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영감의 에너제틱 가방, 스페인 BIAAF 석권

K팝과 건축의 조형미에서 영감을 받아 가방을 제작하는 김영현 디자이너가 제7회 BIAAF어워드 액세서리 부문에서(빌바오 인터내셔널 아트&패션) 우승을 거머쥐었다.

BIAAF는 뉴욕 FIT 뮤지엄 관장인 발레리 스틸 박사를 주축으로,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도와주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다. 예술적 가치와 밀접한 문화의 진수로서의 패션을 지향하는 목적으로 탄생했다.

2020년 제7회 어워드에서는 90개국 1260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했고, 한국인 수상은 김영현 디자이너가 처음이다.

수상작은 인간 내면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표현한 신조어 '하이디'를 주제로 만든 작품들(가방, 가면, 웨어러블 오브제)다. 평소 세계적인 건축물과 K팝 아티스트들의 안무에서 영감을 받는 그녀는 2012년부터 가죽을 활용해 역동성이 돋보이는 구조적인 오브제들을 제작했다. 그녀는 그룹 샤이니의 안무와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건축물의 구조를 3D로 본 따 구조를 스터디한 후, 이를 디자인에 접목하기도 한다.

김영현 디자이너는 작품 활동 외에도 가죽 키트 DIY 브랜드 '콰이어트23'을 이끄는 대표이기도 하다. 콰이어트23은 베지터블 가죽을 활용한 굿즈를 개인 스스로 완성할 수 있도록 올인원(All in one) 키트를 선보이는 브랜드다. 가죽 공예를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1. 이번 BIAAF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의 고집, 주변에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사정 때문에 11년 동안 학교를 다녔는데 칭찬을 들어본 일이 극히 드물었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고 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늘 고집을 부렸던 것 같아요.

이런 제 주변에 저를 지지해주는 친구들,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해나갈 수 있었고 비난 속에서 쓸데 없는 고집이 아닐까 생각하며 가끔씩 흔들리던 저에게 이 상은 큰 확신을 준 경험이 되었습니다. ITS나 BIAAF의 수상을 통해 주변의 걱정, 비난 속에서 꿋꿋이 고집했던 세계가 인정받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제 작업의 커다란 영감의 원천이 춤인데, 그 중 태민과 샤이니의 다양한 안무, 무대연출, 컨셉이 저의 작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언젠가 꼭 협업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 본인 작업의 장점이 무엇인가요?

첫째 일반적인 사각의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가방이나 오브제를 제작합니다. 가방을 표현 매체로 인식해 디자인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3D프로그램과 핸드스티치 기법을 이용해 상상하기 어려운 구조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셋째 단순히 전시대 위가 아닌 퍼포먼스 같은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보여주려는 시도합니다.

3.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3가지 목표가 있는데 첫 번째, 콰이어트23은 좀 더 친환경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상품을 연구 & 기획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작가로서 개인전을 진행하고 싶은 오래된 소망이 있습니다. 세 번째 기획자로서 친환경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기획해보고자 합니다. 콰이어트23을 시작하고 환경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창작자이자 생산자 기획자로서 조금 더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