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라 ‘시마무라’ 부활 비결은?
100% 사입제, 완벽한 재고관리, 매장 소통 시스템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22.04.12 ∙ 조회수 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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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를 의식해 소품종 대량판매 형식을 도입했던 시마무라가 2018 ~ 2019년 참패를 경험하고
전략을 바꾸면서 2020 ~ 2021년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항상 매장을 신선하게 유지한다는 원점 회복 정책의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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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불황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교외 외곽 중심으로 매장을 전개하는 의류 체인점 시마무라가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 2월기(2020년 3월 ~ 2021년 2월) 연결 결산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한 5426억엔(약 5조644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5.4% 증가한 380억엔(약 3954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 3~8월 상반기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상향 조정한 2022년 2월기 목표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상품·판매 개혁과 시스템 정비를 통해 성과를 발휘한 시마무라의 최근 전략과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시마무라는 지난 2018~2019년(2019년, 2020년 2월기 결산 실적) 2년 연속 참패했다. 스타일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한 가지 스타일을 대량으로 파는 ‘유니클로’ 방식을 도입한 결과였다. 즉 잘나가고 있는 유니클로를 의식해 유니클로와 같은 방식을 따라 했으나 시마무라와는 맞지 않은 전략이었던 것.

임원인 다카하시는 “한 가지 스타일을 대량으로 파는 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우리에게 맞는 방식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대량으로 만들면 재고가 쌓이고 결국 세일 중심으로 판매하게 돼 악순환이 계속된다. 매주 전단을 배포하고 특별 가격으로 팔아도 좋은 결과는 없었다”라고 뼈아픈 실패를 인정했다.

보물찾기 하는 것 같은 매장 콘셉트로 재정비

시마무라는 유니클로 방식과는 달리 풍부한 아이템 수와 넓은 매장에서 재미있는 옷을 발견하는 것이 장점인 브랜드다. 마치 창고에서 보물찾기 하는 식의 감각을 중시하는 브랜드인데 브랜드의 정체성이 흐트러진 셈이다. 항상 매장을 신선하게 유지한다는 원점 회복 정책으로 바꾼 결과 매출이 되살아났다.

주로 잘 팔린 아이템은 PB(Private Brand)다. 시마무라에서는 PB를 JB(Joint Development Brand)라고 부르는데, 서플라이어와 공동으로 개발한 상품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시마무라의 디렉션을 거쳐 서플라이어가 제공한 다수의 샘플 중에서 시마무라의 바이어가 상품을 고른다.

JB 재정립을 위해 연령과 테이스트 포지셔닝 맵을 새롭게 구성했다. 또한 침구 및 카펫 같은 인테리어 용품이나 구두와 가방 아이템까지 JB를 확장했다. 그 결과 2021년 3~8월 인테리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8% 증가했고 구두는 23.3%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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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라이어와 공동 개발 형태 JB 대폭 확대

시마무라가 원하는 콘셉트에 맞게 상품을 제안받을 수 있도록 기획 회사와 상품부가 직접 만나는 서플라이어 설명회도 다시 실시했다. 이곳에서 다음 시즌 경향이나 히트 상품, SNS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서플라이어 업체가 샘플을 만든다.

특히 JB와 같이 트렌드성이나 화제성을 중시하는 경우 인기 인플루언서를 기용해 내부에서 전개하거나, ‘귀멸의 칼날’ 같은 빅 히트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을 거래처와 컬래버 형태로 강화해 왔다. 인플루언서나 캐릭터 상품은 초기에 대량 투입하지 않고, 여름에는 오키나와 같은 매장에서 먼저 발매하고 반응을 본 후에 팔리면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 시즌에 상품을 모두 팔 수 있게 됐다. 궁극적으로 생산원가 비율은 낮아지고 재고 회전율은 높아져 계속 매장에서 신상품이 투입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여성 의류(란제리 포함×)의 60% 이상은 단기 생산이 차지하는데, 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9.3%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실시간 반영한 상품이 즉각 반응을 얻었다는 의미다. 작년 9~11월도 날씨가 따뜻해 판매 하락 위험이 있었으나, 빠른 JB 피드백과 인플루언서 협업으로 리스크를 대폭 줄이며 기존점 매출은 전년 실적을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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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30개 가동, 표준 매장 1200㎡로 확장

2021년은 코로나19 제5 대유행이 있었지만 비교적 순조로웠다. 2020년 봄 처음 긴급사태 선언 시 대부분의 패션기업은 영업을 할 수 없었지만 시마무라는 생활 필수품 영역으로 영업을 계속한 것도 행운이었다. 대형 SC가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을 때도 재구매 고객이 계속 찾아왔다. 가격을 내려도 필요한 상품만 사는 고객이 대부분이었으며 세일기간에도 팔리지 않으면 재고관리를 철저히 했다.

시마무라는 현재 14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본 인구 동태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한 매장 수는 1500개 매장을 최대로 본다. 이 분석 결과로 시마무라와 같은 회사에서 전개하는 타 업태를 포함해 매장 수를 늘린다. 같은 계열의 3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아벨’과 ‘버스데이’도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며, 올 8~9월에 새로운 형태의 매장 1호점도 오픈한다.

이후 10년 정도 5개 업태를 온라인에서 전개할 브랜드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인구감소가 가속화하고 있어 시마무라 매장을 재배치할 계획이며 지금까지 평균 매장 면적을 1000㎡에서 1200㎡로 대형화할 계획이다.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카테고리도 점차 키울 생각이다.

시기상 아주 늦었지만 2020년 10월 1일 자체 온라인 사이트를 오픈했다. 사이트 구축은 외부 시스템 회사에 맡기고 팀원 2명을 포함해 총 6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13명의 정사원이 온라인 사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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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핵심인 물류 위해 전국 매장 활용

기계 설비 등 온라인 핸들링을 위해 10억엔을 투자해 증설한 온라인 센터는 시마무라의 상품 센터와 연계된 곳이다. 서플라이어부터 납품까지 자동화해 매장용과 온라인용으로 상품을 나누는 방식이다. 온라인스토어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상품을 받는 경우 자사 물류망을 사용해 해당 매장으로 배송하고, 개인 고객에게 배송할 경우는 택배 업체에 위탁한다.

시마무라는 전국구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받는 경우 배송료는 무료다. 또한 매장에서 받는 경우 현장 결제도 가능하다. 온라인스토어에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받는 경우와 고객이 직접 받는 배송 비율을 7:3 정도로 생각했지만 실제 9:1로 나타났다. 생각 이상으로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결제하는 고객이 많았다. 이는 매장 집객으로 직결된다. 시마무라를 포함해 총 2200개의 계열사 매장을 갖고 있다 보니 매장에서 받는 경우 덩달아 다른 상품도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 매출 상승효과도 크다.

이런 방식을 로코스트(Low Cost) 온라인 방식이라고 하는데 기존 물류망과 함께 온라인 상품도 운영한다는 의미다. 전국적인 물류망을 활용해 연결된 시스템으로 상품을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시마무라로서는 큰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구별한 MD 정책 ‘적중’

시마무라가 매장에서 취급하는 아이템 수는 2만~3만SKU다. 반면 온라인스토어 아이템 수는 3000~4000개다. 온라인 아이템 수를 제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장 전달 방식 및 조조타운 매출을 예측하고 팔릴 상품만을 집약해 전개하기 위함이다. 이커머스 특성에 맞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 일부러 모든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타기팅해서 전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상품 비중도 최대 20% 정도로 전개한다. 인스타그래머 등 인플루언서와 함께 기획한 상품이나 캐릭터 상품과 XS · 8L 사이즈 같은 모든 매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사이즈의 상품이나 매장에 별로 없는 독특한 컬러 상품 등 매장에 없는 재고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개한다. 상품 변화도 빈번하게 진행한다. 상품 회전은 1주일에 50개 아이템 정도 소개하는데, 매일매일 체크해서 어떤 신상품이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어 고객을 유도한다.

전국 매장 간 소통 강화를 위해 시마무라는 전국 매장에 일괄적으로 발신 가능한 제안형 시스템 ‘시마네비’를 2020년 9월에 개발 · 도입했다. 곧바로 시마네비앱을 설치한 아이패드를 전국 매장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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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소통 시스템 ‘시마네비’로 실적 개선도

매장에서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아이패드로 상품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해 매장에서 작성한 포인트와 함께 시마네비 시스템에 업로드한다. 이때 각 매장 직원이 확인한 후 매장의 점장이나 상사가 코멘트해 ‘좋아요’를 누르고 평가가 높은 제안은 모든 매장에 발신해 채택된 방식을 표준화한다. 시마네비 시스템을 운영한 이후에 매장에서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전국 매장에서 집적 업로드할 수 있어서 2~3개월 만에 수만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한 예로 시마네비를 도입한 130개 매장은 아버지의 날 파자마를 어떻게 진열할 것인지 개선책을 공유한 후 실제 매장에서 한 달 만에 약 100건의 제안이 올라왔다. 피드백 후 남성 파자마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19.5% 상승했다.

직접 상사가 평가하기보다 매출이라는 결과가 반영돼 종업원에게 동기부여도 된다. ‘좋아요’라는 코멘트 평가는 매장끼리 좋은 자극이 됐다. 이렇게 상승 효과가 생겨 향후 좋은 제안을 한 매장은 표창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고, 지속적으로 기능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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