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_패션과 IT] 김은희 l 한국오라클 컨설턴트
챗GPT가 패션에 어떻게 사용될까
챗봇은 인간처럼 대화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응답하고 창의적인 글을 쓰고 컴퓨터 코딩까지 할 수 있다. 작년 11월 등장한 Open AI의 ‘챗GPR(CHAT GPT)’는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엿보는 짜릿한 순간을 제공했다. 충격적이었지만 훌륭했다. 이 기술이 패션에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지난해 고객사에 제품에 대한 고객의 소리(VoC)를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 오라클 오픈 서치(Open Search) 검색 서비스를 공급했다. 기존에는 전 세계에서 웹 커뮤니티, SNS의 구매후기, 뉴스 등 하루 45만건(10GB)을 크롤링해서 오라클 엑사 DB에 저장해 사용했었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 후 3년치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할 때, DB에서 ‘Like’ 검색을 하면 문자열을 풀 스캔(Full Scan)해서 데이터를 추출했고 텍스트를 분석했다. ‘SQL 질의’에서 속도 이슈가 발생했기에 고객사는 ‘오픈 서치’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검색하려고 했고, 실제로 0.5초 안에 3년치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성공했다.
오픈 서치는 검색엔진으로 엘라스틱 서치(Elastic search)에서 파생된 오픈소스다. 엘라스틱서치가 AWS의 대가 없는 재판매에 반발해서 라이선스 정책을 유료로 변경하면서 오픈 서치가 생겨났는데, ‘Search War’라 할 정도로 파장이 일었던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오픈 서치는 검색엔진이기에 문자열 검색이 가능하고, 특히 ‘Full-Text(전문)’ 검색이라는 강력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전문 검색이란 모든 문장(Full Text)을 Term(단어)으로 분리해서 인덱스를 해놓고 검색할 때 그 키워드에 꼭 맞는 Term이 포함된 문서를 검색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역인덱싱’인데, ‘아이폰14’를 검색한다면, 문서 안에 아이폰14가 담긴 문서가 실시간으로 나오도록, ‘아이폰14=문서1, 문서2, 문서3… 문서70, 문서100…’ 등으로 Term과 문서위치를 정리해서 갖고 있으면 빨리 검색할 수 있다. ‘역인덱싱’은 책 뒤에서 볼 수 있는 색인과 같은 개념이다.
이러한 오픈 서치 프로젝트에서 검색과 분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고객의 소리(VoC)를 이해하려면 모든 문서를 수집·저장해 놓고 필요시에 검색해서 분석하되 혹시 기계의 힘을 빌리자면, 머신 러닝을 돌려서 수학적인 해결책(선호도)을 얻는 것이었다. 이번에 등장한 챗 GPT는 미리 문서를 학습해 놓은 상태에서 사용자가 입력하는 단어에 맞춰서 검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적합한 해답을 문장으로 만들어 준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챗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오픈 AI가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언어처리기다. 용어에서 유추해 보면, 2017년 구글이 발명한 언어모델 Transformer와 비슷하고, 2021년까지 웹에 올라온 문서를 Pretrained(미리 학습)했고, 딥 러닝을 통해 Generative(생성적으로) 응답을 해주는 채팅 로봇이다. 딥러닝 신경망의 매개변수를 1750억개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인간의 뉴런을 닮았고 GPT 후속 버전은 매개변수 100조개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챗GPT는 개인화가 가능한 언어 생성기다. 따라서 패션에서 사용한다면, 필자가 상상하는 미래에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검색창에 넣으면 비디오 보듯이 묘사한 언어로 설명해 주면서 관련 상품 이미지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 설명을 스스로 생성해 낼 수 있을 텐데, 로봇 기자처럼 상품 콘텐츠로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의 주옥같은 상품 설명을 학습해 훌륭한 상품 설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고객서비스 지원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친절한 상담원의 응답을 모방할 수 있는 챗봇이 돼 빠르고 효율적인 고객 문의와 불만 처리가 가능해지면 인력을 대체해서 패션계에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는 학습을 위한 GPU 가격이나 운용 리소스 가격이 비싸지만, 상용화되는 순간 세상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챗GPT는 최근에 본 가장 경탄을 금할 수 없는 기술의 진보였다.
■ profile
- 현 한국오라클 상무, 컨설턴트
- MIT 로지스틱스, SCM 공학석사
- FIT 패션바잉, 머천다이징 AAS
-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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