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숙 | 독립문 대표
74년 독립문 올 체인지... 스마트 & 추진력의 파워 CEO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1.09.01 ∙ 조회수 1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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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숙 독립문 대표가 막중한 책임을 안고 대표직으로 돌아왔다. CI 전환과 매각 이슈 등 최근 기업의 방향성을 두고 많은 고민이 오갔으나 결국 오너로서 다시 한번 기업의 부흥을 위해 총대를 메기로 한 것. 1947년 창립 이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으나 늘 그 시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을 만들었던 독립문의 포텐셜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우선은 성장보다는 생존입니다.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74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회사로 안정화하는 것이 1차 목표예요. 독립문의 강점이자 약점이었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되 정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브랜드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젊은 세대를 향해 변화할 준비를 마쳤어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가 ‘변화’와 ‘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적기로 여기고 총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김형숙 독립문 대표가 막중한 책임을 안고 대표직으로 돌아왔다.
CI 전환과 매각 이슈 등 최근 기업의 방향성을 두고 많은 고민이 오갔으나 결국 오너로서 다시 한번 기업의 부흥을 위해 총대를 메기로 한 것. 1947년 창립 이후 여러 번의 위기를 겪었으나 늘 그 시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을 만들었던 독립문의 포텐셜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아주 중요한 시기, 무겁다 못해 압박이 느껴지는 책임을 짊어진 김 대표의 각오가 대단하다.
그녀는 “위기는 위험과 기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죠.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는 패션 시장에, 특히 가두점 중심 기업에 힘든 시기였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시대를 2년은 앞당겨 왔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과 실행에 대한 의견합치도 극적으로 이뤄졌어요. 남은 건 일을 진행하는 사람 간의 유기적 관계를 원활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보다 생존, 2022년까지 안정화 주력
“다시 독립문을 맡자마자 전국의 매장을 모두 둘러봤어요. 우리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개선점과 강점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고, 악조건 속에서 브랜드 운영 전반에 효율을 찾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 고객과 소통하며 노하우를 축적해 온 전국의 수많은 대리점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서 든든함을 느꼈습니다. 우리 유통 파워의 근본이니까요” 실제로 기업이 오래된 만큼 장수 브랜드인 PAT의 경우 대를 이어 30년 이상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왕왕 있다.
대표적인 곳이 수원남문점이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들이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수원남문 상권의 랜드마크가 된 상태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이런 파트너들과의 관계는 더욱 탄탄히 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컴백 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도 ‘사람’에 대한 것이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람을 앉히고 책임을 부여하는 한편 능력 있는 새 인재를 구하는 것. 실제로 가장 많은 변화가 이뤄진 브랜드별 디자인팀의 경우 분위기는 물론 업무능률도 훨씬 좋아졌다는 게 그의 평가다. 조직문화에도 효율이 적용되면 회사 내 다양한 분야에서 내실을 다지기 수월하다고.
사람 간 유기적 관계 위해 원활한 소통
이 때문에 기업의 인재상도 새롭게 세웠다. “‘3C’라고 해서 ‘협업(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 ‘책임감 혹은 헌신(Commitment)’을 골자로 합니다.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위한 프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대다수 구성원이 소통에 자유로운 프로페셔널한 직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식적인 정기회의를 모두 없애고 ‘톡립문(TALK립문)’과 ‘소통함(6층)’ 등 온 · 오프라인 소통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그 일환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시장,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회사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성이 유지되는 데에는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프로정신을 가진 인재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운영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기업의 정통성에 많이 의지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강조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전략을 새롭게 준비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주력한다. 현재 ‘PAT’ ‘엘르골프’ ‘엘르스포츠’ ‘데미안’을 기본으로 내년 하반기 신규 론칭 준비 중인 ‘오프로드’까지 5개 브랜드가 주요 ‘총알’로 장전돼 있다.
주인의식 아닌, 개인 성장 위한 프로의식 강조
어덜트 캐주얼, 골프웨어, 스포츠웨어, 여성복, 라이프스타일 캐주얼까지 복종이 다양한 만큼 전 세대를 소비 타깃으로 공략한다.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에 맞춰 친환경 소재나 리사이클 섬유 사용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고, 매년 폐기 제품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본사 사무실 이전 시 폐기 상품을 벽면 마감재로 재활용해 적용했고, 이를 전국 매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먼저 PAT는 ‘가두의 명품’이라는 오랜 슬로건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상품에는 세련미를 더하고, 매장 및 마케팅으로는 주소비층인 여성 고객 친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신규 상품군인 ‘모카(MOCCA)’가 대표적이다. 강점인 품질과 고급스러움은 유지하면서 젊은 여성을 위해 더욱 세련된 디자인의 상품을 제안한다.
“PAT는 동일 상권 경쟁 브랜드 대비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확실해요. 10년 전 상품도 가져와 수선해 입으시는 고객분도 많을 만큼 신뢰도도 높죠. 상품 비중으로는 남성이 55%, 여성이 45%인데도 구매고객은 80%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품질은 그대로, 매장과 마케팅 면에서는 실구매층인 여성 친화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품질만족 PAT, 실구매자인 여성 친화 전략
남성복도 컨템퍼러리 감성을 더해 더욱 젊어진 ‘TfC(TailoredforComfort)’ 라인을 출시해 젊어진 여성 소비층과 연령대를 맞춘다. 브랜드 로고와 매장 매뉴얼도 새롭게 만들어 고급스럽고 세련된 매장에서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엘르골프는 ‘엘르(ELLE)’의 프랑스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 중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아우르는 탈에이지 브랜드로 거듭나는 데 주력한다. 골프 초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골프웨어, 일상과 필드를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로 접근성을 높인다.
퍼포먼스를 강조한 투어 라인의 경우 라인업을 강화해 가두점에서 차별화를 주고, 리사이클링 소재를 사용한 에코-프렌들리 라인으로 친환경 흐름에도 적극 동참해 MZ세대와의 공감대를 가져간다. 데미안은 고민이 많다. 중심 유통인 백화점의 전략에 따라 변수가 많은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2019년까지는 외형 성장을 위해 매출을 꽤 높였음에도 수수료 비중이 커 수익이 좋지는 않았다. 거기에 지난 2020년에는 플라밍고 등 경쟁 브랜드가 중단하면서 시장 파이도 좁아졌다. 데미안은 올해부터 생존에 주력한다.
엘르골프, 접근성 좋은 골프웨어로 재정립
“데미안 특유의 헤리티지가 있어요. 좋은 소재로 만든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실루엣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죠. 기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데미안의 강점은 유지하면서 유통 전개 방식을 다양하게 테스트해 볼 계획입니다. 우선은 현대홈쇼핑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와서 도전 겸 테스트를 할 예정이에요. 결과에 따라 새로운 유통 방향성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오프로드는 외부 인사인 류정하 전무를 영입해 2022년 F/W 론칭을 준비 중이다.
젊은 감성의 친환경 브랜드로 제안해 MZ세대를 공략하는 독립문의 새 동력으로 안착시킬 예정이다. 우선은 내년 2월 품평을 목표로 S/S 상품 일부도 함께 기획하고 있다. 유통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 적중률 높은 브랜드로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PAT 총괄은 김용필 이사가 맡고 디자인은 김순실 이사가 책임을 진다. 엘르골프는 김제석 전무가 컴백해 총괄하며 디자인에 유지승 실장을 새로 영입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고, 오프로드는 류 전무가 맡아 독립문 새바람의 핵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온라인팀, 경영 직속으로 전환… 자사몰 개편
가두와 백화점 중심의 유통에도 변화를 주기 위해 ‘온라인팀’을 브랜드 본부 소속에서 경영진 직속 조직으로 전환했다. 가장 먼저 온라인 자사몰 UI/UX를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해 9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연령을 불문하고 고객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직관적인 UI/UX를 적용했다. 단순 쇼핑몰이 아닌 브랜드-매장-고객이 상호 소통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할 예정이며, 대리점들이 온라인 세일즈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대표는 “아직은 다시 대표직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다 할 성과를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닙니다. 다만 오너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의 변화와 안정화를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하며 시도하고 있습니다”라며 “2018년 사명을 독립문으로 바꾸면서 ‘100년 기업’을 준비한다는 말을 했어요. 100년 기업도 얼마 남지 않아 이제는 200년 기업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고 열의를 전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는 피아니스트로, 2030 젊은 시절에는 공중파 방송국의 교양 PD로 대중의 평가 기준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는 삶을 살았다. 지난 4월에 컴백하면서 경영인으로서도 10년의 경험을 쌓은 지금, 그녀는 다시 한번 현대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기업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평가대에 섰다.
그 시작은 내부 직원들부터다. 일하고 싶은 직장,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목표로 안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체질개선을 진행 중이다. 차근차근 잘 쌓인 기반 위에 브랜드의 성과는 내년 중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막중한 책임을 맡아 바쁘게 뛰고 있는 김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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