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스트리트웨어 ‘팜엔젤스’ 화제
포토그래피 + 패션 결합... 포스트 프레피 룩 기대주
이영지 객원기자 (yj270513@gmail.com)|23.01.01 ∙ 조회수 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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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트리트웨어가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헤론프레스톤’ ‘앰부쉬’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뉴가즈그룹(New Guards Group)이 인수한 밀라노 베이스의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팜엔젤스(Palm Angels)’가 화제다.
럭셔리 스트리트웨어가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밀라노 베이스의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팜엔젤스(Palm Angels)’ 역시 화제다.
지난 2015년 선보인 팜엔젤스는 이탈리아 출신의 브랜드 설립자 프란체스코 라가치(Francesco Ragazzi)가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클레르’에서 10여 년 동안 일하면서 쌓은 패션계 경력을 기반으로, 인생의 절반을 보낸 LA에서 지내며 LA의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녹여 넣은 하이 스트리트웨어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프란체스코 라가치는 몽클레르에 인턴으로 입사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담당하며 아트디렉터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LA를 오가면서 즐겨 찾던 베니스 비치(Venice Beach)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청년들을 피사체로 담곤 했다.
아메리칸 컬처 → 이탈리아식 ‘포스트 프레피’
라가치는 “브루스 웨버처럼 서핑하는 이들을 피사체로 즐겨 담는 사진 작가는 많았지만 스케이트보더들을 피사체로 담는 작가는 많지 않았다. 촬영하면서 이들의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2014년 첫 포토 에세이집 팜엔젤스를 제작하게 됐다”라고 말한다.
‘팜엔젤스’라는 타이틀은 야자수(Palm) 밑에서 보드를 타는 금발에 파란 눈의 천사(Angels) 같은 이들에 반해 만든 이름으로 이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비주얼 이미지를 중시하는 만큼 컬렉션 작업 전 사진집을 먼저 준비하는 그는 여기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다.
패션 사진작가가 꿈이었던 라가치에게 포토그래피와 패션의 연결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는 “포토그래피의 열정이 자연스럽게 진화하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창조하고자 하는 갈망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팜엔젤스는 미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살아온 그가 “아메리칸 컬처를 이탈리아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것이 메인 DNA”라며 “패션이 그런 것처럼 사진 또한 비전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A 스케이트보드 문화 테마 하이 스트리트웨어
낮에는 몽클레르에서 일하고 밤에는 브랜드를 준비해 온 라가치는 론칭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나의 판타지는 좀 더 세련됐다. 스케이터들의 이미지가 그런지(grunge)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탈리안 크리에이터라는 백그라운드를 가진 만큼 클래식한 재킷에 골드 버튼을 어떤 식으로 장식할지를 고민했다.
스케이터에 어울릴 만한 경쾌한 재킷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포스트 프레피(post preppy) 스타일이라 칭할 수 있다”라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리했다.
2015년 1월 바이어를 초청해 첫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성공적으로 눈도장을 받은 팜엔젤스는 같은 해 5월 파리의 유명 콘셉트숍 ‘콜레트’에서 팝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상징인 골드 야자수 스케이트보드 40개를 쇼윈도에 전시하는 파격적인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런던 셀프리지 백화점, 도버 스트리트 마켓, 도쿄의 유나이티드 애로우, 마이애미의 웹스터, 밀라노의 안토니아 등 세계적인 콘셉트 매장에서 팝업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쌓아 갔다. 2017년 1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유니섹스 라인의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컬렉션을 처음 선보이면서 보그와 피가로 등 패션지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비슷한 시기에 오픈한 온라인 숍에서는 스케이트 서브컬처 감성의 트랙슈트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등 떠오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낮엔 몽클레르 아트디렉터, 밤엔 팜엔젤스 준비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무드와 LA의 에너지를 품은 감도 높은 아이템을 고급스러운 소재로 풀어내는 팜엔젤스는 라운지웨어에 반체제적 도전을 불러일으키고, 일반적으로 저가를 선호하는 쇼핑객이 구매하는 품목에 높은 부가가치를 적용한다.
“내 작업에는 항상 대비되는 요소가 있다. 매우 릴랙스한 의상이지만 가장 최고의 방식으로 만든다”라고 라가치는 강조했다. 이런 제품이 바로 트랙슈트다. “트랙슈트는 우리 키 아이템 중 하나다. 트랙슈트는 여러 문화권에서 다른 스타일로 연출되며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단순한 의상이면서도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라며 “쿨한 룩으로 만들어 론칭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라가치는 포스트 프레피 룩에 대해 “미국 동부의 프레피 룩에 이탈리안 재단과 야자수, 대마잎, 스마일리 페이스 등 펀하고 캘리포니아적 요소가 결합된 의상이다. 예를 들면 팜엔젤스의 아이코닉 제품인 골드 버튼 더블 브래스티드 재킷에 일반적인 프레피 룩인 치노나 옥스퍼드 셔츠가 아닌 스마일리 후디와 쿨하게 믹스하는 식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시그니처 아이템? 서브 컬처 감성 ‘트랙슈트’
팜엔젤스는 지난 2019년 1분기 패션 리서치 기관 ‘리스트 인덱스’가 선정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18위를 차지했다. 특히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 트랙슈트는 라가치의 오랜 친구이자 첫 포토 에세이집을 지원한 퍼렐 윌리엄스를 비롯해 빅 숀(Big Sean)이나 플레이보이 카르티(Playboi Carti) 등 힙합 뮤지션들과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즐겨 입는다.
럭셔리 스트리트웨어로 포지셔닝된 만큼 트랙슈트라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남성 라인 기준 클래식 트랙슈트의 가격은 세트가 700유로(약 97만3000원)에서 디자인이 추가되면 900유로대로 올라간다.
평균 가격대는 후드티 500~600유로, 다운재킷 900유로, 티셔츠 200~300유로 등이다. 팜엔젤스 론칭 후에도 2019년까지 몽클레르의 아트디렉터로 일한 라가치는 2021년까지 세 번에 걸쳐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자랑한다.
협업에 대해 그는 “종종 하는 얘기지만 컬렉션을 제작하는 것은 영화를 제작하는 것과 같다. 스토리를 생각하고 누구에게 입힐 것인지, 주인공은 무엇을 하는지 등등 이런 것들이 나에게 매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게 한다”라고 말했다.
몽클레르 · 미쏘니 등 럭셔리 컬래버… 인지도↑
2019년 6월에 선보인 ‘아트 브레이킹’ 타이틀의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은 제프 쿤스 같은 갤러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볼드한 어번 실루엣에 반항적인 펑크 영감으로 메탈릭 나일론 다운 재킷이나 티셔츠에 그라피티 스프레이 페인트를 작업한다. 스터드나 지퍼로 펑크적 감성을 표현하고 콜라주 프린트와 팝아트 올오버 로고백 같은 아이템이 대표적이다.
한편 지난해는 몽클레르 설립 70주년을 기념해 7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마야 재킷을 새롭게 해석하는 협업 컬렉션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매주 순차적으로 선보인 ‘마야 70 컬래버레이션’은 프란체스코 라가치를 비롯해 톰 브라운, 히로시 후지라와, 릭 오웬스,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 지암바티스타 발리, 퍼렐 윌리엄스 등이 함께했다.
2021년 6월 론칭한 ‘팜앤젤스×미쏘니’ 협업 컬렉션은 150피스라는 방대한 모델을 선보이며 럭셔리 ‘미쏘니’는 젊은 감성을 수혈받고 팜엔젤스는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포지션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
프란체스코 라가즈, 가장 쿨한 디자이너로~
시그니처 아이템 트랙슈트를 비롯해 미쏘니의 아이코닉 지그재그 스트라이프 패턴의 지퍼 카디건, 멀티컬러 후디, 티셔츠, 보디콘 드레스, 톱, 스커트, 배기팬츠 등이 따뜻한 정글을 영감으로 한 에스테틱으로 표현됐다. 이와 더불어 버킷햇, 스니커즈, 샌들, 백 등 액세서리로 토털 룩을 완성했다.
“미쏘니는 이탈리안 디자인과 장인적 노하우를 지닌 대표적인 브랜드다”라며 라가치는 “이번 협업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을 표현했다. 나는 미쏘니의 헤리티지를 참고해 두 브랜드의 DNA를 혼합한 릴랙스하고 어번 스피리트의 컬렉션을 풀어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하이엔드 리조트 & 스윔웨어 브랜드 ‘빌보콰(Vilebrequin)’와 전기 자전거 ‘메이트(Mate)’와 협업을 비롯 최근에는 스케이트보드 스니커즈로 전설적인 명성의 반스와 협업을 이어가며 명실공히 대세 브랜드임을 확인했다.
2015년 론칭, 아동복 안경 향수 홈데코 등 ‘속속’
이처럼 팜앤젤스는 다양한 협업뿐만 아니라 2021년에만 아동복, 아이웨어, 향수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2021년 여름 팜엔젤스의 지분 60%를 인수해 대주주가 된 뉴가즈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크게 작용했다.
5월에 론칭한 아동복 컬렉션은 성인 라인의 인기 아이템 트랙슈트을 미니미 사이즈로 선보이며 로고와 동물 모티브를 사용한 티셔츠와 후디 등 경쾌하고 재미난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뉴가즈그룹의 아이웨어 비즈니스를 이끄는 라가치는 5월 27일 아이웨어 컬렉션을 첫 론칭했다.
팜엔젤스 아이웨어 컬렉션은 두 가지 프레임으로 진행됐으며 라이선스 없이 뉴가즈 디자인 워크숍과 크리에이티브 허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 · 제작됐다. 메탈릭 팜엔젤스 로고가 사이드에 강조된 기하학적 형태의 아세테이트 프레임은 유니섹스 스타일로 브랜드의 영감에 어울리는 쿨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데이비드 심스(David Sims)가 포토와 비디오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판매 가격은 200~300유로로 전 세계 100곳 이상의 안경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伊 뉴가즈그룹 지분 60% 인수… 공격적 확장
8월에는 스웨덴의 향수 제조업체 16-69와 협업으로 캘리포니아의 에너지와 스트리트 스타일을 담은 디자인의 3가지 향수 라인을 공개했다.
팜앤젤스는 쿠션, 블랭킷, 캔들 등으로 구성된 데코라인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걸맞은 새로운 콘셉트의 플래그십 매장 오픈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2021년 브랜드의 중요한 시장인 미국 마이애미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고 4개월 후 라스베이거스에 두 개의 매장을 열었다. 이어 작년 6월 유럽 첫 매장으로 밀라노(Via Verri number 4)에 홈데코 라인을 포함한 새로운 콘셉트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오픈했다.
美 · 伊 이어 올해 佛 포함 5~10개 플래그십 오픈
올해 봄에는 프랑스 파리의 럭셔리 쇼핑가 상토노레에 두 개 층으로 구성된 플래그십 매장을 처음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팜엔젤스는 전 세계 200여 개의 멀티 브랜드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 중이며 향후 18개월간 5~10개의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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