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5대 대기업, 상반기 성적표 '최상'... 하반기는?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22.08.23 ∙ 조회수 2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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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패션부문,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등 패션 5대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최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대부분 하반기에도 수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경기침체와 원부자재 상승 등 여러 악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규 사업과 온라인 비즈니스, 캐시카우 재정비 등을 통해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5대 대기업의 상반기 누계 매출 순으로 보면 삼성물산패션부문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L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순으로 지난해와 변동없는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5대 기업 모두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그 중에서 전년 대비 매출 신장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오롱FnC로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149.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상반기 결산과 하반기 계획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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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신명품 이어 빈폴•구호도 매출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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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물산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은 2분기 매출 515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9890억원, 영업이익은 1040억원으로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 16%, 영업이익은 44% 늘어난 것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최고치(2015년 삼성물산 합병 이후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매출을 주도한 사업은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등 신명품의 판매호조가 컸지만 빈폴, 구호, 에잇세컨즈 등 자체 브랜드의 성장도 탄탄하게 뒷받침됐다. 메종키츠네와 아미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등이 주효해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아미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이 매장을 통해 아미가 추구하는 브랜드 컬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르메르는 시그니처 백인 범백(크루아상백)의 인기 만큼 의류 라인의 판매가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 익스클루시브 라인으로 국내 소비 취향에 대응하는 것으로 컨템퍼러리 마켓을 리딩한다.

빈폴과 구호도 삼성물산패션의 대표 브랜드로서 리프레시 효과를 내고 있다. 빈폴은 올 하반기 브랜드 헤리티지를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제대로 입다' 캠페인을 펼치면서 타임리스 캐주얼 웨어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이다. 구호는 가을 시즌을 겨냥해 골프라인을 정식 론칭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방침이다. 구호 로고 패턴을 접목해 모던하고 여성스러운 필드 룩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LF, 닥스•헤지스 투톱 약진에 리복 론칭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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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대표 오규식, 김상균)는 상반기 누적 매출(연결 기준)이 9750억,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8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32.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만 놓고 보면 매출이 5242억원(+12.6%), 영업이익이 558억원(+9.4%) 실적을 냈다.

LF는 대표 브랜드인 닥스와 헤지스가 공히 리뉴얼에 돌입해 한층 젊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내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투톱 브랜드의 동반 상승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상승 무드로 이끌고 있다. 닥스는 버버리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뤽구아다던(Luc Goidadin)을 총괄 CD로 영입한 이후 영국 클래식 브랜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남성복, 여성복 외에도 골프웨어, 패션잡화 등 닥스의 전 라인이 리프레시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스 역시 2019년 합류한 폴로, 타미힐피거 출신의 김훈 디렉터가 헤지스의 5개 라인(남성복, 여성복, 골프웨어, 패션잡화, 아동복)에 브랜드 헤리티지를 다시 한번 심어주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또 MZ세대를 겨냥한 '히스헤지스'를 새로운 라인으로 선보이고, 기획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와 지속가능패션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하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해나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여세를 몰아가면서 '리복'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마켓에서의 활약과 질스튜어트, 이자벨마랑, 바네사브루노, 알레그리 등 컨템퍼러리 브랜드들의 온•오프 라인 동시 매출 확대 등으로 탄력을 더할 계획이다. 리복의 새로운 한국 파트너가 된 LF는 스포츠 카테고리에 힘을 실으며 매출 확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의류와 신발모두 현재 트렌드에 맞게 재정비해 내년부터는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섬, 랑방블랑•아워레가시 등 신규BIZ 공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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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대표 김민덕)은 올 2분기 매출 3574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16.8%의 신장세를 보였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신장을 올리며 선방했다. 이 회사의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2%, 14.6%씩 증가해 온•오프라인의 고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섬 측은 "1분기에 이어 온•오프라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타임옴므•시스템옴므 등 남성복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며 "하반기에는 신규 브랜드와 코스메틱 사업 등 새롭게 선보이는 사업들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섬은 이번 F/W시즌을 겨냥해 럭셔리 골프웨어 '랑방블랑'과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론칭한다. 랑방블랑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무역센터점, 판교점, 더현대서울 등을 추가해 올 연말까지 오프라인 매장 10개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워레가시는 2005년 출범한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미니멀한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본국인 스웨덴을 비롯해 영국, 독일에 매장이 있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현대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벡화점, 자체편집숍, 온라인(더한섬닷컴)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섬은 내년 초에는 컨템퍼러리 감성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의 남성전문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해외패션사업을 키우겠다고 전한다. 또 지난해 론칭한 프리미엄 코스메틱 '오에라'와 올해 선보인 니치향수 편집숍 '리퀴드퍼퓸바'도 백화점과 면세점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톰보이 등 여성복 12%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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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이길한)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839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46% 각각 증가한 수치다. 2021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며 리오프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2분기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사업 효율화를 통해 이익율이 큰 폭으로 개선되며 처음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1분기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럭셔리와 컨템퍼러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되며 '브루넬로쿠치넬리' '알렉산더왕' '크롬하츠' 같은 고가의 수입 패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갔다.

골프 시장의 성장으로 '제이린드버그'와 신규 브랜드 '필립플레인골프'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자체 패션 브랜드인 '보브' '지컷' '스튜디오톰보이' 등 자체 여성복 매출은 사무실 출근 재개와 외출, 여행 등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 신장했다.

코스메틱 부문은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의 니치 향수를 주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론칭한 자체 화장품 '뽀아레'는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 신장했다. 자주사업부문은 언더웨어, 냉감소재 침구, 파자마 등의 연이은 히트 상품 육성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반기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 3분기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면서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성장시켜 브랜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수입 브랜드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자체 브랜드 육성에 투자해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 지포어~왁 골프웨어 매출 견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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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은 올 상반기 매출 5762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으로 선방했다.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매출 3099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9%, 52.9%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왁, 지포어, 더카트골프 등 골프 브랜드들의 약진과 기존 브랜드들의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호실적을 냈다"며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해 럭키슈에뜨, 시리즈, 쿠론 등 주요 브랜드들이 양호한 성장으로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왁은 프로골퍼 출신의 김윤경 슈퍼트레인 대표를 필두로 올해 미국으로 브랜드 진출을 시작하며 연매출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5월에 론칭한 골프 전문 온라인 플랫폼 더카트골프는 골프웨어 붐 업 현상과 맞물려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론칭한 지포어는 현재 골프 마켓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딩 브랜드로서 약진하고 있다.

코오롱FnC부문은 하반기에도 소비 심리 회복과 안정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에 따른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더불어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오픈한 '이로맨즈'를 남성 컨템퍼러리 조닝의 신규주자로서 키워나가며, 올 초 신설한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를 통해 ESG 경영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CSO는 업사이클링 패션 '래코드'와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에피그램'이 주축이 되고 있다. [패션비즈=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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