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APG&Co. 3D디자이너 '김하연'
섬산련, '3D패션디자이너 양성과정' 수료 발판

이광주 객원기자 (nisus@fashionbiz.co.kr)|22.10.20 ∙ 조회수 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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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취업 대상 기업들이 '네카라쿠배당토직야' 라고 한다. 대충 짐작하듯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당근마켓, 토즈, 직방, 야놀자 등 IT 플랫폼 기업임을 알 수 있다. 패션 인더스트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패션디자인이라는 직종은 마치 게임속 캐릭터의 의상디자인 처럼 다가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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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증하듯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이상운, 이하 섬산련)에서 진행하는 '3D패션 버츄얼 의류 디자이너 양성과정' 이라는 교육과정이 한달 남짓 기간 동안 250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데, 이 교육을 받기위해 20~30대 젊은 층들이 줄을 서고 있다. 경쟁률이 평균 7대1 이며, 심지어 재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비 지원으로 이뤄지는 이교육을 수료하는 수강생은 본인이 취업을 희망하면 100% 취업이 이뤄진다. 취업을 한 기업에서도 3D디자인에 대해 디테일한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직장상사들이 거의 없다시피해 비교적 자유롭고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누릴 수 있다.

3D패션디자이너를 선호하는 국내외 기업에는 대형 의류수출입 벤더들도 상당수다. 디자인한 상품을 샘플로 제작해서 항공화물로 샘플을 보내며 오더를 받는 과정까지 투입되는 시간과 경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게 3D패션디자인 이다.

섬산련의 '3D패션 버츄얼 의류 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을 수료하고, 현재 호주의 APG&Co(www.apgandco.com)사에서 3D패션디자이너로 근무중인 김하연 디자이너에게 3D패션디자이너의 세계로 뛰어든 과정과 미래를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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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패션디자인을 배우게 된 계기는 ?

'CLO'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된 것은 대학교 4학년, 벤더 회사의 TD팀에서 실무체험을 할 때였습니다. 한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 많은 샘플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TD팀 과장님께서 'CLO' 를 꼭 배우기를 추천하셨습니다.

마침 다음 학기에 '디지털의류생산설계'라는 수업이 처음 개설 되어 수업을 통해 기본기능들을 배웠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의류 회사의 3D 디자이너는 생소했기에 진로로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서울역 지역 봉제협회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작업지시서를 제작하고 디자인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CLO' 를 사용했고, 직관적으로 패턴과 봉제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와 유용성을 느꼈습니다.

이 후 섬유산업연합회의 3D가상의류디자이너 양성과정을 알게되었고, 체계적인 수업 뿐 아니라 채용까지 연계되는 3D디자이너가 되기위해 지원했습니다.

- 섬산련의 '3D패션 버츄얼 의류 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 과정은 어떠했나?

저는 2019년 10월에 있었던 3기 교육과정을 수강했습니다. 교육 신청을 위해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필요했습니다. 그 동안의 학교생활과 활동들에서 느낀 생산, 디자인 과정에서의 3D의 필요성을 지원동기로 작성했고 관련 수업과 인턴쉽, 디자이너 활동으로부터 의류생산과 봉제에 관한 지식을 갖춘 점을 어필했었습니다.

면접시에는 3D와 테크니컬 디자인에 관련된 포트폴리오를 지참했습니다. 섬유산업연합회 담당자분들뿐 아니라 CLO와 리앤풍 등 기업에서도 면접관으로 오셨습니다. 교육과정 면접으로만 생각하고 편한 옷을 입고 갔었는데 단정한 복장을 갖췄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3D를 하고 싶은 이유 등이었습니다. 이 질문에는 원래 옷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넓은 공간도, 재료도 필요 없고 인형 옷을 만드는 것 같이 재밌다고 대답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TD인턴쉽이 어땠는 지에 대한 영어질문이었습니다.

내용도 정리되지 않았고 갑작스러운 영어에 당황해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교육 이후 연계된 여섯 번의 면접 중 세 번이 모두 영어면접이었기에 영어 질문은 필수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운이 좋게 교육 시작 며칠 전 합격 전화를 받았습니다.

교육과정은 클로버추얼 패션 본사에서 일하시는 CLO 디자이너 분들의 강의가 주였습니다. 프로그램 창 구성부터 툴까지 처음 배우는 사람들도 모두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셨습니다.

여러 디자이너분들께서 돌아가면서 강의를 진행해 주셨기에 각 강사님들만의 방식을 모두 접하고, 노하우 또한 다양하게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기능들을 배우고, 다양한 아이템별로 실습하면서 한달이라는 시간에 프로그램 전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실무를 하면서 계속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리앤풍에서 직접 실무를 하시는 강사님들도 오셨습니다. 현업에서 생산, 영상, 마켓팅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 들으면서 산업에 대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강의 이후에는 포트폴리오 제작과 채용 연계 과정이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디자인부터 제작, 모델과 배경까지 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어 재미있게 작업했습니다.

채용 연계를 위해서, 섬유산업연합회에서 교육을 담당하시는 김정현 팀장님께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잘하는 지 상담도 해주셨고 전문적으로 자기소개서를 봐주시는 분께 첨삭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면접 준비 또한 실무에서 일하시는 분들께서 예상 질문을 주시고, 모의 면접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혼자서 취업을 준비할 때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 지 막막했었는데 교육 이 후 실무 능력과 함께 취업에 한 발 다가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육 직후 저희 기수에 채용연계를 문의한 기업에 지원하였고 아쉽게 그 기업에는 떨어졌지만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하고 직접 면접을 본 것이 다음을 준비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육 이후에도 섬유산업연합회에서 계속 채용연계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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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어떠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현재 저는 SABA 디자인팀에서 'CLO'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SABA는 테일러링과 클래식한 실루엣을 중심으로 모던함과 패션을 동시에 추구하는 브랜드로, 저는 3D를 통해 디자인을 끌어올리고 창의적인 스타일을 도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품평회를 위한 3D 샘플 제작으로, 디자인 스케치를 받으면 저는'CLO' 내에서 패턴을 제작하고, 봉제해 3D DV 샘플을 만듭니다. 연간 4번의 시즌이 있고, 시즌 당 4-6주 내에 60-70개의 아이템을 제작합니다. 3D 품평 이후에는 디자이너와 바이어가 논의한 수정사항들을 3D에 반영합니다. 제품의 360도 뷰를 보면서 저희는 더 창의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원단, 컬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후 3D 패턴을 QA팀에 전달합니다.

QA 팀이 텍팩과 3D 패턴을 공장에 보내면 첫번째 샘플이 만들어집니다. APG&Co는 제품의 퀄리티와 사이즈, 지속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핏 프로세스를 'CLO' 와 함께하며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라이브 모델에서 지적된 패턴의 문제들을 클로에서 수정하면 다음 샘플을 만듭니다. 저는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핏을 보고 수정하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CLO-SET을 통해 모든 마감과, 가먼트 구조를 포함한 3D샘플을 공장에 전달하기 때문에 기술과 의복구성에 있어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수정이 완료된 생산패턴들을 다시 한번 봉제하고 정확한 소재와 단추, 지퍼 등 트림을 적용해서 3D 프로덕트를 완성합니다. 이 3D 샘플은 마케팅 용도로 웹사이트에서 제품 사진을 대체하기도 하고, 아카이빙 용도로 다음 시즌의 디자인 레퍼런스나 블록 패턴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업무는 아니지만, 저희 회사는 3D 사용 분야를 확장할 의지를 갖고 있기에 시간이 날 때 Blender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상 매장을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애니메이션이나 아바타에 대한 시도를 해보면서 3D 활용성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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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업에서 3D디자이너로 근무할 때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

2년이 조금 넘게3D 디자이너로 일했었는데, 이전 회사에서는 생산팀, 현재 회사에서는 디자인팀에 속한 3D 디자이너로 혼자 일을 해왔습니다. 타 직무 직원분들께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고 어떤 방식이 효율적인지 등 3D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할 때 혼자서 의견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업무 자체에서 어려운 점은 3D와 실물의 차이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룩은 비슷하나, 실물을 받아볼 때면 핏이나 사이즈감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패턴, 소재의 물성, 공장의 만듦새 등 여러 원인이 있겠기에 핏 샘플 또한 줄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위해서 더 많은 경험과 의류 구조, 패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현업에서 3D디자이너 근무할 때 어떠한 보람을 느끼는지..?

작게는 매일 하나의 아이템을 완성할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패턴과 3D를 제작하면서 디자인을 아름답게 완성할 수 있고, 가장 먼저 실제로 구현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샘플을 디자이너가 마음에 들어할 때도 있고 디자인을 바꾸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 샘플을 만들기 전 의사결정에 빠르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3D 디자이너만의 보람입니다.

실제샘플을 대체해 샘플의 생산,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을 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이고 있습니다. APG&Co는 샘플과 원단개발, 운송비용에 있어 45% 가량을 감소시켰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3D를 활용해 회사의 프로세스가 변화할 때마다 매우 뿌듯합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을 보기 위해서만 3D를 사용했지만, 몇개의 3D패턴을 실제 샘플로 만든 후, 22S/S시즌부터는 제품 100%가 클로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SABA 홈페이지(https://www.saba.com.au/)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모든 신제품은 클로에서 패턴과 수정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프로세스의 발전으로 APG&Co는 CLO로 부터 가장 혁신적이고 활용성을 높힌 회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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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디자이너 직종에 대한 앞으로 전망은?

3D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3D 디자이너가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회사마다 3D를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분야가 다른데, 그만큼 많은 3D디자이너들이 디자인, 패턴, 생산, TD, 마케팅 등에 3D 기술을 접목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회사에서 디자인을 제작하고 생산에 투입하고, 마케팅용 이미지를 제작하면서 3D로 변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효율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3D 디자이너는 패션의 어떤 분야에서도 일 할 수 있고, 3D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각 분야에서 3D기술은 플러스 알파를 넘어 필수적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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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계획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3D 디자이너는 많은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3D 디자이너로서 전문성은 프로그램 익숙한 것 뿐 아니라 각 분야를 탐험하고 기존의 스킬 또한 배워 3D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패션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디자이너, TD, 패턴메이커 분들과 가까이에서 일할 수 있기에 각 분야에 대해서 배울게 많구나 항상 느끼고 있고 배우는 과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를 배우고 그에 3D를 접목해보면서 저만의 전문성을 갖춘 3D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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