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규 l 썬더그린 대표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대응 전략은?
다행스럽게 세계는 코로나19로부터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여전히 전쟁 중이고, 양적 긴축으로 인한 고금리·고유가·고물가 등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예견되면서 경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매우 복잡하고 구조적인 문제라서 치유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기업 측에서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되면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고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반면 고유가와 고임금으로 원가 및 비용이 증가하고 고금리로 금융 비용 또한 증가해 이익은 감소하고 현금 흐름은 대폭 둔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기업은 어떤 기준을 갖고 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결론은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인 고객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결국 사업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고 고객이 만족한다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먼저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객 만족이 최후의 무기일 수밖에 없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멋진 프로그램도 좋지만 직원들의 열정, 정성, 진심이 더 중요하다. 직원들의 이러한 태도는 경영자가 얼마나 진심으로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가에 달려 있다. 고객 경험에 대한 이런 진심을 더해 멤버십 프로그램 등 제도화된 서비스가 개발된다면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 핵심 제품, 핵심 인재, 핵심 채널, 핵심 미디어 등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핵심에 집중한다는 것은 실증적인(Positive)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즉 필요한 것만 하고 나머지는 하지 않는 것이다. 불황이 되면 경영자는 당황한 나머지 이것저것 많은 아이디어를 실행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조직의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자원만 낭비한 채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꼭 필요한 핵심 한두 가지에 열정과 진심을 갖고 집중해서 실행하면 효과적인 성과를 내기가 훨씬 쉽다. 물론 무엇이 핵심인지에 대한 조직적인 논의와 숙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불황기는 역설적으로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불황 초기보다는 불황 말기가 투자하기에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투자할 여력이 준비된 기업만이 이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먼저 투자할 대상 사업은 마진이 좋고, 지속 성장 가능하며, 핵심 팀이 구축된 사업이어야 한다. 불황기엔 거품이 없어서 사업모델의 본질을 테스트하기 좋은 시기이다. 불황기에 테스트하고 호황기에 성장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불황기에는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에도 좋은 시기다. 호황기에는 확보하기 어려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행운이 올 수 있다. 사람은 비용이면서 동시에 투자 대상인 자산이다. 핵심 채널이나 핵심 미디어를 확보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쪽으로는 긴축하면서 동시에 기회에도 문을 열어둬야 한다. 불황이라고 문을 폐쇄해 버리면 기업은 질식해서 수명을 다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풍부한 유동성으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장밋빛 전망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불황은 어느 기업이 고객에게 본원적인 가치를 제공하는지 냉혹한 검증의 시간이 될 것이다.
■ PROFILE
•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경력
• 2019년 꼬끼오 대표(부사장)
• 2016년 미니소코리아 대표
•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장
• 2009년 인디에프 전략기획실장
• 2005년 한섬 경영기획실장
• 2004년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
• 2002년 9월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 전략기획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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