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모어·씬다운·더네스트 등 친환경 충전재 인기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2.01.25 ∙ 조회수 1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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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아웃도어 시장에도 환경과 동물 복지 등 친환경 가치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아웃도어 시장의 주요 매출원인 ‘다운’에 사용하는 충전재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 복지를 준수한 방법으로 채취한 RDS 인증 다운도 좋지만, 아예 거위나 오리의 털이 아닌 대체 다운이나 폐기된 다운에서 수거한 다운이나 각종 동물털 소재를 재활용하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폐 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든 미세 화이버(섬유)로 만든 다운 대체 충전재로는 이탈리아의 ‘써모어’와 ‘씬에어’ 미국의 ‘신슐레이트’, 한국의 ‘웰론’이 가장 대표적이다. 재활용 충전재는 이탈리아의 ‘테디볼’과 ‘더네스트’ 등이 유명하다.

다운과 같은 부피에서 더욱 강력한 보온력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물에 젖어도 보온성 유지가 가능하다. 세탁 후에도 충전재들이 한 곳에 쏠리거나 뭉치지 않아 오래 사용하기 좋고, 눈이나 비에 젖어도 동물털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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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모어, 640필파워 ‘에코화이버 지니어스’ 출시

먼저 ‘써모어(Thermore)’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972년 시작한 충전재 전문 기업 써모어(Thermore S.p.a)사가 1980년대부터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인공 보온용 충전재다. 화학 섬유로 만들었음에도 천연 다운만큼 보온성과 부피감을 가지고 있고, 세탁이 용이해 전세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재다.

꾸준히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 사용을 늘리다 2016년부터는 100% 리사이클 섬유로 만든 ‘에코다운 화이버’를 출시했다. 매년 기능과 심미성을 강화한 에코다운 시리즈를 선보이다 가장 최근에는 필파워와 촉감을 강조한 '에코화이버 지니어스(EcodownⓇ Fibers Genius)'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엠디더블유인터내셔널(대표 남준우)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에코화이버 지니어스는 친환경 다운 대체 충전재임에도 기존보다 높은 640필파워의 부드럽고 보온성이 뛰어나다. 기존 에코화이버가 600필파워를 발휘했던 것보다 40 높아진 것으로 일반 덕다운과 비슷한 필파워다. 부드러우면서도 성형이 쉽고, 한데 뭉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다양한 퀼팅 패턴 디자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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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은텍스, 2004년부터 ‘웰론’ 공급…합리적 가격 인기

일반 충전재의 경우 세탁 후 섬유끼리 덩어리져 뭉치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에코화이버 지니어스는 뭉침 저항력이 뛰어나 쏠림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섬유끼리 얽혀 생기는 레이어가 더욱 안정적인 형태로 자리잡혀 세탁 2~3회 후 보온성이 약 10% 증가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가볍고 보온성이 탁월하면서도 동물복지를 고려한 친환경 충전재라 최근 환경 이슈에도 걸맞은 소재로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세은텍스(대표 조승정)가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웰론(Wellon)’도 폴리에스터 미세 섬유로 만든 인공 충전재다. 솜과 같은 모양으로 같은 부피 대비 오리털과 유사한 보온력과 무게를 지니고 있다. 털 빠짐이 없고, 뭉침이 적어 오염 시 가정에서 쉽게 물빨래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다.

섬유 데니아 차이에 따라 웰론 오리지널과 웰론 플러스로 나눈다. 웰론 플러스의 섬유 굵기가 더 가늘어 같은 중량 대비 부피감을 더 크게 연출할 수 있고, 감촉이 더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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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패브릭 다운 ‘씬다운’도 리사이클 소재 선보여

국내에서는 K2 ‘씬다운’으로 더욱 유명한 이탈리아 니피(NIPI)사의 씬다운은 거위털을 압축해 원단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패브릭 다운이다. 보온성은 그대로에 디자인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일반 다운 대비 8배는 비싸지만 등이나 가슴 등 보온력이 집중돼야 하는 곳에 부분 사용하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운패스나 RDS 인증은 기본이다.

지난해부터는 폴리에스터를 고형화한 리사이클 씬다운을 출시해 기존 제품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미국 듀폰사가 옥수수에서 추출한 소로나 원사와 혼합한 신소재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단열 기능과 신축성을 높여 활용도가 더 높은 편이다. 국내 기업 오쏘앤코가 한국과 중국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3M사의 신슐레이트는 폴리에스터로 인조 털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섬유층 사이에 미세 공기구멍을 만들어 이 곳의 공기가 냉기를 차단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거위털의 1.5배 이상 보온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피감이 절반으로 줄어 겨울에서 슬림한 스타일을 원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많이 활용한다. 가벼운 차림을 선호하는 아웃도어나 스포츠웨어에도 많이 사용한다. 국제 친환경 인증인 오코텍스 스탠다드100 1등급 인증을 받은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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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텍스, 더네스트·테디볼 등 재활용 충전재로 주목

국내 소재 전문 기업 그루텍스(대표 이선용)는 다운을 대체할 다양한 친환경 충전재로 유명하다. 코트, 실크 블라우스 및 스카프와 캐시미어 스웨터 등 보온성이 좋은 의류에 사용한 천연소재를 미세 파이버로 가공해 이를 재활용 폴리에스터와 혼합한 후 고성능 보온재로 가공한 소재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는 ‘테티볼(TEDDY BALL)’과 ‘더네스트(The NEST)’가 대표적이다.

테디볼은 코트와 블라우스 등에서 재활용한 낙타털과 실크, 리사이클 폴리를 혼방한 볼 타입 충전재다. 회수된 원료를 북 이탈리아로 이동해 최종 분류한 후 기계 공정을 통해 미세한 파이버로 변화한 다음 재활용 폴리에스터와 혼합해 만든 보온재다. 테디볼은 복원력뿐만 아니라 탄성과 강도가 뛰어나고, 균일한 단열 기능이 강점이다.

더네스트는 유럽의 물오리 등 새 둥지 형태의 신개념 충전재로 주목받는다. 북유럽 물오리의 둥지는 절벽의 칼바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가슴 솜털로 채워져 있다. 충전재는 미세한 홀의 필라멘트로 물오리의 가슴 솜털을 모방해 독점 기술로 둥지의 둥근 구조를 재현했다. 다운과 같은 부피감과 부드러운 촉감, 탁월한 회복력과 보온성을 갖추고 있다. 관리와 세탁이 용이하고 패커블(packable)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그루텍스는 실크 스카프를 리사이클한 충전재 ‘누베르(NOUVELLE)’와 유행이 지난 캐시미어 스웨터를 재활용해 만든 ‘리캐시미어’ 등도 함께 유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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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따라 공기 주입? 리얼 '에어패딩'도 주목

다운이나 대체 충전재들이 미세 섬유 사이에 공기층을 얼마나 잘 함유하느냐를 강조한다면? 아예 공기만으로 공기층을 만들어준다는 아이디어도 있다. 바로 광고 회사 이노션(대표 이용우)와 팀포지티브제로(대표 김시온)의 캐주얼 브랜드 '파라코즘스튜디오'가 선보인 '에어 패딩'이 그것이다. '공기처럼 가벼운' 패딩이 아니라 정말 공기로 만든 패딩이다.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아우터의 목과 어깨, 팔, 배, 등으로 나뉜 칸에 공기주입기를 활용해 공기를 넣으면 보온성과 함께 디자인도 변화한다. 공기를 넣지 않았을 때는 얇은 바람막이로, 50%일 때는 살짝 부피감있는 아우터로, 100% 일 때는 빵빵한 패딩으로 입는다는 것.

공기주입 형태에 따라 다양한 두께로 입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체형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고, 사이즈별 재고가 남지 않도록 원사이즈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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