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SPA 골칫거리 반품률, 온라인부터 잡는다
역대급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가벼워져서일까.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엔데믹에 돌입하며 오프라인 의류 수요가 증가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년여간 한파를 맞으며 활성화시켜 놓은 온라인 스토어에서의 투트랙 전략이 적중한 것.
코로나19 기간 목적구매 경향이 크지 않은 SPA 브랜드의 특성상 유동인구가 적어지며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하는 수요가 확연히 줄었다. 이에 '자라' 'H&M' '유니클로' 등 글로벌 SPA 브랜드 수익성이 떨어진 매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스토어로 소비자를 유입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들어 유니클로는 끝없는 하락세를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자라는 온·오프라인 매출을 포함해 국내에서만 4828억 매출을 오리며 전년대비 8.9%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자라의 오프라인 매출은 3697억, 온라인 매출은 1411억으로 조사됐다. 2019년 878억이었던 자라의 온라인 판매 법인 아이티엑스코리아(대표 호세마누엘로마이데라꼴리나)는 2020년 1377억으로 온라인 판매 법인의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자라·H&M·유니클로, 온라인 매출로 실적 회복세
H&M을 필두로 '아르켓' '앤아더스토리즈' 등을 전개하는 에이치앤엠모엣헤네시도 전년대비 12.3% 증가한 29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초 더현대서울에 국내 아르켓 1호 매장은 층 전체에서 매출 톱을 찍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같은해 4월 자사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도 매장을 오픈하며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올해는 국내 걸그룹 있지(ITZY)를 모델로 발탁하고 국내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인다. 2016년 국내 온라인몰을 론칭한 H&M은 2020년 SSG닷컴에 온라인 스토어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그래도 반품률이 높은 SPA 브랜드가 온라인 리테일로 뛰어들며 최대 40~50%까지 반품률이 급증해 온라인 스토어 비중을 늘리는 만큼 반품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빈번한 반품 제품 관리와 비용 등이 새로운 문제점들로 부상했다. 특히 자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환불이나 반품으로 예상되는 환불부채는 기말 기준, 33억으로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SPA 브랜드 특유의 유한 환불 정책에 다수의 아이템을 주문하면서 같은 디자인을 여러 사이즈로 주문해 대부분의 구매 상품을 반품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런 쇼핑 경향은 오프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지만 온라인에서 훨씬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관리 비용이 급상승하면서 SPA 브랜드에서의 순이익을 크게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최대 48% 온라인 반품률, 배송·반품 정책 재정비
이에 자라는 올해 5월부터 온라인 판매 상품의 무료 환불 정책을 철회하는 등 무료 배송, 반품 정책에 칼을 빼들었다. 기존 무료로 이뤄지던 것에서 일반 배송의 경우 3000원(4만9000원 이상 구매시 무료), 구매 다음날 배송은 4000원의 배송료를 부과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3만원을 기준으로 3000원의 기본 배송비와 함께 반품, 환불시에도 3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H&M 역시 마찬가지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다시 가성비 중심의 SPA 브랜드에 청신호가 뜬 만큼 이번 조치가 매출 효율에 있어서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라, H&M, 유니클로의 국내 진출 법인인 인디텍스코리아, 에이치앤엠모에헤네시,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원가율을 1~11%P 낮추며 선방하고 있으며 환불, 반품으로 인한 재고 등 손실 비용도 감소하는 추세다.
한편 글로벌 SPA 브랜드들은 온라인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보다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변화를 꾀한다.[패션비즈=정효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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