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l 한국오라클 컨설턴트
‘틱톡’ 현상과 럭셔리 3.0 시대의 문화 개척자
쇼핑몰의 시대, 리테일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드레스X, 디센트럴랜드, RTFKT(아티팩트) 등 메타버스까지 가세한 복잡한 리테일 환경 속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쇼핑몰은 분명 쇠퇴하고 있다. 포에버21과 JCPenney가 파산한 데 이어 작년 6월 미국의 몰 개발업체인 WPG사가 파산법 ‘챕터11’을 신청했고, 펜실베이니아 투자사는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NBC 유튜브에 의하면, 미국 내 1100여개의 몰은 A~D급으로 구분되며, 248개의 A급 프리미엄 몰을 제외하고는 2025년까지 몰의 25%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럭셔리 몰 개발사 사이먼그룹도 2020년 말에 갭(GAP)을 상대로 1억700만달러(약 1390억원)의 임차료 미납 소송을 냈다.
그럼 몰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볼 것인가. 블룸버그는 LA의 글로브몰, 뉴저지의 빅 스노몰(실내 스키 리조트 포함), NYC의 브룩필드몰 등 특별함이 있고 10대에게 핫한 몰은 더 잘될 것이라 진단한다. 반면 쇠퇴하는 몰은 아마존의 물류센터가 되기도 하고 학교나 오피스, 운동센터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아예 건물을 부수고 정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조금씩 가닥이 잡혀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장 동력인 10대가 모여 있는 곳은 어디이고 그들은 누구일까. 지난 6월 WWD의 메타버스 포럼에서 한 세션은 ‘틱톡 현상’이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틱톡’이 새로운 브랜드와 신상품을 알릴 때 가장 효과적인 플랫폼이 됐고 소통의 장이 되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재는 애버크롬비와 익스프레스 등이 마케팅팀을 꾸려 활발히 틱톡 문화를 만들고 있고 프라다와 셀린도 틱톡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특별함(exclusivity)’를 통해 10대에게 선망의 보디 이미지를 제시했던 애버크롬비도 고고한 배타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보디 긍정주의(Positivity)’로 선회했으며 포용(inclusion)이라는 기치 아래 ‘틱톡’ 문화 현상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포브스에서 소개한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럭셔리 3.0’이라는 보고서는 젊은 럭셔리 소비층을 프로파일링해 제시한다. 특이한 점은 ‘하입비스트(스트리트 패션 웹매거진)’와 함께 4000명의 럭셔리 소비자를 조사한 결과 적극적인 럭셔리 소비 그룹을 ‘문화 개척자(pioneer)’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들은 IT와 관련된 모든 양상에 얼리 어댑터이며, 다양한 SNS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자유롭게 커뮤니티를 옮겨 다닌다고 한다.
이 문화 개척자들이 원하는 것은 쌍방향으로 브랜드와 교류하는 것, 또 브랜드가 ESG나 지속가능성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조사됐다. 보고서 말미에 문화개척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브랜드가 스스로 커뮤니티를 찾아서 소통하면서 마이크로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소비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패션심리가 만들어진다고 적었다.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3.0’이라는 숫자와 함께 새로운 것이 매우 거세게 밀려오지만, 진부하게도 리테일의 미래인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접목’에는 소비자 커뮤니티와 소통을 통해 원하는 ‘문화’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시의 노래처럼 ‘사진 찍기 위해’ 산다는 젊은 층의 정체성에 도움이 될 만한 ‘문화’는 과연 무엇일까.
■ profile
- 현 한국오라클 상무, 컨설턴트
- MIT 로지스틱스, SCM 공학석사
- FIT 패션바잉, 머천다이징 AAS
-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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