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세일 지고, D2C 뉴 플랫폼 떴다
비홀드, 더예스, NJAL, 네이버후드굿즈…
백주용 해외통신원 (bgnoyuj@gmail.com)
22.03.04 ∙ 조회수 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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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나타난 여러 변화 중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네타포르테, 육스 등은 홀세일 비중을 절반으로 줄여 창고에 쌓아두는 재고를 최소화하는 계획을 밝혔다. 삭스닷컴과 허드슨 베이는 이미 홀세일 대신 브랜드 입점 형태의 플랫폼 모델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이런 선택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재고 사입 비용과 판매 부담은 덜면서 브랜드 입점을 통해 추가 지출 없이 더 많은 스타일을 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입점 브랜드가 직접 제품 관리와 배송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판매 금액의 일정 수수료는 플랫폼의 몫이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불가능해졌고 모든 패션 이벤트가 중단돼 모든 바잉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비대면으로 이어갔지만 당장 손에 쥐고 있는 재고 처리가 문제였고, 다음 시즌 신상품을 더 들여오는 일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코로나 속 홀세일 바잉? 6개월 선 예측 불확실
중간 리테일러가 무너지자 브랜드는 D2C 모델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플랫폼을 택했다. 플랫폼은 홀세일을 생략해 자유롭게 브랜드 유치가 가능하고, 브랜드가 가격 책정 및 재고 관리에 100% 권한을 갖는다. 때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홀세일 조건도 피할 수 있다.
실제로 힘 있는 리테일러는 촉박하게 딜리버리를 요구하고 제품이 조금이라도 늦어 판매가 지연되면 고액의 페널티를 부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무리한 할인과 환불 형태도 있다.
경쟁 리테일러와 차별화하기 위해 한정판 디자인도 요구한다. 브랜드 측에서는 이러한 홀세일의 문제점을 생략하는 플랫폼 유통 방식이 신속하고 자유롭고 경제적이라고 볼 수 있다.
D2C 중요도↑, 홀세일 건너뛰고 플랫폼으로
3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문을 닫은 매장과 갈 곳을 잃은 패션 업계 전체가 휘청일 동안 파페치와 잘란도 등 온라인 플랫폼은 오히려 호황을 맞았다.
그렇다고 해서 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사라질까? 그것은 분명히 아니다. 매장은 패션 트렌드의 최전방에 선 바이어들이 고른 상품으로 가득 채워지며 감각 있는 에디토리얼과 스타일링을 통해 특유의 감성과 감동을 전한다.
플랫폼 역시 기본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와 좋은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무작위로 선정한 브랜드보다는 올바른 큐레이션, 지속적인 UI 업데이트, 새로운 콘텐츠 생산, 할인 제공 등을 통해 고객을 유지하고 입점 브랜드에 더 나은 조건과 혜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새롭게 부상한 패션 플랫폼 4곳을 소개한다.
비홀드(Behold)
매주 개인 맞춤 스타일링 10가지 제공
노드스트롬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테리 보일(Terry Boyle)이 2020년 ‘비홀드(Behold)’를 과감하게 론칭했다. 과거 바니스 뉴욕(Barneys New York)의 두 디렉터 토모코 오구라(Tomoko Ogura)와 줄리 길하트(Julie Gilhart)를 스카우트했다. 인공지능 위에 전문 인력을 더해 패션 리테일러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것이다.
비홀드의 목표는 고객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다. “검정 바지 한 벌을 사더라도 온라인에는 수만 가지 옵션이 존재한다. 많은 선택지는 심리학적으로도 흥미와 사기를 저하시킨다”라고 말하며 비홀드는 고객의 데이터에 기반해 가장 완벽한 제품을 추천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단일 제품보다는 이들을 종합해 전체 룩을 완성해 스타일링 문제까지 해결한다. 100% 개인 맞춤 룩 10가지가 매주 제공된다. 테리 보일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패션 유통 시스템의 허점이 바로 드러났다. 그동안 업계는 리테일러 중심으로 돌아갔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중심이 되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더예스(The Yes)
표준 사이즈 DB 구축, 사이즈 실패율 0%
신규 플랫폼 ‘더예스(The Yes)’ 역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서비스를 론칭했다. 노드스트롬, 어반 아웃피터스, 세포라 등 유명 회사를 거쳐 스티치픽스(미국의 의류 구독 서비스. AI를 통해 고객의 취향을 완벽히 맞힌다.)*의 마케팅을 총괄한 줄리 본스틴(Julie Bornstein)이 회사를 설립했다. 스티치픽스를 성공으로 이끈 주역 중 한 명으로 AI 알고리즘 마케팅 전문가다.
더 예스는 패션은 ‘경험’이라고 강조하며 유저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커뮤니티 구축에 힘쓴다. 신규 회원이 신체 사이즈, 선호 브랜드, 예산 등 기본 정보를 제출하면 제품 이미지를 전달받는다. 상품을 보고 맘에 들면 ‘예스’, 아니면 ‘노’로 대답해 마치 이상형 월드컵처럼 게임을 이어 간다. 마지막에는 취향에 가장 근접한 아이템에 도달한다. 패션 월드컵의 결과를 앱상의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 예스는 전문 피팅 기술자를 고용하고 모든 입점 브랜드와 연계해 더 예스만의 표준 사이즈 데이터를 구축했고 이를 다시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게 적용해 사이즈 실패율이 0%에 가깝다. AI 외에도 실제 사람의 능력도 중요하다며 모다 오퍼란디와 마리끌레르의 패션 디렉터를 역임했던 테일러 토마시 힐(Taylor Tomasi Hill)에게 콘텐츠와 에디토리얼 발행과 입점 브랜드를 선별을 맡긴다. 더 예스에는 발렌시아가와 구찌 포함 약 20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낫저스트어레이블(NJAL)
디자인 집중, 신인 디자이너 발굴 지원
2008년 시작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낫 저스트 어 레이블(Not Just a Label 이하 NJAL)’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D2C 체제로 유연하게 대처했다. 입점 디자이너의 ‘성장’에 가장 포커스를 둔 플랫폼으로 팬데믹 초기에는 신규 디자이너에게 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NJAL의 첫 시작은 패션스쿨 재학생과 졸업생이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였다. 다미르 도마(Damir Doma)와 마리 카트란주(Mary Katrantzou) 등 이제는 세계적 디자이너가 된 인물이 거쳐 갔고, 현재 4만명 이상의 글로벌 디자이너가 모여 있다.
NJAL은 소속 디자이너를 스타일리스트, 에디터, 패션 바이어, VIP 고객 등에게 소개했는데 현재 새로운 웹스토어를 통해 개인 소비자도 구매가 가능해졌다. 디자이너를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 ‘NJAL+’도 론칭했다. 자원이 부족한 신인 디자이너에게 실력이 검증된 패턴사와 공장을 연결해 주고 로지스틱스 등 디자인 외의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기타 업무를 지원한다. 스테판 시젤(Stefan Siegel) 사장은 “NJAL은 하나의 새로운 트레이드쇼이자 쇼룸 그 자체로서 다가올 패션업계 미래의 솔루션이다”라고 강조한다.
네이버후드굿즈(Neighborhood Goods)
빠른 회전율과 다양한 스타일로 승부
2017년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후드굿즈(Neighborhood Goods)’는 ‘새로운 형태의 백화점’으로 불린다. 텍사스 주 플라노 지역에서 첫 매장을 시작으로 텍사스 오스틴과 뉴욕 첼시 등 총 3곳으로 늘어났다. 매장당 75개에서 100여개의 브랜드가 돌아가며 입점하고 넓은 매장 안에는 힙한 레스토랑과 와인 바, 스낵 바까지 들어섰다. 창업자 맷 알렉산더(Matt Alexander)는 “온라인 시대에도 매장 경험은 값진 것이다”라며 브랜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점 자리를 내줘 소비자를 만나볼 기회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시험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성공을 한다면 고객을 다시 만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상품의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매장을 다시 방문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더 많은 브랜드, 더 많은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한다. 네이버후드 굿즈는 코로나19 초기 큰 피해를 본 브랜드에 무료로 공간을 내줬고 준비된 온라인스토어는 매출이 약 1000% 증가하며 크게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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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용 해외통신원 bgnoyu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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