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다이나핏 등 빅데이터 마케팅 시동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1.12.06 ∙ 조회수 17,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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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감성이 주도하는 산업'이라는 것이 100% 옳은 명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이 명제에는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이라는 단서가 필수적으로 따라붙게 됐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이같은 흐름은 공고해졌고, 많은 패션기업이 자사몰과 마케팅 협력사, 외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자사 고객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반영할 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에 성공한 기업으로는 역시 에프앤에프(회장 김창수)를 들 수 있다. MLB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등 성공한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다수 갖고 있는 이 회사는 2019년 말부터 적극적으로 빅데이터를 기획, 생산, 유통, 마케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장악 '무신사 W컨셉' 등 플랫폼 데이터 활용

2019년 말에 첫선을 보인 '테크 플리스'와 '버킷디워커'부터 다음해의 '신학기 백팩' '레깅스' '숏패딩' 등 매년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템마다 철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획 방향과 마케팅 전략까지 세운다고.

시즌 전 포털, SNS 등의 키워드 데이터 등을 통해 인기 아이템을 선정하고, 기획팀은 해당 상품이 얼마나 팔릴지 사전 예측해 물량을 정한 후 마케팅팀은 해당 아이템과 연관된 관심사 키워드를 통해 마케팅 방향과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콘텐츠의 형태를 결정한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 제품 수요, 여가활동, 온라인 커뮤니티, 검색 키워드 등 수백 개 주제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뒤 상품 개발과 마케팅 영역에 접목해 급변하는 패션 시장에서 상품 판매적중률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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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철저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획~마케팅 전략 수립

판매 이후 반응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해 다음 시즌에 피드백한다. 관련 데이터들은 타 브랜드도 충분히 수집할 수 있겠지만 주력 아이템을 지정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는 온전히 F&F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해 결정된다. 풍성한 데이터와 노련한 패션 시장 경험의 긍정적인 조화다.

최근 다이나핏(대표 정영훈)도 색다른 빅데이터 마케팅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디지털 옥외광고(DOOH)인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디지털 광고처럼 명확한 타깃팅을 기반으로 원하는 소비층이 많이 모이는 상권과 시간대에 브랜드의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실제로 다이나핏은 지난 11월 13일부터 한 달 간 서울시 내와 스키장의 약 30개 옥외광고판에 디지털 영상 광고를 노출 중이다. 한곳에 내리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옥외광고판이 위치한 곳에 스포츠와 레저에 관심이 많은 2535세대 소비자가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노출한 것. 날씨가 영상 9도로 내려가면 다운 광고를, 눈이 올 때는 눈이 오는 풍경을 더한 광고를 선보여 주목도를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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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핏, 디지털 옥외광고로 타깃에 대한 노출 적중률 높여

구글이 사용자를 분석해 SNS와 온라인 배너 광고에 관심 콘텐츠에 대한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날씨와 기온, 장소, 시간, 관심사 등의 데이터를 최적화해 1개 옥외광고를 진행하는 비용으로 더욱 효율성 높은 광고를 진행했다고.

김동억 다이나핏 마케팅 팀장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도 퍼포먼스 마케팅을 도입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1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에서도 최근 디지털 마케팅을 포함한 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접하는 채널이 많이 변화했다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타(구 페이스북)를 포함한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들은 온라인 광고와 함께 청중이 많은 옥외광고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광고 효과가 크다는 결과를 얻고, 파트너사들에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소비자 대응 캠페인의 경우 온라인 광고와 더불어 오프라인 매체 동시 노출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온라인 + 오프라인 데이터 연계 활용으로 노출 효과 UP

일부 기업들은 기존 고객에 대한 대응은 기존처럼 진행하면서 새롭게 공략하는 신규 고객과 젊은 소비자들에 대한 대응은 '더 잘하는' 플랫폼에 맡기는 것으로 이원화를 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무신사, 29CM, 스타일쉐어, W컨셉 등 온라인 플랫폼들과의 협업이 있다. 온라인 마케팅과 신상품 프로모션, 컬래버레이션 등을 이들에게 맡겨 특화된 소비층에 대한 적중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 온라인 캐주얼 브랜드 대표는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에 모두 입점해 있는데, 앞으로 입점처를 줄여 좀 더 우리 브랜드와 맞는 소비자에게 집중할 예정이다. 각 플랫폼이 파트너사들을 위한 마케팅 툴과 지원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브랜드들도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입점처의 조건을 현명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들의 강점을 살린 상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꼭 기업 내에서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활용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을 버려도 된다는 이야기다. 찾기만 하면 패션 기업이 몇 년을 들여도 최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고가의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 당장 찾아올 줄 알았던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조금 더 뒤로 미뤄진 상황, 새해를 맞아 미루고 미루던 온라인 및 디지털 전략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왔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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