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간지’ 성공 비결? "패션보다 열정 담았다"

강지수 기자 (kangji@fashionbiz.co.kr)|21.01.04 ∙ 조회수 9,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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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간지’ 성공 비결?



2019, 2020년 연달아 시즌 1, 2로 제작된 10대 패션 오디션 유튜브 프로그램 ‘고등학생 간지대회’는 재밌는 포맷과 기획력, 그리고 10대들의 개성넘치는 캐릭터로 패션업계의 화제가 됐다.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여, 패션 콘텐츠의 스펙트럼을 확장한 사례였다.

참가자들이 고난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 패션에 대한 열정, 그리고 1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뚜렷한 자신의 색깔과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들이 고난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에서 오는 감화력으로 1시간의 러닝타임을 집중도 있게 이끌었다. 고등학생간지대회 유튜브 채널 ‘고하이’는 구독자 수 22만명을 돌파했고, 프로그램 총 조회수는 9천만회에 이른다.

고등학생간지대회(이하 고간지)는 미디어커머스의 선두주자 블랭크코퍼레이션(대표 남대광)에서 새롭게 도전한 유튜브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에서 커머스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도적으로 제작해 ‘미디어커머스’ 기업이라 불려온 블랭크는 새로운 포맷의 커머스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연구하는 오리지널콘텐츠유닛팀을 출범했다. 그리고 이 팀은 블랭크의 대표 프로그램인 고간지를 제작했다. 2019년 고간지 시즌 1을 공개했고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겁자 2020년에는 시즌2를 제작했다.

짧은 호흡과 재미 위주의 영상을 주로 만들어 온 것에서 더 나아가 고간지는 탄탄한 스토리와 감동, 재미 등 복합적인 감정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 안에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팬덤을 갖게 된 우승자의 패션 브랜드 론칭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커머스를 결합했다. 상품 자체를 홍보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다차원적인 수익 모델을 연계했다.

‘고간지’ 성공 비결?



비주얼 임팩트, 재미, 감화력 갖춘 10대 패션 예능

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장가람 PD는 “블랭크는 브랜드 광고 영상을 제작하면서 10대가 출현하는 스토리 영상의 파급력을 확인했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타깃을 10대로 잡았다. 10대의 개성과 끼를 보여줄 수 있는 카테고리가 패션이라고 생각했고, 자기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는 지금 10대의 모습을 담기에도 패션이 적합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은 직관적인 분야라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기 무척 어려운 카테고리다. 고간지는 비주얼 임팩트뿐만 아니라 감화력과 스토리가 있었기에 그 긴 러닝타임을 집중도 있게 끌어갈 수 있었다. 10대들의 넘치는 끼와 패션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려 했다.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에서 오는 재미와 감동이 고간지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장가람 PD와 이법기 PD는 각각 TV방송국과, DR 광고 PD출신으로 서로의 능력을 상호보완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지니어스’ 등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여럿 제작한 장가람 PD는 서바이벌 포맷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법기 프로는 유튜브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상업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를 짚어내는 데 탁월하다. 고간지가 재미를 갖추면서 동시에 ‘푸마’와 ‘농심’ 등 여러 브랜드와 마케팅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됐다.

‘고간지’ 성공 비결?



캐릭터 의존 & 단발성 NO, 포맷 중심 프로그램 추구

이법기 PD는 “우승자는 블랭크와 함께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이 대회를 통해 성장한 10대 패션인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연결의 끈을 가져간다는 게 포인트다. 캐릭터에 의존하는 방송이 아닌 확실한 포맷을 통해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에는 쇼트폼과 킬링 타임용 콘텐츠가 대다수다. 화제성을 이용해 조회수와 구독자를 올려 유튜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블랭크의 오리지널콘텐츠유닛은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콘텐츠의 본질을 지킨 콘텐츠를 창출하려 한다.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사전에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편이다.

이법기 PD는 “이 프로를 하면서 지금 10대들이 누구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자신있고 소신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모습이 프로그램에 담겨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고간지가 이미 시즌2까지 진행됐는데, 고간지2는 처음과 끝에 큰 임팩트를 주면서 전편보다 더 높은 완성도가 있었다. TV와는 다른, 유튜브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고간지’ 성공 비결?



TV 프로그램 PD 등 이해도 높은 전문인력 세팅

고간지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고 정규 TV 프로그램급의 완성도를 만들어낸 장가람 PD는 블랭크의 비전을 보고 오리지널콘텐츠유닛에 합류했다. 과거 TV방송국, 홈쇼핑 등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그녀는 “정신없이 달려오던 어느 순간, TV의 세상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백하게 TV의 시청자는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볼 거야’라는 가정하에 광고를 싣고, 언젠가는 없어질 광고수익에 의존해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입하는 것이 불안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랭크는 콘텐츠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회사로, 콘텐츠가 종료되면 이 콘텐츠가 패션 브랜드 론칭이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흘러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블랭크의 오리지널콘텐츠유닛은 단순히 트래픽만 고민하는 PD가 아니라,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제작진을 모아 형성했다”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만들 때 PD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은 만큼, 프로그램이 끝나면 유급 리프레시 휴가가 주어지는 등 회사의 탄탄한 지원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장 PD는 “고간지를 통해 알게 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굉장히 많다. 그 친구들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며 놀아 보고 싶다. 고간지 아이들이 자신의 개성과 패션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 릴리즈 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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