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선 l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퍼펙트 스톰 속 지속가능성은?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2.11.01 ∙ 조회수 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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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국회에서는 ‘퍼펙트 스톰 속 무역장벽으로 다가오는 ESG’라는 주제로 포럼을 연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기후위기 등 환경의 역습,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자의 안전과 인권 문제 속에 글로벌 공급망 등이 재편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RE100’을 선언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은 개별적으로 보면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는 기상용어다. 경제계에서는 심각한 세계 경제 위기를 일컫는다.

한마디로 총체적 위기라는 얘기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은 흔히 ‘공급망실사법’으로 불린다. EU 내 특정한 기업뿐 아니라 그 기업에 연결된 납품·협력업체가 인권과 환경 등을 침해했는지를 조사해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하게 하고 그 내용을 공시하기 때문이다.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이 지난 8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중 8명(84.6%)은 국내 섬유패션업체에 ESG 경영 필요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5.8%는 ‘해외업체와 비교해 국내 패션업체의 ESG 경영 수준이 낮다’라고 평가했다. 정작 ESG 경영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한 섬유패션업체는 14.8%에 불과했다.

또한 소비자와 업체 모두 ‘표준화된 섬유패션 ESG 평가 기준 제정’과 ‘지속가능 패션 이니셔티브 출범’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무엇보다 서둘러 해결해야 할 환경보전 문제로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위기 대응(42.5%)’과 ‘미세 섬유·플라스틱 배출에 따른 해양 환경 오염방지(29.1%)’를 꼽았으며 ‘친환경 소재 및 공정개발(16.6%)’이 뒤를 이었다.

한편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와 별개로 700여 개 섬유·패션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서를 발송했는데 조사에 응한 기업은 54곳에 불과했다. 섬유·패션기업이 ESG 경영에 대해 무관심하기보다는 ESG 대비가 절대적으로 부실한 기업의 현실이 감안된 결과다.

또한 자사의 ESG 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섬유패션기업은 환경(59.3%), 사회적 책임(25.9%), 윤리경영(13.0%) 순으로 중점을 두고 ESG 경영을 시행하고 있으나 전문 인력과 정보 지식 부족으로 10곳 중 7곳(72.2%)은 ESG 관련 연간 목표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SG 경영 추진이 어려운 이유로 응답 기업의 36.2%가 ‘표준화된 ESG 평가 기준 부재’를 꼽았다.

이어 ‘사내 ESG 전문가 부족(26.1%)’과 ‘구성원의 ESG 이해 부족(18.8%)’ 등을 이유로 들었다. 섬유패션산업에 특화된 맞춤형 표준 ESG 평가지표 개발이 가장 시급한 과제임이 드러났다. 81.5%가 Sustainable Apparel Coalition, ZDHC, Textile Exchange, Better Cotton Initiative 등의 사례와 같이 지속가능 의제를 발굴하고 실천 방안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지속가능 패션 이니셔티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내에서도 이에 맞춰 다양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계부처와 각 분야 전문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우리나라 기업이 활용 가능한 ‘K-ESG’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역보험공사·한국무역협회·코트라(KOTRA) 등과 함께 ‘수출 중소·중견기업 ESG 지원협의회’를 발족해 중견·중소 기업의 ESG 경영 내재화를 돕는다.

‘ESG 라운드’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ESG는 이제 명실상부하게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잣대가 됐다. 윤리적 요청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 의제로 바뀌는 중이다. 미국의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시나드 회장이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다’를 선언하며 4조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기부한 것처럼 지구가 살아야 기업도 영위될 수 있다.

*퍼펙트스톰 :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 하락과 유가 및 국제 곡물 가격 급등에 물가상승 등이 겹치면서 경제용어로 진화했다. 이 용어는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융거가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베스트셀러 ‘퍼펙트 스톰’에서 출발했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해 유례 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완전한 폭풍’이라 이름 지었다.

■ profile
- 현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 현 기빙플러스 ESG경영 자문위원장
- 전 성남장애인복합사업 ‘더드림스토어’ 마케팅이사
- 전 서울시립대 총동창회보 편집국장
- 전 균형회복자연학교 마케팅실장
- 전 패션비즈 취재부장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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