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 피트니스웨어 ‘짐샥’ 성공 신화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0.11.05 ∙ 조회수 1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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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타깃 뉴 리테일 공략...창립 8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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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400%라는 놀라운 성과를 자랑하는 짐샥은 철저히 피트니스 마니아를 위한 브랜드다.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브랜드지만 짐에 가서 트레이닝을 하는 피트니스 팬이라면 짐샥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현재 짐샥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만 해도 통합 1000만명이 넘을 정도다.


영국의 최신 리테일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피트니스웨어 브랜드인 짐샥은 광고와 하이스트리트 매장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과 판매채널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의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들에게 D2C(direct-to-consumer, DTC)로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접근으로 성공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400%라는 놀라운 성과를 자랑하는 짐샥은 철저히 피트니스 마니아를 위한 브랜드다.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커뮤니티에 속하지 않는)에게는 낯선 브랜드지만 짐에 가서 트레이닝을 하는 피트니스 팬이라면 짐샥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현재 짐샥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만 해도 통합 1000만명이 넘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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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9세의 대학생 창업자가 직접 제작한 의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시작한 짐샥은 최신 회계연도 매출 규모가 3850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하는 등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출처 : The Sunday Times Fast Track 100).

니치마켓 ‘피트니스 전문 의류’로 포지셔닝

이러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짐샥은 최근 3430억원을 펀딩했으며 기업가치가 무려 1조6600억원으로 평가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울한 패션산업에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다. 차고에서 소형 온라인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짐샥은 이제 영국과 유럽을 넘어 미국과 아시아 시장을 넘보는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짐샥은 기존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간과한 틈새시장을 개발해서 성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짐 트레이닝에 특화된 의류를 제공하는 짐샥과는 달리 나이키나 언더아머 같은 스포츠웨어는 주로 운동선수와 팀스포츠를 위한 것으로서 크로스핏(crossfit)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근육 만들기에는 이상적이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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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이 다르고 움직임의 범위도 다르기 때문에 피트니스웨어는 여기에 맞는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단과 원단의 선택은 특히 중요하다. 짐에서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몸에 밀착되는 스트레치 기능이 좋은 원단을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자주 세탁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의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18∼25세 Z세대 피트니스 팬을 타깃으로

20대 중반의 한 여성 짐샥 마니아는 “룰루레몬은 탐나지만 너무 비싸고 일반 하이스트리트 상품은 몇 번 세탁하면 원단이 늘어져 버리지만 짐샥은 디자인이 예쁘고 퀄리티도 좋고 가격도 적당하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브랜드와 H&M 같은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의 사이에 포지셔닝하고 있는 짐샥은 피트니스에 최적화된 의류을 제공한다. 특히 신체 실루엣을 강조하는 타이트한 핏과 실용적인 퀄리티로 젊은 피트니스 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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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샥은 주요 대상 고객을 ‘피트니스, 패션, 음악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18∼25세’라고 설명한다. 바로 Z세대(10∼25세)의 성인들이다. 실제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세계적으로 짐(gym) 멤버의 80%를 차지하는 등 움직이는 세대로 불리는데 이들은 집에서도 트레이닝을 하며(85%) 앱으로도 트레이닝을 하는(89%) 등 운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

특히 Z세대(성인)의 87%는 일주일에 3∼4번 트레이닝을 하며 운동을 사교적인 경험으로 볼 정도로 즐긴다고 한다(출처 : Les Mills global Consumer Fitness Survey). 이들은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를 팔로한다. 짐샥은 이러한 젊은 고객들의 특성을 반영해서 주요 피트니스 스타를 짐샥 홍보대사로 기용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운영함으로써 세계 131개국에 연계가 강한 소셜미디어 팔로워와 고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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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인플루언서가 커뮤니티의 중심

짐샥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480만명, 페이스북 팔로워 200만명 등 젊은 고객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연계하면서 거대한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특히 세계적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을 홍보대사로 기용해 상품과 소비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는데, 이는 짐샥 마케팅의 중심이 된다. 짐샥은 이들을 통해서 커뮤니티를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트니스 부문에서의 전문가로서 위치를 강화한다.

현재 짐샥은 스티브 쿡(Steve Cook), 로빈 갤런트(Robin Gallent), 데이비드 레이드(David Laid), 휘트니 시먼스(Whitney Simmons), 카리나 엘(Karina Elle) 등 다양한 방면의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11명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하고 이들을 지원한다. 짐샥 사이트에서 홍보대사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이들과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론칭하기도 하고 피트니스 스타들을 세계 각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초대해서 팬들과 함께 셀카도 찍는 등 짐샥 브랜드와 상품을 홍보한다.

이 외에도 홍보대사들은 짐샥이 새로운 상품을 론칭할 때 자신의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이를 소개하거나 론칭 날짜를 카운트다운하면서 온라인에서 버즈를 만들어서 팬들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고무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짐샥을 두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모델의 초기 도입자라고 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늘날 성공적인 브랜딩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서 프란시스는 ‘전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친구들과 소통하고 자신이 히어로라고 생각하는 인물을 팔로우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처럼 소셜미디어에서 고객들과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그들에게 상품을 판촉하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벤트로 온 · 오프라인 믹스하는 D2C브랜드

짐샥은 오프라인 매장 없이 이커머스로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전형적인 D2C 리테일러다. 무엇보다도 사업의 민첩성을 강조하는 짐샥은 이러한 D2C 모델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비싼 임대료와 매장 운영 비용이 없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해서 짐샥이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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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속의 짐샥 커뮤니티를 오프라인으로 초대하는 이벤트를 운영하면서 온라인으로 상품을 파는 것 이상으로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를 홍보하려고 노력한다. 짐샥은 그동안 암스테르담, 시드니, 토론토, 휴스턴, 맨체스터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팬미팅(meet-up)과 팝업 매장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기서 짐샥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를 만날 수도 있고 상품을 직접 보고 살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창립자인 벤 프란시스(Ben Francis)와 만나서 대화도 할 수 있다. 짐샥은 연간 20여개의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프란시스는 장소가 어디든지 거의 대부분의 이벤트에 참석한다.

여기서 고객을 만나고 짐샥 상품을 사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다.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와 전략이 생긴다고 한다. 자신은 천재 마케터가 아니라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차고에서 시작, 창립 8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지금은 10억달러(약 1조1460억원)가 넘는 기업가치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시작은 매우 소박했다. 버밍엄의 아스턴대학교에 다니던 벤 프란시스는 집의 차고에 재봉틀과 실크 스크린 프린터를 놓고 짐샥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오더를 받으면 직접 봉제를 하고 로고를 프린트해서 상품을 완성한 뒤 우체국에 가서 각국의 고객에게 배송했다. 초기엔 주문이 많은 날에도 매출은 75만원에 그쳤다. 스스로 그다지 공부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프란시스가 좋아하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IT수업을 계기로 관심이 생긴 디지털 테크놀로지고 다른 하나는 짐에서 운동하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열정으로 프란시스는 아이폰 피트니스 앱(Fat Loss Abs Guide, iPhysique)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피트니스에 대한 그의 관심은 짐샥 론칭에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짐에서 트레이닝을 하면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피트니스 운동복에 불만이 생겼다. 좀 더 내구성이 강하고 스트레치성이 좋아서 몸에 타이트하게 맞는 운동복을 원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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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직접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프란시스는 할머니로부터 봉제를 배운 후 피자헛에서 피자배달로 생활비를 벌면서 2년간 하루 3개의 일(대학, 피자배달, 짐샥 운영)을 하다가 2014년 연매출이 3억7000만원을 넘기자 대학과 피자배달을 그만두고 짐샥에 올인하게 됐다.

창립자 프란시스, 유튜브로 팬들과 밀착 소통

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답게 짐샥은 유튜브를 사용해서 짐샥 커뮤니티를 향해 브랜드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개방한다. 프란시스는 유튜브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어서 브랜드의 주요 행보를 소개하고 그 배경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 Q&A, 어떻게 비즈니스를 키웠는지, 도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같은 깊이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최근 투자유치도 유튜브를 통해 소식을 알리면서 펀딩으로 인해서 회사를 매각하거나 운영 방식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유튜브를 많이 사용하는 Z세대에게 창립자의 입을 통해서 브랜드의 성장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이 되고 있다.

고객들은 브랜드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고 이를 통해 투명성을 얻게 되므로 브랜드와의 연계가 강해질 뿐 아니라 신뢰하는 충성적인 관계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현재 프란시스의 유튜브 계정에는 구독자가 약 20만명이며 각기 다른 주제에 대한 40개의 비디오가 포스팅돼 있다.

CSO로 활약, 전문가 기용하는 합리적 경영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창립자들이 CEO를 겸하면서 직접 경영하는 것과는 달리 프란시스는 CEO가 아닌 CSO(Chief Strategic Officer) 직함을 갖고 있다. 창립자지만 경영은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을 고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고 그렇게 경험 있는 전문가를 기용한 것은 짐샥 성장의 토대가 됐다.

짐샥이 피트니스 커뮤니티에서 어필하기 시작한 2015년 프란시스는 리복 유럽의 커머셜 디렉터 출신인 스티브 휴잇(Steve Hewitt)을 CEO로 영입했고,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All Saints)의 공동 오너였던 폴 리처드슨(Paul Richardson)을 체어맨으로 기용했다.

이들의 리더십 아래서 짐샥은 사업을 체계화하기 시작했으며 다음 단계로 성장시키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짐샥은 선데이 타임즈의 패스트 트랙(2016), 인터내셔널 트랙(2019), 프로핏 트랙(2020) 등의 랭킹에 오르면서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리테일러로 부상했다.

투자 유치 후 북미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

지난 5년간 매출이 무려 20배나 늘어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자 투자회사들은 짐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피트니스와 이커머스를 결합한 짐샥의 포맷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됐다. 마침내 8월 중순 미국의 GA(General Atlantic)는 짐샥의 지분 21%를 3431억원에 인수하면서 짐샥의 기업가치는 1조6600억원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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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년 만에 유니콘 기업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이다. 특히 기존 투자 없이 유니콘이 된 두 번째 영국 기업일 뿐 아니라 영국 내 25개, 세계적으로도 489개밖에 안 되는 유니콘 중의 하나가 됐다. 이번 딜은 짐샥이 글로벌 규모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 파트너십으로서 향후 북미지역과 아시아 태평양권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발판이 된다.

특히 북미는 짐샥의 주요 시장이 되고 있는데 미국 매출은 이미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짐샥은 글로벌화의 야심을 위해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이미 캐나다의 토론토와 미국의 오하이오와 캘리포니아에 디스트리뷰션 센터를 오픈해서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콜로라도 덴버의 사무실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포츠 자이언트를 꿈꾸는 디스럽터

최근 딜을 발표하면서 GA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짐샥은 정통성 있고 차별화된 브랜드로서 디스럽터(disruptor)의 성격을 가진다”라고 평가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증가하고 이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한편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짐샥은 추가 성장의 기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짐샥의 목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푸마에 버금가는 대형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훌륭한 스포츠 브랜드의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 창립자의 포부다. 물론 아직 상품력이나 R&D 측면에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목격한 것처럼 짐샥은 남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한 전력이 있다. 그리고 2020년대 패션과 리테일 산업에서는 이렇게 디스럽터적인 새로운 성공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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