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수프림 키스(Kith) 뉴욕 컬처 이끈다
뉴욕 컬트 스니커즈 → 스트리트웨어로 진화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2.02.17 ∙ 조회수 9,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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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스트리트 브랜드로 모습을 갖춘 ‘키스’가 앞으로 10년을 성장의 시기로 잡고 여성의류와 프라이빗 브랜드 컬래버 콘텐츠를 적극 강화한다.


키스는 현재 빠르게 부상 중인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스트리트 스타일 리테일러다. 2011년 미국 브루클린에서 46.2㎡(17평) 규모의 작은 편집매장으로 시작해서 현재 뉴욕의 스트리트 컬처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저스틴 비버나 벨라 하디드 같은 패셔니스타 셀러브리티가 입는 쿨한 스트리트웨어로 자리 잡았으며, 23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갖는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몇 년 전부터는 뉴욕패션위크(이하 NYFW)에서 컬렉션을 발표하고 나이키부터 베르사체까지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여러 브랜드가 파트너십을 원하는 에지한 브랜드 이미지를 과시했다.

또한 2020년 BMW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1억원이 넘는 M4 승용차 150대가 하루 만에 품절되는 등 판매력도 막강하다. 키스는 현재 가장 주목할 만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서 창립 10년을 지나면서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로니 파이그, 10여년 리테일 현장 경험 토대 론칭

키스의 창립자 로니 파이그(Ronnie Fieg)는 키스 매장을 오픈하기 훨씬 이전부터 뉴욕의 스니커즈 문화를 이끌었던 유명한 인물이다. 개인 인스타그램(@ronniefieg) 계정의 팔로어가 90만명에 이를 정도로 스트리트웨어와 스니커즈 부문에서 명성이 높다. 특히 나이에 비해서 경력이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세 때인 1990년대 초반부터 친척이 소유한 당시 인기 절정의 뉴욕 스니커즈 편집매장 ‘David Z’에서 일을 시작한 파이그는 20대 후반에 헤드 바이어가 됐으며, 28세 때인 2011년 자신의 매장인 키스를 오픈했다.

10여 년간의 스니커즈 리테일 현장 경험은 파이그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제이지나 디디 같은 최고의 셀러브리티 고객과 친분을 맺었을 뿐 아니라 스니커즈 및 스트리트웨어 비즈니스 부문에서 인맥을 개발하고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됐다. 특히 2007년 아식스와의 컬래버레이션은 그가 소위 ‘스니커즈 전문가’로 떠오르는 시발점이 됐다. 당시 단종됐던 젤라이트(GEL-Lyte 3) 모델을 과감한 컬러로 업데이트한 파이그의 디자인과 컬래버레이션은 매우 대담한 시도였으나 월스트리트저널에 기사가 실리면서 800켤레의 스니커즈는 하루 만에 품절되는 신화를 만들었다.

인기 있는 브랜드가 아니었던 아식스를 한 번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쿨한 브랜드의 위상으로 올려놓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 후 이러한 파이그의 ‘매직터치’를 원하는 팀버랜드와 아디다스 등 다른 여러 브랜드에서 디자인 파트너십 제안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스니커즈 편집매장에서 토털 브랜드로 성장

스니커즈 부문에서 파워풀한 인물로 부상한 파이그는 2011년 자신의 독립벤처인 키스를 론칭했다. 뉴욕 편집숍 ‘에이트리움’ 오너인 샘벤 아브라햄과 손잡고 아디다스, 나이키, 팀버랜드, 푸마 등 다양한 스니커즈 브랜드를 판매하는 편집숍을 시작했다.

론칭 이듬해부터는 의류 라인을 소개했고 이후 인하우스 상품 레인지는 하이퀄리티의 ‘베이직스’와 프리미엄 스트리트웨어 라인인 ‘키스 클래식스(Kith Classics)’로 발전했다. 이러한 키스의 인하우스 의류 브랜드는 남성, 여성, 아동복으로 확장됐고 잡화 등 카테고리를 늘리면서 키스가 브랜드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2017년부터 NYFW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브랜드로서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디즈니, 몽클레르, 챔피온, 오프화이트, 타미힐피거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캣워크에서 보여주는 ‘키스 에어(Kith Air)’ 컬렉션은 국제적인 패션위크에서 브랜드 간 컬래버레이션 시도가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오프라인 매장에 ‘키스 트릿’ 등 경험 공간 구성

‘친구와 가족’이라는 의미의 스코틀랜드어인 ‘키스 앤 킨(kith and kin)’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처럼 키스에는 공동체의 정서가 있다. 파이그는 키스 커뮤니티에서 구성원들이 특별한 무엇의 일부라고 느끼기를 원하며 종업원과 고객 등 모든 사람을 가족처럼 대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러한 그의 접근은 키스 마니아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

처음부터 파이그는 키스 커뮤니티에서 포용적이고 환영받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특히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사람들이 매장에 와서 어울리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장려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아이디어가 바로 ‘키스 트릿(Kith Treat)’이다. 2015년에 론칭한 시리얼 바(cereal bar)인 키스 트릿은 인스토어 카페 형식으로 매장 내에서 시리얼과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데, 현재 24개 종류의 시리얼과 25개 토핑을 제공한다.

키스 트릿은 일상적으로 보는 리테일 공간 이상의 매장을 만들겠다는 파이그의 의도를 반영하며 일종의 엔트리 레벨 상품과 같은 기능을 한다. 젊은 고객이 매장에 와서 상품을 구경하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키스의 경험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된다. 현재 총 5개의 숍인숍 키스 트릿이 있으며, 도쿄에는 키스 트릿의 독립매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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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마크, 아식스 등 활발한 컬래버레이션

끊임없이 제공하는 컬래버레이션은 키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나이키 · 아디다스 · 푸마 · 뉴발란스 · 아식스 등 스포츠 브랜드부터 팀버랜드와 컬럼비아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 클락스 · 레드윙 등의 헤리티지 브랜드와도 협업을 진행했다. 또한 리바이스, 타미힐피거, 베르사체 등 패션 브랜드를 넘어 심지어 코카콜라와 BMW까지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운영한다.

키스가 인기 있는 컬래버레이션 파트너로 떠오른 것은 키스와 파이그가 브랜드에 새로운 영감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키스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것은 즉각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에지함을 부여하는 동시에 젊고 쿨한 키스의 Z세대 고객에게 노출되는 효과를 얻는다. 키스는 대신 고객에게 유니크한 한정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파트너십의 과정에서 브랜드들은 키스의 요구나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나이키는 15년간 판매하지 않던 에어포스1(Air Force 1) 모델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2019년 베르사체는 최초로 메두사 헤드 로고를 다른 브랜드가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2020년 캘빈클라인 역시 처음으로 캘빈클라인 로고와 키스(다른 브랜드) 로고를 나란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브랜드들의 키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즉시 품절되는 한정판 드롭 통해 상품 공개

키스 역시 주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처럼 드롭(drop)으로 상품을 발매한다. 컬래버레이션 레인지는 비정기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 새로운 드롭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키스(@kith)나 로니파이그(@ronniefieg)의 인스타그램을 팔로해야 한다. 또한 매주 월요일(Kith Monday Program)에는 미니 드롭컬렉션을 온 ·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데, 이는 스트리트웨어 팬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하다.

고객들이 월요일 드롭을 사기 위해서 전날 밤부터 오프닝(월요일 8시)까지 줄을 서기 때문이다. 텐트를 치기도 해서 지역주민이 구청에 불평을 제기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온라인(월요일 11시 오픈)으로도 판매하지만 몇 분 사이에 품절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향후 여성복 등 프라이빗 브랜드 강화 계획

키스는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책(KXTH)을 출간했으며 파리에는 초대형 유럽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지난 10년은 키스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서 모습을 갖추는 과정이었다면 향후 10년은 성장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 부문은 향후 성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여성복을 론칭한 이후 키스는 이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2017년에는 스트리트스타일 인플루언서인 에밀리 오버그(Emily Oberg)를 크리에이티브팀에 고용해서 여성 스트리트웨어 레인지에 정통성을 부여했다. 키스는 궁극적으로 리테일 매출의 60∼65%가 여성 부문에서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매출 규모 1000억원으로 알려진 키스는 현재 뉴욕, 파리, 런던, 도쿄 등지에 12개의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제2의 슈프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한다. 수많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키스가 과연 글로벌 스트리트웨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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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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