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윤 아서앤그레이스 대표 겸 디렉터
유행 타지 않는 본질주의 ACC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1.09.07 ∙ 조회수 21,827
Copy Link
로고나 확실한 디자인 포인트가 아닌, 아이템의 완성도로 승부를 내는 아서앤그레이스(대표 여종건 한채윤)! 자체적인 컬러 팔레트를 입힌 최고급 가죽과 만 번의 망치질, 여덟 번의 코팅 과정, 마무리 손바느질을 거쳐 제품 하나하나에 완벽함을 더한다.

한채윤 아서앤그레이스 대표 겸 디렉터 <br> 유행 타지 않는 본질주의 ACC 150-Image




로고나 프린트처럼 눈길을 확 끌 만한 그 무엇을 넣기보다,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오래오래 쓸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100년 전에도 있었고, 100년 후에도 있을 법한 디자인이지만 동시에 질리지 않는 매력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품에 스토리를 불어넣고 있다.

최상의 품질과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아서앤그레이스의 제품은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언제 어디서든 들기 좋고, 탄탄한 품질로 오랜 시간 사용하기 좋다. 제품을 섬세하게 마감한 만큼, 촉감이 좋고 문득문득 ‘제품이 좋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유일한 디자인 포인트라면 컬러다. 브랜드만의 컬러 팔레트를 개발해서 신선함을 주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 김탁환 장편 소설로 탄생

국내 어느 브랜드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이들을, 김탁환 소설가는 ‘무모한 본질주의’라고 표현했다. 본질에 지독하게 집중하는 것에 감명을 받은 김탁환은 올해 아서앤그레이스를 배경으로 한 장편 소설 〈당신이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 1 · 2〉를 출간했다.

교과서적으로 정직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이들이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썼다고. 이렇게 브랜드의 철학과 꾸준한 행보를 알아주는 이들이 생기면서 아서앤그레이스는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백화점에서 일일이 고객에게 설명하면서 브랜드를 알렸고, 브랜드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고객이 생겨나면서 지금까지 브랜드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브랜드 디렉팅과 디자인은 한채윤 대표가 그 외 영업과 생산은 여종건 대표가 맡아 브랜드 아카이브를 쌓고 있다. 제품으로 승부를 내자는 생각에 론칭 8년 차가 된 현재도 셀럽 & SNS 마케팅을 일절 하지 않는다. 지갑은 50만~70만원, 가방은 100만원 내외, 골프 캐디백은 200만~300만원을 오가는 가격대임에도 백화점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현재 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단독 매장이 있으며 백화점 골프 편집숍 등에도 입점했다.

“단순하되 완벽하게” 소재 ~ 마감 승부

한채윤 대표 겸 디자이너는 “패션 카테고리 중 가방을 가장 좋아했고,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방을 들어봤다. 명품 브랜드임에도 2~3년만 지나도 들지 않는 가방이 수두룩했다. 한눈에 반하기보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매력적인 가방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되 더 완벽해야 했다. 디자인 포인트가 없으니 그 외 기본적인 부분들, 소재와 마감, 코팅, 부자재, 핸들과 보디의 밸런스 등이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상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서 외부 업체에 프로모션이나 생산을 맡기기가 어려웠고, 아틀리에를 만들어 그 안에서 100% 생산 핸들링을 해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서울에 가죽 제단부터 연마, 마감, 조립 등 생산의 전 과정을 진행하는 직원 20명 규모의 아틀리에를 만들었다. 대부분이 마스터피스 생산 경력자다.

한채윤 아서앤그레이스 대표 겸 디렉터 <br> 유행 타지 않는 본질주의 ACC 1814-Image




론칭 8년 차, 커스텀 오더 메이드 2000건 기록

처음엔 소수의 스타일로 시작했는데, 첫 아이템을 구매한 고객이 ‘그들이 필요한 다른 아이템을 같이 생산해주길’ 요구하면서 스타일이 늘었다. 기성품도 있지만, 자신의 니즈에 따라 일정 부분의 넓이나 폭을 조정할 수 있고 더불어 각인도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고객의 니즈에 맞춰 카테고리를 확대하다 보니 제품 포트폴리오만 200여개, 커스텀 - 오더메이드 생산 건수만 누적으로 2000건에 이른다.

그녀가 근래 주목하는 것은 자연 친화적인 생산이다. 이를 위해 인체에 무해한 스테인리스를 활용해 금속 장식을 자체 개발했다. 보통 금속을 도금할 때 물을 오염시키는데 그런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스테인리스를 선택해 스크레치에 강하면서도 가볍게 제작했다. 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도 지속 중이다.

한 대표는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우리의 속도로 아서앤그레이스 아카이브를 쌓아가고 싶다.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 장인의 실력은 세계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술을 가지신 분들이 더 인정받는 환경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로 다운로드받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한채윤 아서앤그레이스 대표 겸 디렉터 <br> 유행 타지 않는 본질주의 ACC 2964-Image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