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츠바일러, 럭셔리 레저웨어로 인기
’퀄리티 + 실용주의 + 지속가능성’ 결합
노르웨이 오슬로 베이스의 ‘홀츠바일러(Holzweiler)’는 특유의 실용주의 스타일로 팬데믹 속에서도 보기 드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유럽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브랜드처럼 생산 지연과 매장 휴점, 주문 취소 등의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홀세일, 이커머스, 리테일 등 모든 채널에서 성장한 것은 물론 최근 ‘코펜하겐 패션위크’ 동안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많이 찾은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진다.
지난 4년간 매출이 31배나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면서 노르웨이 패션을 대표하고 있는 홀츠바일러는 이제 유럽, 미국, 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은 물론 레저웨어 중심에서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확대하면서 패션하우스로 성장하고 있다.
지지 하디드(Gigi Hadid)를 비롯한 셀러브리티들이 홀츠바일러 후디를 입는가 하면 셀프리지스(Selfridges)와 리버티(Liberty) 백화점은 물론 럭셔리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인 네타포르테(net-a-porter)가 바잉하는 등 홀츠바일러는 럭셔리 레저웨어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 중심, 워드롭 필수 상품 제공
홀츠바일러는 스포츠 분위기와 요소가 있는 매우 실용적인 상품으로 유명하다.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은 물론 스카프 · 주얼리 · 핸드백 등의 잡화를 제공한다. 특히 인기 있는 아이템은 후디, 니트웨어, 패딩(다운) 재킷, 조거 팬츠, 스니커즈 등 레저웨어 부문이다.
홀츠바일러는 하이퀄리티와 감각적인 니트웨어 모티브로 차별화하거나 다양한 부문의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하는 등 밋밋할 수 있는 레저웨어에 색다르게 접근한다. 그리고 바이어들은 이러한 타임리스 디자인과 퀄리티를 선호한다.
특히 록다운과 함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난 레저 · 라운지웨어와 함께 홀츠바일러는 스칸디나비아를 넘어 국제적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ONS(The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에 의하면 지난해 영국 내 의류 매출은 4분의 1로 줄었지만 라운지웨어의 매출은 1300%나 폭등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옷을 입는 방식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패션 에이전시에서 2012년 브랜드로 전환
홀츠바일러의 시작은 남매 사이인 수전(Susanne)과 안드레아스 홀츠바일러(Andreas Holzweiler)가 패션에이전시(Holzweiler Agency)를 창립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각각 노르웨이의 오슬로와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베이스를 두고 성공적으로 패션 브랜딩과 마케팅 사업을 운영하다가 2012년에 직접 패션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처음에는 럭셔리 스카프를 만들어서 홀세일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후 카테고리를 확대해서 패션 브랜드로 발전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홀세일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이커머스와 3개의 오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인테리어와 아트 등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것이 홀츠바일러의 야심이다.
특히 홀츠바일러는 가족 비즈니스로 유명하다. 체어맨은 누나인 수잔 홀츠바일러, CEO는 남동생인 안드레아스 홀츠바일러 그리고 2012년 합류한 디자인 디렉터는 안드레아스의 아내인 마리아 스카펠 홀츠바일러(Maria Skappel Holzweiler)로 가족들이 함께 사업을 경영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직원을 고용하기 어려웠던 초기에는 부모가 창고에서 물류를 챙기고 생산을 관리하면서 사업을 도운 것으로 전한다.
럭셔리 스카프로 시작, 패션 브랜드로 발전
패션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도 안드레아스는 항상 상품을 만들고 싶어 했다. 2012년 마침내 홀츠바일러는 스카프로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아직도 홀츠바일러는 노르딕 국가들에서 스카프 브랜드로 알려져 있을 만큼 스카프 레인지는 큰 인기를 모았다.
캐시미어와 실크 블렌드, 모헤어 같은 최고급 소재로 만든 럭셔리 스카프와 랩(wrap)을 판매했는데, 특히 당시 아무도 하지 않는 디지털 프린트나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년 후인 2014년에 여성복과 남성복을 론칭했다.
홀츠바일러는 그동안 CFW(Copenhagen Fashion Week)에서 컬렉션을 소개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아동복을 추가하고 스트리트웨어 분위기가 강한 저렴하고 젊은 버전의 자매 브랜드인 행어(Hanger by Holzweiler)를 론칭하면서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 홀츠바일러 메인 라인을 레저웨어를 넘어 풀 패션 레인지와 잡화로 조정하고 새로운 라인인 행어를 통해 좀 더 베이직하고 캐주얼한 상품을 제공하는 등 상품군과 대상 고객을 확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이퀄리티의 타임리스 스타일, 아트와 컬처 믹스
실용주의적 미학의 홀츠바일러는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의 가치(심플리시티, 쿨함, 자연환경)를 바탕으로 한다. 약간의 변화를 준 베이직스, 두꺼운 니트웨어, 깨끗한 라인의 아우터웨어 등 스타일리시하고 기능적인 상품을 제공하는 홀츠바일러의 옷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
디자인 디렉터인 마리아 스카펠 홀츠바일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래가는 옷을 만드는 것’으로서 구매 후 한 번 입는 옷이 아니라 옷장에 두고두고 입고 그런 옷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심심하고 재미없는 옷은 아니다. 홀츠바일러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운영하면서 디자인에 예술적 감성과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주입한다.
시인(Alexander Fallo), 아티스트(Ernesto Artillo, Ali Gallefoss), 포토그래퍼(Anita Rennan)는 물론 유명 셰프(Eyvind Hellstrom) 등 실로 다양한 부문의 인물들과 조인해서 독점 컬렉션이나 이벤트를 운영한다. 이러한 컬래버레이션은 홀츠바일러의 탄생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브랜드의 DNA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에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마틴 왓슨(Martin Whatson)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스카프를 만들었던 것처럼 지금도 새로운 컨템퍼러리 아티스트와 함께하면서 브랜드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지속가능패션, 100% 환경친화적 브랜드 지향
2017년부터 홀츠바일러는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시의 목표는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은 이보다 더 크고 넓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소싱·생산·시핑 등의 모든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도입하고 환경친화적 브랜드로 향하고 있다.
재활용 울이나 오가닉 코튼 사용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한편 포장도 생분해 재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홀츠바일러가 양보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소재의 퀄리티와 함께 지속가능적인 생산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더 나은 지속가능적 소재와 새로운 방식을 찾고 있다.
홀츠바일러는 이를 위해서 지속가능성 담당 매니저를 고용해서 모든 단계에서 최대한 지속가능적 방법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어 그동안 15만장의 스카프가 비닐로 포장되던 것에서 이제는 생분해 재료를 이용해 포장을 한다. 재활용 울, 재활용 캐시미어, 재고처리된 원단 등의 사용을 늘리고 있으며 2020 S/S 시즌 런웨이 패션쇼를 ‘쓰레기 발생 제로’로 운영하기도 했다. 홀츠바일러는 지속가능성을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운영의 일부로 보고 있다.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액티비즘 요소 도입
CEO인 안드레아스 홀츠바일러는 ‘더이상 그저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서 많은 상품을 파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며 이제는 연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을 창조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지난 2021 S/S 시즌의 액티비즘적인 접근으로 구체화됐다.
‘세계가 변하고 있고 우리도 변해야만 한다(The world is changing and so must we)’의 슬로건을 통해 전 세계가 당면한 도전에 브랜드로서 어떻게 맞설지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컬렉션이다. ‘트위스트(Twist)’라는 제목으로 2020년대가 시작되면서 산불, 팬데믹, BLM(Black Lives Matter, 인종차별), 여성인권, 기아, 전쟁 등의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기존에 여행하고 소비하던 방식이 갑자기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그리고 런웨이 쇼 대신에 젊은 액티비스트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것에 대한 비디오를 제공했다. 이처럼 액티비스트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홀츠바일러 브랜드를 더 큰 사회적 주장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사용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언론은 물론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이 홀츠바일러에게 관심을 가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홀세일 · 리테일 · 이커머스 판매 모두 성장
지난해 팬데믹에서도 홀츠바일러는 홀세일 +49%, 브랜드의 이커머스 +176%, 노르웨이 내 오프라인 리테일 +38%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최신 컬렉션인 2021 F/W의 홀세일 매출 역시 전년대비 89%나 성장했다. 이처럼 홀츠바일러는 홀세일과 리테일, 온라인(holzweileroslo.com) 판매를 함께 진행한다.
2019년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는 쇼룸, 플래그십스토어, 디지털 리테일 채널을 겸하고 있다. 브랜드의 이커머스는 글로벌 고객을 위한 1차 플랫폼으로서 홀츠바일러를 보여줄 수 있는 쇼룸과 온라인 숍을 결합할 수 있도록 리뉴얼했다. 또한 5월부터는 소니(Sony)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오프라인 매장에 인터액티브한 디지털 콘텐츠를 믹스한 독특한 리테일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동안 노르웨이는 노르딕 국가 중 스웨덴과 덴마크에 비해 패션성보다는 퍼포먼스웨어 부문에 포커스를 둔 게 사실이다. 지금은 홀츠바일러와 함께 변화가 일고 있다. 홀츠바일러는 노르웨이는 물론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패션하우스인 동시에 이제 그 인기를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아시아권에 관심…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현재 셀프리지스와 네타포르테 등 온·오프라인 200여개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홀츠바일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잘란도(Zalando.com)에 숍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지난 2월에는 DTC 플랫폼인 센트라(Centra.com)에도 온라인 매장을 오픈해서 글로벌 소비자들과 연계하고 있다.
동시에 2019년 도버스트리트마켓 베이징에서 홀츠바일러×갤포스(Gallefoss) 전시회를 운영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베이징의 럭셔리 쇼핑몰인 SKP-S에 팝업매장을 운영하면서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홀츠바일러는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권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홀츠바일러는 심플리시티의 미학과 하이 퀄리티를 합해 실용주의적 패션을 제안하는데 여기에는 자기성찰적이고 겸손하며 오래가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하는 노르웨이 성향이 담겨 있다. 이러한 특징이 팬데믹 시대의 고객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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