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부터 사탕수수까지? 친환경 소재 대세로
착한 친환경 패션은 예쁘지 않다는 편견도 옛날 일이다. 요즘은 환경을 생각하는 것, 환경을 위하는 행동 자체를 '힙(Hip)'한 것이라고 여기는 시대다. 바다에 처치곤란하게 버려져 있는 폐그물을 수거해 만든 재활용 소재로 옷을 만들고, 사과 섬유로 가죽 질감의 원단을 제작해 가방으로 탄생시키고, 사탕수수로 미드솔까지 만들며 지속가능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비와이엔블랙야크(대표 강태선)의 '나우(nau)'는 올 여름 폐그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과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서머 액트 셋업'과 '포틀랜드 스웻' 시리즈를 내놨다. 이중 포틀랜드 스웻은 비와이엔블랙야크의 국내 페트병 자원 순환 기술로 만든 소재를 사용했다. 이 브랜드는 2007년 론칭한 시점부터 지속가능한 공법과 소재, 힙한 디자인을 적용한 상품으로 친환경 철학을 전달하고 있다.
이 두가지 상품 라인을 필두로 나우는 이번 S/S 시즌 친환경 상품을 94%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재배 시 화학 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오가닉 코튼, 옷을 만든 후 필요한 원단만 염색하는 가먼트다잉 등 친환경 소재와 공정을 고집하며 친환경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행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최근 '타미진스’와 함께 타미진스의 티셔츠 재고를 재료로 사용한 ‘래코드 바이 타미진스’를 공개했다. 래코드가 가진 특유의 해체적 디자인을 보다 쉽게 풀어낸 것이 특징으로 티셔츠, 블라우스, 원피스와 같은 여성복 8종과 헤어 액세서리 2종으로 구성했다.
이번 컬렉션은 래코드가 2020년 나이키와 함께 선보인 ‘래코드 바이 나이키’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한 글로벌 브랜드 협업 프로젝트로 패션 재고에 대한 지속 가능 솔루션이 타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비이엔씨(대표 조대영)의 비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는 사과 가죽(?)으로 특히 유명하다. 올 초 선보인 ‘쿼츠백’은 출시 한달 만에 판매가 1만 건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모았는데 이 가방은 잼, 주스 등을 만들고 난 후 버려지는 사과 껍질의 섬유질에서 추출한 순수 펄프를 직조해 만들었다. 일명 마르헨제이의 사과 가죽이다.
사탕수수로 만든 슬리퍼와 플립플랍도 등장했다. 올버즈코리아(대표 조셉 제브 즈윌링거)의 ‘올버즈’가 천연 소재인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든 스위트폼 미드솔을 신발에 적용했다. 상품명은 슈가 슬라이더와 슈가 제퍼2로, 친환경 소재임에도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기능성이 탁월하다. 이 상품에 포함된 스트랩과 패키징 역시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고.
특히 올버즈는 식물성 오일과 천연 고무, 기타 바이오 재료를 원료로 만든 세계 최초 100% 자연 식물성 대체 가죽인 '플랜트 레더'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우 측은 “환경을 위한 행동 자체를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점차 늘어나며 나쁜 것을 조금 덜 나쁘게 만들고, 친환경 상품을 잠깐 만드는 단편적인 차원을 넘어서 패션으로의 디자인은 물론 리사이클링, 비건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며 친환경 패션 시장을 이끌어가는 움직임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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