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무신사VS신세계, 패션 온라인몰 뉴 패러다임

whlee|21.05.24 ∙ 조회수 2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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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각양각색으로 브랜드가 돋보이고 새로운 디자이너가 발굴되던 시기는 지났다. 앞으로는 자본과 디자이너 감성이 함께 뭉친 브랜드가 성장할 것이고, PB의 본격적인 볼륨화가 시작될 것이다. 유튜브, SNS 등 MZ세대와의 소통채널은 갈수록 좁아지고, 쇼핑 판매 채널이 확장되고 있다. 보다 스마트하고, 타깃팅을 명확하게 한 판매전략이 중요시되는 고도화된 이커머스 시대가 왔다."

한 온라인 유통업체 대표가 이번 이커머스 업계의 대격변 소식을 전해듣고 한 말이다. 지난 5년여간 급성장하며 팽창하던 온라인 패션 이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맵을 그리고 있다. 이제 무신사, W컨셉, 29CM 등 각사가 디자이너 브랜드를 내세우며 색깔로 경쟁하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과 규모, 고도화된 전략을 무기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대가 왔다. 업계는 과거보다 더 넓은 마켓에서, 더 갈대같아진 소비자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신사는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하기까지 지난 10년 간 부단히 남성 소비자를 타깃팅한 채널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플랫폼의 고객 몰링은 불가변성을 띈다. 무신사가 30대 여성고객을, W컨셉이 1020대 남성고객을 잡지 못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는 이번 29CM, 스타일쉐어의 지분 100% 인수에 3000억원을 들였다. W컨셉이 SSG닷컴에 흡수된 금액 2600억원 가량보다 더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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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스타일쉐어는 최근 적자의 폭이 커졌고, 고객 타깃도 현재의 무신사와 비슷하게 겹치기 때문. 하지만 이번 투자는 당장의 실익을 따지기 보다, 향후 그려나갈 구조적인 맵에 대한 계획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번 온라인 이커머스 투자대전 속의 승자는 사실 사모펀드인 IMM PE이다. IMM PE는 600억원에 W컨셉을 산뒤 4배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스타일쉐어에 초기 투자하고 이번 지분스왑 인수방식까지 추진한 IMM인베스트먼트는 무신사의 3대 주주가 됐다. 조만호 대표가 최대 주주고 2000억원 넘게 무신사에 투자한 세콰이아캐피탈이 2대 주주다. 결국 이미 자본의 힘이 편집 시장을 오래전부터 건드려 온 것이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이번 인수 결정에 대해 "대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무신사, 29CM, 스쉐라는 회사가 시너지를 잘 내는 일은 결국 진정성 있는 중소 브랜드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최우선으로 도모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무신사를 1조원 이상의 국내 대표 패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냈고, 브랜드와 유통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몸소 체험한 인물이다. 커버낫, 오아이오아이, 로맨틱크라운, 디스이즈네버댓 등 수 많은 브랜드가 무신사와 함께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무신사와 신세계의 접근 방식은 이 부분에서 서로 다른 방향을 틀 수 있다. 무신사는 이번 인수 이후에도 플랫폼 구조를 명확하게 그리며 상장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그동안 확보하지 못했던 여성 브랜드에 대한 투자에 본격 페달을 밟는다. 이미 유력 디자이너 여성복 몇몇이 무신사와의 투자건에서 최종 계약 단계에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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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W컨셉을 결국 더 큰 판으로 키울수 밖에 없다. 신세계가 그동안 잘해왔던 해외상품 셀렉을 강화해 약했던 남성 조닝을 키울 예정이다. W컨셉은 PB 프론트로우 외 뷰티 PB 허스텔라를 추가로 오픈하며 자체 브랜드 확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3040 여성고객은 확실히 공략했지만, 2030대 남성 잡기는 29CM보다 약했던 터라, 내년에는 이 부분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랜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황재익 W컨셉 전 대표와 이창우 29CM 전 대표, 그리고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함께 서로 경쟁하며 시너지를 냈던 3인3색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었다. 하지만 그들이 펼치고자 했던 패션 이커머스 시장은 이제 더욱 다양한 타깃을 향해 본격화 되고 있다. [패션비즈=이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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