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 中 총 매출 1조 달성
뉴발란스, 아시아 스포츠 No.1 GO~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1.05.01 ∙ 조회수 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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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의 뉴발란스가 지난해 매출 5200억원으로 국내 론칭 12년 만에 20배의 성장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매출인 4700억원보다도 10% 이상 성장해 코로나19 여파가 무색할 정도로 좋은 실적을 찍은 것이다. 지난 2011년 3000억원으로 전년비 2배 신장을 이뤄냈던 시기 이후 최대 증가세다.

이랜드월드가 사업권을 갖고 있는 중국 내 매출까지 합하면 1조원을 넘겼다고. 국내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에 이어 매출 규모만으로도 4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본사인 뉴발란스애틀레틱슈는 한국 파트너인 이랜드월드를 사업 파트너로 인정하고 아시아권 주요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직진출 혹은 조인트벤처 이야기가 나오던 2018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 독점 사업권과 중국 내 유통권 계약도 2025년까지 재연장하고, 뉴발란스키즈의 유통권도 신규 계약하는 등 글로벌 최대 스포츠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이랜드월드와 함께 공략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랜드월드는 2009년부터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 10개의 성에 대한 판매상 권리를 가지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21 기대주 ‘뉴발란스’ 온라인부터 공략

뉴발란스는 올해 ‘스파오’와 함께 이랜드월드의 주력 브랜드 투 톱 중 한 축으로 성장한다는 비전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매출을 확대하고 SNS 등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패션에 특화된 이미지를 코어 스포츠 분야로도 확장해 스포츠 브랜드로서 아이덴티티를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다.

자사몰 및 온라인 플랫폼 협업을 통한 온라인 유통 강화와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새로운 캐시카우 개발, MZ세대와의 소통 강화가 가장 큰 줄기다. 작년 성장 여세를 몰아 온라인 자사몰과 모바일 앱 등 온라인 매출 집중도를 높이고, 트렌디하고 패셔너블한 브랜드 이미지를 퍼포먼스 스포츠로 확장하는 데 주력한다.

대표적인 전략은 올해부터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전용 상품 론칭 및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3월부터 뉴발란스는 무신사 전용 의류 라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단독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단독 상품의 경우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다각적 협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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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공략 및 온라인 판매 강화

뉴발란스는 무신사를 통해 급변하는 온 · 오프라인 패션·유통시장에 잘 맞는 체질을 갖추고, 밀레니얼세대와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주력한다. 무신사의 강점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상품 부문에서는 최근 성장하고 있는 키즈와 우먼스 라인과 더불어 ‘패션’ 이미지가 강한 뉴발란스의 기능성 퍼포먼스 상품군도 강조한다. 신발 매출이 크게 성장한 지난해에도 2002·992·530 등 기능성 라인의 인기가 매출 신장을 주도했지만, 대부분 본래 기능인 러닝화보다는 레트로 무드의 패션 슈즈로 사랑받은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각 카테고리 본연의 타깃에 맞춰 스포츠 브랜드로서 오리진을 강화한다.

‘뉴발란스키즈’는 한국과 중국 내 뉴발란스 성장의 중심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2013년 론칭한 이 브랜드는 매년 5~10%씩 꾸준히 성장하며 뉴발란스 전체 매출 성장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2013년 글로벌 최초로 뉴발란스의 키즈 단독 매장을 오픈한 기록과 함께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에 대한 판매권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1300억 규모 뉴발란스키즈, 상품력으로 ‘게임 끝’

뉴발란스키즈는 이랜드가 강점을 갖고 있는 아동복 분야다. 오랜 시간 동안 아동의류 흐름이 스포츠로 옮겨가는 것을 눈여겨본 이랜드월드가 글로벌 본사에 직접 제안해 탄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뉴발란스의 키즈 단독 매장이 생긴 것은 최초 사례였다. 매출은 1300억원대로 국재 아동복 시장 전체 1위다.

또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여성 스포츠 시장에 맞춰 ‘뉴발란스우먼’ 상품군도 다양하게 늘리고, 전용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늘려간다. 상품을 경험하고, 뉴발란스우먼이 추구하는 스포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여성 소비자들을 유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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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 우먼 · 라이프스타일 통합점 20개 추가

뉴발란스 마케팅팀은 “브랜드 사업권 계약을 2025년까지 연장한 것을 계기로 한·중 양국 핵심 상권에 키즈와 우먼스 라인의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타깃별 전문성을 강화해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써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기존 상품군과 함께 우먼스와 키즈, 라이프스타일, 퍼포먼스를 통합한 특화 복합 매장도 20개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뉴발란스의 매출 신장의 키는 신발과 의류 상품군의 하모니에 있다. 현재 신발은 100% 수입, 의류는 국내에서 기획·생산하고 있다. 매출 비중 역시 신발과 의류가 5:5로 비등한데 글로벌 뉴발란스 파트너사 중 의류로 50% 매출을 내고 있는 곳은 이랜드월드가 유일하다고 한다.

국내 소비자 체형에 맞는 사이즈는 기본이고 빠르게 흘러가는 국내 패션 트렌드에 맞춘 기획과 트렌디한 마케팅 실력에 대해서는 글로벌 본사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 뉴발란스가 스포츠 브랜드임에도 패션과 아주 밀접한 위치에 있는 이유는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헤리티지 슈즈의 디자인도 있지만, 국내 트렌드에 걸맞은 의류와 파워풀한 마케팅 역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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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vs 의류, 국내 매출 50%는 자체 제작 의류

뉴발란스의 신발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다. 1982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99X 시리즈는 물론 2010년부터 출시 중인 2002 등 소재와 컬러가 기존 스포츠 슈즈와는 차별화된 클래식과 퍼포먼스 슈즈가 특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40만족 판매라는 큰 성과를 거둔 러닝화 530 역시 클래식한 디자인 대비 가성비가 좋아 큰 반응을 얻었다.

성장하고 있는 리셀 시장에도 소비자들이 구하길 염원하는 뉴발란스 아이템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누벅 소재의 클래식한 그레이 컬러 2002 라인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매물이 없어 구하기 힘든 슈즈고, 과감한 디자인과 컬러로 사랑받는 327 역시 리셀 시장 인기 상품이다. ‘스티브잡스’ 신발로 유명한 992 그레이는 매년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상품임에도 리셀가가 구입가의 1.5~2배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대부분 훌륭한 러닝화임에도 패션 슈즈로 더 각광받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뉴발란스를 러닝화로 인지하는 소비자도 점차 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즐겨 신던 러닝화 브랜드가 있었는데, 지난해 뉴발란스로 교체했다”라며 “기존에 신던 브랜드는 일본 러닝화 전문 브랜드로 내 발에 잘 맞는 기능성 신발이었다. 대체할 아이템을 찾지 못했는데, 우연히 추천받은 뉴발란스 매장에서 내 발볼과 발목 상태에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뉴발란스 핏 테크놀로지, 러닝화 이미지 강조

발목 내축이 안으로 휘어 발 아치가 아래로 내려앉고 넓은 발볼을 지닌 이 소비자는 상품 선택 폭이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경험이 뉴발란스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발란스는 발목의 휨 정도에 따른 발바닥 아치 높이와 발볼 사이즈에 맞는 신발을 구비한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발목 내축이 안으로 휘어 아치가 무너지는 발에 맞는 ‘안정화’와 발목 외축이 밖으로 휘어 발 아치가 높게 솟는 발에 맞는 ‘쿠셔닝화’는 물론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하는 전문 선수 타깃의 ‘경기화’와 ‘트레일러닝화’ 등 목적에 맞는 신발을 제안한다.

발볼도 넓이에 따라 남성은 5개 사이즈(B, D, 2E, 4E)로 여성은 4개 사이즈(B, D, 2E)로 신발을 구매할 수 있다. 일반 신발은 대부분 M(보통) 사이즈로 표기되지만, 발볼이 세분화돼 있는 신발은 B, D, 2E, 4E로 표기돼 있다. 남성은 순서대로 발볼이 좁음, 보통, 약간 넓음, 넓음을 의미하며 여성은 보통, 약간 넓음, 넓음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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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목적, 발 형태 따라 세분화된 신발 제안

해당 상품들은 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지는 않다. 뉴발란스 핏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상품들은 서울 강남, 홍대, 명동 매장과 대구 동성로 매장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다. 이 매장을 추가 확대할지는 확정된 것이 없으나 뉴발란스 러닝 소비층이 늘어나면 점차 접근성이 좋은 곳에 매장을 낼 계획도 있다.

또 뉴발란스는 올해 이러한 소비자들의 증가에 따라 패션에 특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퍼포먼스로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작년에는 이를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2년간 5억원대 용품 후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랜드월드는 과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를 2000억대 브랜드로 키웠다가 본사가 직진출해 그동안의 성과를 통째로 잃은 뼈아픈 경험이 있다. 지난 2018년 뉴발란스애틀레틱슈가 직진출을 이야기하며 조인트벤처 설립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또 한번 1조 규모의 브랜드를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랜드, 외식 · 레저 등 다양한 사업 통찰력 좋아

결국 이랜드월드의 국내 패션시장 장악력과 오랜 패션사업 노하우가 본사의 의지를 꺾었다. 여성 · 남성 · 캐주얼 · 아동 패션은 물론 유통과 외식, 레저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흐름을 통찰하고 있는 이랜드의 넓은 시각과 사업력을 신뢰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랜드월드에 아시아 주요 시장인 중국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신뢰를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이랜드를 떠나 직진출한 푸마가 새롭게 소비 타깃을 설정하고, 유통망을 재정비하고도 기존 매출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 뉴발란스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까다롭고 빠르게 변하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의 취향과 시장 특성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이랜드라는 파트너를 떠나 자립하는 것은 성공 여부를 떠나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꾸준한 성과를 통해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의 아시아 대표 파트너로 한국과 중국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통해 단일 브랜드 1조원대 규모를 달성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잘된다 싶으면 뺏기기 쉬운 사업의 특성을 이겨내고 장기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는 점도 라이선스 시장에서 유례없는 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뉴발란스가 한국과 중국에서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패션과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글로벌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이미지를 확장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1조 매출 달성에 이어 올해도 한국과 중국,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 동시 공략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달린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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