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퀸 엔라인,줄로그도 히트
막강한 팬덤 기반, 총매출 1000억 돌파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3.02.15 ∙ 조회수 26,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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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닝구’ 신화로 유명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 1세대 엔라인의 근황은? 난닝구에 이어 ‘줄로그’까지 연달아 히트치며 견실한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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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지하상가 옷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전주 출신의 20대 초반 대학생. 10년 동안 지하상가 옷 가게를 운영하다 연매출 1000억원대 패션기업의 대표가 된 드라마틱한 스토리.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정민 대표는 온라인 1세대 쇼핑몰 ‘난닝구’에 이어 2019 론칭한 두 번째 브랜드 ‘줄로그’까지 연매출 300억원대(2022년)로 성장시키며 오늘날까지도 패션 스타트업의 대표 롤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 오프라인까지 확장하며 쇼핑몰 세대를 이끌어 온 난닝구를 거쳐, 그녀의 취향을 담은 컨템퍼러리 브랜드 줄로그까지 성공시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옷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예쁜 옷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면 된다’는 흔들리지 않는 철학으로 정면 승부한 결과다.

쇼핑몰 & 브랜드 중간 형태로 신선함, 무드 잡아

온라인 쇼핑몰이 활황이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보다 브랜드에 집중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대세를 이뤘지만, 엔라인은 이러한 시류를 그대로 좇지는 않았다. 엔라인의 확고한 철학을 기반으로 쇼핑몰과 브랜드의 중간 형태인 ‘브랜드화된 쇼핑몰’을 운영했다.

줄로그는 일반 쇼핑몰처럼 다른 패션 전문몰에 전혀 유통을 하지 않고, 자사몰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고객을 유입시켜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마진을 타 브랜드 대비해서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50%가량 적게 보기 때문에 다른 중간 유통을 끼고 상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 상품 수도 매일 10개, 일주일에 100개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회전이 빠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패션 브랜드처럼 화려한 외국인 모델을 기용한 브랜드 룩북에 수천만원을 쓰지 않고 일상적이면서도 감도 있는, 이정민 대표가 직접 촬영한 이미지들로 콘텐츠를 만든다. 번지르르한 것에 투자하기 보다 그 비용을 줄여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쇼핑몰의 박리다매 DNA를 그대로 가져간다. 그러면서도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타깃과 줄로그만의 디자인,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무드가 분명하다. 쇼핑몰과 브랜드의 장점만 취해 엔라인만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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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담던 난닝구 이어 40대 여성 공략해 성공

그녀는 “줄로그는 정말 고급스럽고 디테일이 화려하고 남다른, 조금은 유니크한 옷을 원하는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싶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난닝구와 같은 스타일을 입기 어려워졌고, 스스로 진정 입고 싶은 옷을 하고 싶었다. 론칭하자 마자 반응도 쑥쑥 올라와 정말 미친듯이 재밌게 일했다”라고 말했다.

난닝구를 키워낸 그녀의 역량과 온라인 마켓에서 쌓은 자사몰 운영 노하우에 더해, 다시 한 번 진정성을 갈아 넣은 줄로그는 2019년 론칭 첫 해 연매출 60억원, 이후 매 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금도 이 대표는 줄로그에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있으며, 그녀가 직접 상품 하나하나의 디렉팅과 스타일링, 촬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워낙 오래 옷을 판매해봐서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어떻게 어떤 감도로 보여줘야 할지는 자신있게 알 수 있다. 특히 같은 옷이어도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하기에 이 부분은 절대 내가 손을 놓지 않는다. 디자인과 생산, 디테일 작업은 자신보다 뛰어난 전문가들에게 맡겨도 스타일링과 촬영은 내가 직접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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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대부분은 이정민 대표 집에서 직접 촬영

대부분의 촬영 장소는 그녀의 집. 빈티지 무드를 워낙 좋아해 과거 인천에 빈티지 인테리어의 호텔을 운영했을 만큼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다. 한 두 번 자택에서 촬영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결과물이 좋아 그 이후로 꾸준히 그녀의 집 곳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무리 상품이 퀄리티 있게 잘 나와도 센스 있는 스타일링과 감도 있는 컷이 나오지 않으면 결과 차이가 확 갈린다. 이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보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 직접 핸드폰으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이러한 철칙과 기본을 지켰기에, 그녀와 소통해 온 고객들도 그녀의 진정성을 잘 알고 있다. 주로 SNS(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데, 고객이 회사로 커피차를 보내주고 이정민 대표가 갓김치를 VIP들에게 보내줄 정도로 정감 있는 교감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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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구매 2000만원 이상 VIP 고객 1000명 기록

고객들의 구매력도 어마어마하다. 연구매 금액 2000만원이 넘는 VIP 고객이 1000명이 넘으며, 일 년에 1억원어치를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다. 40대가 압도적으로 높고, 줄로그가 매일 신상품이 업데이트 되는 만큼 매일 들어와서 신상품을 확인하는 리얼 팬덤이 두텁다. 이정민 대표는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상으로 직접 상품과 일상을 소개하고, 실제 착용 후기를 공유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소소한 옷 가게 주인에서 시작해 300명이 넘는 패션 중소기업의 대표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열정과 부지런함, 디자인을 할 줄 모르지만 예쁜 걸 볼 줄 아는 안목” 세 가지를 꼽았다.

매일 다양한 신상품을 쏟아내고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부지런함이 필수였다. 아무리 안목이 좋고, 타고난 실력이 있어도 부지런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하거나 성공해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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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에 미쳤던 30대 열정 줄로그로 다시 한번

그리고 그녀는 자타공인 최고의 열정녀다. 그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이 될 정도로 옷에 미친 인생을 살았다. 하루 매출이 10만원이던 반포 지하 상가 가게에서, 자신이 동대문에서 직접 골라 가져온 옷들을 디스플레이해 하루 매출 600만원을 내는 매장으로 만들만큼 도전정신이 있었다.

이 대표는 “밤에 동대문을 돌고 집에 오면 머릿속으로 ‘이 예쁜 옷들을 어떻게 걸어서 어디에 놓을까’ 생각하며 다음날이 오는 게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라고 회상했다. 지하 상가 오픈 시간 오전 10시가 너무 늦다고 느껴질 정도로 가게 오픈이 기다려졌다. 머릿속이 옷과 가게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옷 가게를 운영하면서 불태웠던 열정은 난닝구에 이어 줄로그에서도 다시 불이 붙었다. 인천 사옥에서 5분 거리에 거주하는 이 대표는 줄로그를 론칭하면서 6개월 동안 가까운 집에도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줄로그를 키웠다. 300만원으로 시작한 난닝구를 론칭 2년만에 100억원대로 키워낸 것과 똑같이 줄로그도 론칭 첫 해에 70억, 2년 차에는 두 배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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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공한 두 딸 기대, 지속성장이 목표

줄로그로 제2의 난닝구를 키워낼 생각일까? 이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난닝구로 1000억원을 훌쩍 넘겨보기도 하고, 온라인 마켓에서 17년 동안 활약하며 느낀 건 ‘온라인은 어쨌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출 외형이 매년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기보다 엔라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면서 ‘해왔던 것을 계속 제대로 잘 하는 것’의 중요함을 근래 더 절감하고 있다.

직원들이 사업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면 “잘 되면 좋지만, 지금 만큼만 해도 돼”라고 말하는 요즘이다. 그녀의 바람은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두 딸이 엔라인에서 실력을 쌓아 계속 엔라인을 튼튼한 패션 기업으로 키워가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3대 명문 패션 디자인 스쿨을 모두 합격했던 첫째 딸은 학교를 졸업하고 엔라인에 들어와 난닝구를 맡아 전개하고 있다. 둘째 딸도 올해 학교를 졸업하는 데로 엔라인에서 일을 배울 예정이다.

그녀는 “새벽까지 딸들과 같이 고민하고, 일을 부탁할 수 있는 막역한 동지가 생긴 것 같아 든든한 마음이다.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리더들을 잘 양성해서 내가 없이도 엔라인이 건재하게 운영되는 것이 바람이다. 난닝구와 줄로그가 계속 견실하게 운영되면서 새로운 리더에 따라 새로운 변화와 시도들이 생겼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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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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