이에서는 이 부사장을 통해 프리미엄 마켓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패션사업가로서 새롭게 출발하며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는 인물로는 지난해 3월 데상트코리아 대표직에서 내려와 지비지에이치(GBGH)를 설립한 김훈도 대표가 가장 핫하다. 12년간 데상트코리아를 ‘장기집권’한 그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 시장을 내다보는 예리한 촉 등으로 ‘데상트’를 정상급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그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데상트 성공신화 김훈도 대표 본격 행보

그는 작년 4월 GBGH를 설립하고 곧바로 무신사로부터 전략 투자를 유치해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10월 여성복 ‘카테고리9’를 론칭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에코 골프공 ‘FAR5’를 론칭했고 추가로 다른 브랜드 론칭까지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전문 분야인 스포츠 마켓에서도 파워풀한 행보를 보인다. GBGH가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 아머스포츠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우고 공동 운영하게 된 것이다. 합작법인은 올해 중순 출범할 예정이다. 아머스포츠는 ‘살로몬’ ‘윌슨’ ‘아토믹’ ‘아크테릭스’ 등 총 12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포츠 전문 기업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사업 운영과 유통 노하우를 결합해 아머스포츠 소속 브랜드의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그는 오는 3월 자체 기획한 스포츠 브랜드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홀로서기를 결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각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 나가는 김 대표의 추진력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순간이다.

더불어 백정흠 전 인디에프 대표의 발걸음도 주목된다. 지난 2021년 말 인디에프를 떠나면서 “앞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할 생각이다. 패션이 될 수도 있고, 패션이 아닌 다른 영역일 수도 있다”라는 말을 남겼던 백 대표는 향료 비즈니스로 돌아왔다.

백정흠 센트컴퍼니 대표, 향료 비즈니스 시작

지난해 센트컴퍼니를 설립하고 차근차근 사업을 준비해 온 그는 올해 B2B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탈리아 향료 전문 센트컴퍼니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현지의 시스템 향료를 국내 럭셔리 브랜드와 호텔 등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 대표는 패션업계에서만 34년간 쉼 없이 일했던 인물이다. 1998년 캠브리지로 패션계에 입문해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물산패션부문에 몸담았다. ‘프린시피오’ ‘로가디스’ ‘갤럭시’ ‘갤럭시라이프스타일’ ‘란스미어’ 등 남성복 전문가로서 활약했으며 2008년부터 사업부장을 맡아 이끌었다.

2012년에는 인디에프로 자리를 옮겨 ‘트루젠’ ‘테이트’ 사업부장을 맡았으며 편집숍 ‘바인드’, 주얼리 ‘모스바니’, 온라인 여성복 ‘아위’ 등의 신규 론칭 작업도 진두지휘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3년간 인디에프 대표를 맡아 이끌며 과감한 혁신을 시도했다.

2023년을 힘차게 출발하는 패션업계 빅맨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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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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